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양적완화를 몇 번이고 들이부었다. 국가경제를 일으킨다는 명분으로.
그리고 그 돈은 은행과 기업에 1차적으로 돌아간다. 정부채권을 발행한 화폐로 사들여서 돈을 공급하는 방식이니 그럴 수밖에 없긴 한데, 그렇게 늘어난 돈들은 경기부양에 쓰이지 않고 투자형 자산에 죄다 들어갔다. 코로나로 다 개작살이 나도 코인과 주식, 부동산은 날아다니는 게 그런 탓이겠지.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부동산이 괜히 오르겠나? 비단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도 신규주택 착공이 14년래 최대를 기록하고 있고, 유럽 역시 부동산 값이 어마어마하게 올랐다.
https://www.kita.net/cmmrcInfo/cmmrcNews/overseasMrktNews/overseasMrktNewsDetail.do?pageIndex=1&type=0&nIndex=1804044 (유럽)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338246628920344&mediaCodeNo=257 (미국)
부동산의 이런 양면적인 속성 때문에 기초생활비 비중이 엄청나게 커져버렸다. 다른 물가의 상승이 더딤에도 가치축적 수단으로의 엄청난 자금유입이 생활고를 늘려버린 꼴이 된 거다.
개인적으로 불행하게 생각하는 건, 앞으로도 이런 양적완화는 더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거다. '경제가 안 살아난다는' 훌륭한 명분이 있으니까.
그 뿐이려나, 투자형 자산에 돈이 죄다 들어가니 그나마 나은 주식, 코인과 같은 금융자산에 대한 소득이 노동가치를 훨씬 상회하게 되었다. 수십년 죽어라 일해봐야 주식대박 한방이면 무마되니까. 물론 대부분은 나락으로 떨어지거나 손해를 보지만, 분명 개중에는 이득을 보는 사람이 분명 있고, 일해봐야 똑같이 나오는 돈보다는 한 방을 꿈꾸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리고 그게 손 앞에 있는 것 같으면 하게 된다. 망하건 말건.
결국 비생산적인 산업이 비대해지고 자신의 기반을 갉아먹은 헛된 투자로 사회기반은 점점 허술해질 거다.
미국이 기반 부실 어쩌고 해도 여전히 초강대국일 수 있는 이유가 땅덩어리에서 생산되는 어마어마한 자산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거다. 걔들은 그렇게 개판쳐도 살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나라들은 어떻게 될까?
노동가치가 바닥을 쳐 가는 지금, 온 세상이 돈놓고 돈먹기에 집중하는 지금, 세상은 밑바닥을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정치와 종교에 대한 가치중립적인 글'의 예시를 써볼 겸 작성해봤습니다. 내용에 정치 및 종교에 대한 가치판단이 있다 생각되면 말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