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 구독자 27명 | 파블로프의자명종

나의 격겜이야기



요즘은 잘안하지만 나는 일단 격겜러다.

그것도 꽤 진성인데 "격겜은 쳐맞으면서 배우는거야"라는 말을 누구보다 잘알고 실천할정도면 격겜러라고 말해도 되겠지


격겜하나 새로 시작하려고하면 고수한명 초빙해서 밤새도록 5시간동안 0승100패를 찍고나서 이제야 게임시작할정도다.


그리고 그러면 정말놀랍도록 게임적응이 쉬워진다.

상당히 수준있는고수에게 밤새도록 쳐맞았기때문에 고만고만한 유져와 대결할때는 "어? 저캐릭 이렇게 약했나?" "이게 통하네?" 라는 말이 절로나오니까


내생에 첫 격투게임은 동인게임인 퀸오브하트99였다.

사촌형이 친구에게 받아온 공CD에 구워진 게임이었는데

사촌형과 또 그친구와 꽤나 재미있게 플레이했다.


나중에 그형들이 질려서 안할때즈음에도 나는 계속했고 이어지는 후속작인 파티즈브레이커까지 친구에게 소개시켜서 팠다.


게임특성상 불특정다수와 대인전을 많이 할수없어 확신은 못하지만 퀸오하99는 지금도 자신있다고 말할수있을정도.


이정도가 그냥 꼬꼬마시절 가지고놀던 격겜이었고

본격적으로 작정하고 파게된게임은 타입문사의 멜티블러드.


당시 중2병의 정점을 찍고있을때 월희에 빠져들어 자연스럽게 pc버전으로 입문했다.


퀸오하를 제작한 와타나베제작소에서 만든게임이라 시스탬이 아주비슷하고 키배열도 동일해서 정말빠르게 적응했다.


이는 추후 와타나베커맨드 A(약)B(중)C(강)D(특수)라 불리며 격겜업계에 한 틀을 만든다,


그리고 그때 게임공략을 찾다 발견한 사이트가 지금은 사라진 월희사랑 이라는 커뮤니티.


내 격겜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곳이다.


오프모임도 활발했고 커뮤니티에 잘녹아들어 서로 연락처도 교환하고 사이트가 사라진 이후에도 20대 중반까지는 서로 연락하며 만났지.


당시 한국 최대 타입문 커뮤니티인 타입문넷이 죠죠의 극성으로 죠죠넷이라 조롱당하며 빠진 유져들이 대거 유입되어 명실상부 한국 타입문 2위 커뮤티니였다.


전성기엔 오프모임 한번에 80명정도가 모일정도였


여튼 그곳에서 본격적으로 멜티블러드를 파고들었다.

그리고 카덴쟈 버전으로 업데이트가 될때즈음 넷플레이가 가능해졌고 제로IRC라는 곳에서 활발하게 게임을 즐겼다.


당시 월희사랑 이하월사에는 고수도 상당히 많았는데 당대 랭커들도 상당했다.


물론나는 그때 고수나 중수 하수의 자각없이 그냥 아는사람들끼리 언제나 그랬듯 하던사람끼리 즐기고있었는데....


어느날 멜티블러드가 오락실에 나온것이 아닌가!


소식을 접한 나는 월사맴버들과함께 노량진으로 향했고 그때알았다.


아무생각없이 나랑치고받던 사람들은 죄다 고수나 초고수나 랭커였고 그런양반들하고 하하호호하며 치고받았던 나도 쌉고수가 되있었다는걸.


다른 사람들은 감히 상대가 되지못했다. 

우리 커뮤니티 사람이 아니라면 그야말로 양민학살의 현장.


그렇게 노량진에서 저녁밥을먹고 대부분의 사람은 집으로귀가하고 비교적 가까운거리의 나는 계속남아 게임을즐기기위해 다시 오락실로향했다.


당시 타입문이 아니라 멜티블러드라는 격겜만을 전문으로 하던 커뮤니티 메르오새끼들은 본진이 방학동이라 수도권에서는 보기 힘들었으니까


왜 새끼들이냐고? 메르오는 비매너라 치면 온갓 커뮤니티에서도 알아줬는데 온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개판을 벌이기로 유명했으니까.


