반 년 정도 사람한테 시달리면서 멘탈이 털리는 일을 했다.
그리고 그 일을 더 견디지 못할 즈음 다른 일을 하게 되었다.
다른 일은 사람한테는 덜 시달렸다.
대신 ㅈ되는 업무량과 군대스타일 팀장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월화수목 밤 11시까지 일하고, 걸핏하면 주말근무에 칭찬은 당연히 없고 틈 보이면 갈굼세례,
가뜩이나 멘탈 나가있는데 몸까지 맛이 가면서 인생의 끝자락을 또 보았다.
짧은 3개월 동안 이런 말을 달고 다녔다.
"죽으면 안아프잖아"
출근하면서, 일하면서, 퇴근하면서
내 인생 가장 큰 소망은 그냥 픽 쓰러져 죽는 거였다.
자살할 힘도 잃어버리고 스스로 삶을 결정할 힘도 잃어버려
죽지 못해 출퇴근하는 인생이었다.
결국 세 달 째에 죽더라도 여기서 벗어나고 죽자 생각해서 탈출했고,
목숨을 건(걸었다 생각했던) 나의 결정은 인생 최고의 선택 중 하나가 되었다.
그래, 죽으면 안 아픈 건 맞아.
하지만 안 아프고 안 죽으면 더 좋겠지.
되는 데까진 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