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보통 사람들과 대비되는 점은 바로 조직의 방향성과 업무체계를 이해한다는 데 있다. 그들은 조직 내부에서 수행해야 하는 많은 과업의 우선순위와 수행 시기를 이해하며 조직이 어떤 업무를 중점적으로 집중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결정할 수 있다. 즉 업무에 있어서 그들은 여건이 된다면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그리고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은 자신의 역량과 한계점을 명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다만 이들이 항상 간과하는 점은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역량과 조직에 대한 이해도를 가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은 타인을 판단할 때 자신과 비슷한 수준에서 과업 수행 역량과 제반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그에 맞춰 과업을 부여한다.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이 업무를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분명 필요한 과업이고, 성공했을 경우 분명한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고 모두 생각하지만, 그 과업을 성공하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마치 대학에서나 배울 복잡한 미적분을 풀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중학생처럼 동료 또는 부하들은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나름의 방법을 모두 사용해 보지만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이 선정한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은 요원하다.
이러한 시도는 또한 예기치 않은 다른 현상을 촉발하는데, 그것은 소위 똑부 상사의 신뢰를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조직은 느려진다. 상사는 모든 일에 자신의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 간섭하기 시작한다. 업무의 과정에서 직접 개입하거나 감독을 빙자한 간섭을 시작하며 프로젝트의 경과를 직접 진두지휘하는 것을 넘어서서 불필요한 부분까지 간섭한다. 이 과정에서 조직원들은 능동성을 상실하고 상사의 꼭두각시로 변모한다. 결국 조직에 수동주의가 만연하는 사태를 야기한다. 똑똑한 사람들은 불만에 차고, 멍청한 사람들은 허덕인다. 결국 조직의 단합된 분위기는 저해되고 미래는 어두워진다. 당장의 성과를 대가로 가혹한 희생을 치른다.
이를 방지하는 방법은 부하들의 역량을 정확히 파악한 가운데 부하들이 불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놓을 때 정확하게 대처를 하는 것이다. 즉 분석하고 교육하며 잘 된 부분에 대해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최선의 피드백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더불어 조직의 텐션을 적절하게 풀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조직은 인간이 구성원으로 굴러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