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 구독자 27명 | 파블로프의자명종

대충 찌끄린거 2

방바닥에 너저분하게 흩어진 과자봉지에서 부스러기들이 흘러나오고, 부옇게 산란하는 먼지들이 간신히 창문 틈을 비집고 들어온 햇살을 무리지어 질주합니다. 어제 먹고 치우지 않은 라면국물의 탁하고 찝질한 냄새가 코 끝을 찌르고, 열려진 화장실에서 스멀거리며 기어나오는 시궁창의 부패한 냄새가 사정없이 후각을 후려치지요. 저기 방구석 어두운 틈에서 바선생님께서 라면용기를 뜯어먹는 소리가 제가 누운 눅눅한 베갯잎을 간지럽히네요.

어제도, 오늘도 보는 똑같은 풍경입니다. 엉망진창이고, 눅눅하며, 심지어 불쾌하지만 제 무거운 몸을 끌어당겨 저 알 수 없는 심연으로 끌고 들어가지요. 벗어날 수 없는, 마치 어제 꾼 꿈처럼 어렴풋하게 기분을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기분 속에서 허우적거립니다. 뭐라도 하고 싶은데, 여기를 벗어나고 싶은데, 할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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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 서고 글 쓰려니까 너무너무 귀찮아요.
안 쓸래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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