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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당신이 선택하세요! 죽은 파트너의 딸!

※본 게시글은 유머게시판에 먼저 작성된 것을 다듬은 게시물로, 후에 나올 선택지는 유머게시판에 작성된 글로 연결됩니다.

 

옛날에 해봤던 게임북의 컨셉을 따라서 글을 지었는데, 수필이라기에도 애매하네요.

 

 

 

 

 


 

 

 

 

 

당신은 전체주의 국가의 횡포와 탄압에 맞서는 비밀 결사의 멤버입니다.

 

당신의 파트너는 예순이 넘은 아저씨였고 늦둥이 딸이 하나 있다고 합니다.

 

거사당일 당신과 파트너는 "카닌쉬킨"이라는 지령을 받고 행동에 나섭니다.

 

파트너는 목숨을 잃고 비밀 결사가 공중분해 되는 끝에 민중은 자유를 되찾고 자유 국가를 선포합니다.

 

조직의 유일한 생존자인 당신만이 살아남아 이 모든 비밀을 간직합니다.

 

 

 


 

이후 당신은 10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으슥한 골목을 떠돌며 나쁜 해결사 행세를 하거나 불법 용역을 하며 근근히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슬럼가에 깔끔히 차려입은 여학생이 떠도는 것을 봅니다.

 

그녀는 아무나 붙잡고 "카닌쉬킨"를 아느냐며 마구 물어봅니다.

 

그것 뿐만 아니라 비밀 결사가 돌려쓰던 암구호를 외치며 그것에 대해 아느냐고도 묻습니다.

 

당신은 마음 깊숙한 곳에서 그날 있던 일들을 떠올리며 움찔대지만 별 미친년 보듯이 보며 뭔소리냐며 지나갑니다.

 

그러나 역사 속에서 잊혀질 지언정 비밀 결사 외의 인물이 그것에 대한 정보를 알아선 안됩니다. 당신은 그녀를 본능적으로 미행합니다.

 

으슥한 뒷골목까지 그녀를 몰자 -사실 미행만 했는데 그녀가 길치여서 그리로 갔습니다-

 

당신은 빠르게 테이프로 입을 봉쇄하고 팔다리를 묶어 그녀의 신상부터 '카닌쉬킨'에 대해 알려는 이유까지 꼬치꼬치 캐묻습니다.

 

 

 


 

진실은...

 

그녀가 바로 옛 파트너의 늦둥이 딸이었습니다.

 

일곱 살에 자기 아버지가 실종되어 오랫동안 낙담하고 있던 차에, 아버지의 서재에서 낡은 수첩을 하나 발견해 이와 같은 단어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당신은 이 이야기를 듣고 당신의 파트너가 암구호나 지령을 외우려고 수첩 따위에 적어두거나 중얼거리며 외우던 모습을 떠올립니다.

 

마침 그녀는 수도에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겸에, 맨 땅에 헤딩 삼아 수소문을 하려고 이렇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 설명하니 그녀는 당신이 왜 이런 치한 같은 짓을 벌이는 지, 당장 풀어달라며 소리를 지릅니다.

 

또 도시에는 이런 괴한들이 많다며 조심하라던 할머니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고 할머니께 미안하다며 과장스럽게 우는 꼴을 보입니다.

 

당신은 파트너의 늦둥이 딸을 해치지 않으리라 결심하면서도, 동시에 진실이 그녀를 괴롭게 할까 망설입니다.

 

어쩌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결사의 비밀 따위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결정을 내릴 때입니다.

 

 

가슴 아프겠지만 잘 들어라... (진실)

 

너희 아버지는 아마도... (일부 진실)

 

카닌쉬킨은 말이지... (대답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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