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문득 눈을 감으면 과거의 일이 떠오르곤 한다. 그리고 그 기억을 떠올릴 때면 나는 괴로움에 몸서리치곤 한다.
그것은 아마도 5년 전의 일이었을까? 내가 대학생이었을 무렵의 일이었다.
당시 대학교 신입생이었던 나는 잠시 휴일을 맞아 학교 밖을 나와 외출을 하고 있었다. 부진한 성적, 풀리지 않는 인간관계, 집안 형편의 어려움,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막연히 막연히 불안한 기분이 엄습하며 다리 밑에 흐르는 강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세상 참 부질없구나,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걸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 때,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요?"
처음에는 나를 부르는 건지 모르고 그냥 흘려들었다. 그러나 재차,
"저기요?"
하고 여러번 부르니 그제야 나는 혹시나 싶어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곳에는 나와 비슷한 나이로 보이는 여성이 서 있었다.
그녀는 나에게 혹시 괴로운 일이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확실히 그랬다. 그래서 그녀에게 나의 이야기를 털어 놓으니, 그녀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사실 내가 겪고 있는 마음속의 괴로움은 나 때문이 아니란다. 당신은 오히려 복이 많은 사람이다. 조상의 덕을 많이 볼 수 있는 운을 타고났다. 그러나 당신의 조상 중 단 한 명 세상에 대한 미련을 품고 세상을 떠돌고 있다. 그의 괴로움 때문에 당신이 불행한 거다. 이것이 그녀들의 이야기였다. 그러고는 우리 집에서 제령 의식을 할 수 있으니 따라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나는 그녀의 이야기에 조금의 의심도 품지 않았다. 아니, 의심보다는 기쁨? 안도? 뭐라 설명하기 힘든 쾌감이 몰려왔다. 나는 오랬동안 내 괴로움의 근원을 알지 못해 괴로워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간단히 해결할 수 있을 줄이야.
곧 이어 그녀가 살고 있다는 멘션에 도착했다. 우리 학교 근처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뒷골목의 외진 곳이었다. 이 동네에서 산 지는 수 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존재조차 몰랐을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는 그녀의 안내를 받아 방 안에 들어갔다.
이윽고 그녀는 곧 행해야 할 의식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선 필요한 것은 제사였다. 제사에 필요한 것은 정성이란다. 정성을 들이는 데는 돈이 많이 들면 들 수록 좋다고 한다. 만원 정도면 된단다. 밥 한끼 제대로 챙겨먹지 못해 엄마한테 잔소리 듣는 처지인데 그런데 돈을 쓰라니? 아까운 마음이 들어 적당한 핑계를 대며 돌아가려 하였으나, 그녀는 갑자기 나에게 역정을 내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이건 장난이 아니다. 당신의 인생에, 그리고 당신의 가족에게, 당신을 보살펴 줄 조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그게 그렇게 아깝다는 거냐면서 말이다. 왠지 모를 쫄보근성이 발동한 나는 어쩔 수 없이 지갑에서 만원 자리 한장을 슬며시 건넸다. 그러자 그년은 그새 얼굴에 화색이 돌며 즐겁다는 듯 밝은 표정으로 제사를 준비할테니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면서 방을 옮겼다.
이게 뭐야? 혹시 내가 이상한 곳에 끌려온건가? 그제서야 불안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간 살아왔던 일들이 불현듯 주마등처럼 떠오르기 시작했다.
경상도의 가난한 시골 농가에서 태어나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왔다. 학교에선 늘 상위권이었고 농어촌 전형을 통해 인서울에도 성공했다. 그 때만 해도 나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난 놈인것만 같았고 내 인생에는 장밋빛 인생만이 드리울 것 같았다.
그러나 왜 인생의 불행은 한 번에 찾아오는 걸까. 입학식 날 찾아오지 않은 부모님께 원망의 마음을 담은 채 전화를 걸어보니 아버지가 많이 아프시단다. 위암 4기. 청천벽력이었다.
입학하자마자 휴학을 결심했으나, 아버지께서 극구 만류하셔서 일단은 학교에 다니기로 결심했다. 아버지의 병원비 부담으로 급격히 어려워진 집안 사정상 당장 기숙사비를 해결하기도 어려웠다. 불안한 심리 때문이었을까 성적도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괴로웠다. 그리고 나는 지금 여기에 있었다.
눈물이 나왔다. 분했다.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조상의 덕? 원한? 웃기지 말라 그래.
이윽고 그년은 준비를 마쳤으니 곧 제사를 치를 거라며 다른 방으로 안내했다
그녀는 조상을 불러 내겠다며 굿을 치뤘다. 그녀는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접신을 시작한다고 했다.
"자 이제 조상님을 불러 내겠습니다. 이 분과 얘기를 잘 나누어 원한을 푸시면 이제 일이 잘 풀릴겁니다."
그러고는 목소리가 변하며,
"이놈, 내가 니 큰할애비니라."
라고 말하였다. 오호라? 니가 내 증조할어버지란 말이지?
"안녕하세요 큰할아버지."
"그래. 내가 왜 이 여인을 통하여 너에게 말을 건네는지 알겠느냐?"
"예. 이승에 미련이 있어 구천으로 가지고 못하고 이승을 떠돌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그래. 내가 미련이 있는 것이 무엇인고 하면..."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나는 그대로 그 몸을 덮치며 도망가지 못하게 끌어당겼다.
"조용히 해. 이 암컷아."
"뭐,뭐라고? 이놈! 이게 뭐하는게냐?"
"조용히 해. 천국을 보여줄 테니까?"
그리고 나는 한 손으로는 그 육체의 입 안에 손가락을 집어넣으며 입을 틀어 막았고, 한 손으로는 그 육체의 사타구니를 탐닉하며 몸을 달아오르게 했다.
"당신에 대한 얘기는 들은 적이 있어. 마을을 덮친 역병에 걸려 장가도 가지 못하고 총각으로 일찍 죽었다지? 그래서 육체의 쾌락을 맛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게 한이 사무쳐 세상을 떠돌고, 가정을 꾸리고 잘 살던 우리 아부지가 부러워서 저주를 내린거야. 안 그래?"
"아,아냐! 난 그저..."
"아니긴 뭐가 아니야! 이렇게나 음탕하게 젖어서는...."
"크윽....! 니가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아느냐?"
"조용히 해 이 암컷아! 넌 지금 내 노예니까 내가 시키는 대로 해!"
"뭐야...? 크윽.... 지금 제정신으로 하는 말이냐..?"
"그럼, 지금 몸이 암컷인데 암컷이 아니면 뭐란 말이냐? 크크큭... 조금만 기다려. 이제 곧 내 소세지 맛을 보여줄테니까."
"뭐...뭐라고?"
"그래 소세지 말이야."
그러고는 나는 바지춤에서 고기로 된 나의 길고 굵은 소세지를 꺼내 그의 앞에 내밀었다.
"자 이걸 원해? 이게 구멍에 들어가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는 나의 소세지를 보고 무서워졌는지 그만 자신의 입 속에 내 소세지를 숨겨버렸다.
쓰다가 지쳐서 포기한다.
글 쓰는게 쉽지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