소규모 커뮤니티의 대회에 집단 참석해서 친목대회 꺵판치기는 너무 많이해서 각사이트에 제제가 들어갔을정도고(메르오 2중계정 대회참가 불가, 적발시 영구차단등) 오프라인매너? 지들 본진인 방학동에서는 조폭이 따로없다.


다른 커뮤니티에서 방학동에 놀러오면 귀신같이 정보를 듣고 몰려온다. 그리고 대놓고 모두가 들으라는듯 


"뭐야 오늘 멜티 물왜이래? 존나 방학동 격다떨어졌네" 


라고 큰소리로 외치고는 지들이 만만한 양민들만 골라 쳐바른다.


그나마 조금 하는 유져가있으면 휴대폰으로 콜때려서 잘하는사람 불러 바른다.


매너라고는 ㅈ바꿔먹은 놈들


물론 그때 당시 한국 멜티1위 그라니스가 우리커뮤소속에 그때 같이있어서 모두 싹 닥치게 했었지.


여튼 본론으로 돌아가서



그런데 이게 웬걸?


어떤 재야의 초고수가 20연승 이상을 올리고있는게 아닌가


당시 멜티를하려고 줄을서고있는사람들은 10명이 조금 안되었는데 모두가 그 고수한명에게 속수무책.

물론 나역시 마찬가지였고.


나는 생에첫 답도 안나오는 상황에 오기로 계속 꼴아박았지만 상대의 연승만 올려줄뿐.


그렇게 얼마를 꼴아박고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어느새 2P자리는 그나마 가능성이 보이는 나의 전용석이 되어있었다.

다른 플레이어들은 눈치껏 동전을 걸지않았다.


그렇게 또 얼마간의 동전러쉬이후


드디어 상대의 알퀘이드가 나의 아오코에게 패배했고 오락실을 떠나갈듯한 환호가 들렸다.


상대의 40연승이 깨진것이다.


2P진영에서 구경하던 모든 갤러리들이 환호했고 누군지 생전 처음보는사람에게 이런저런말도 듣고 하이터치까지.

마지막에는 1P석의 재야의 고수마저 와서 악수를청했다.

"잘하시네요"

그한마디가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그렇게 나의 멜티인생은 계속되어 A버전 기준 대회 4강진출정도의 커리어로 끝났다.


왜냐면 군대에서 전역하니 신버전이 나왔고 그 신버전의 시스탬에 적응을 못했기에......




그리고 당시 같이 파던게임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길티기어다.


시작은 #리로드.


중년간지 슬레이어를 간택했다.


길티기어가 어려운게임이지만 나에게는 행운이 있었다.


월사에는 길티의 고수도 있었느니까.


'마왕카이져'

나에게 슬레이어를 알려준 회원의 닉네임이다.


이 유져는 나중 다다미와함께 한국길티의 정점이었으며 포템킨을 메이져로 끌어올리고 블레이블루 초기버전엔 그병신 약캐인 테이가로 한번더 한국정점을찍고 플레이방법을 일본에 수출하기까지 이른다.(AC기준이다.)

몆년전 자1살해서 이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여튼


이런 양반에게 1대1교육을받은턱에 나는 AC버전이 될때즘 꽤 잘하게되었다.


멜티처럼 엄청 고수의 반열에 들진못했지만 어디가서 못한다는 소리 들을정도는 아닌정도? 중고수정도의 입지였을거다.


그다음은 아르카나하트.


당시나는 내가 어떤 격겜에서도 정점을 찍지못하는이유가 시작을 늦게해서라고 생각했다.


블레이블루는 한국로케만을하고 군대에 입대해서 시기를 놓쳤고


그래서 아르카나하트가 한국에 최초로들어온날 이수 우리들의 놀이터에서 아침부터 기다리며 문열자마자 시작했다.

물론 사전에 일본사이트에서 정보를얻고갔지.


하지만 정녕 세상은 내편이 아니었는지


아르카나하트는 한국에서 흥행참패로 약 한달만에 이수에서 사라졌다.


또그다음 잡은건 철권이었다.


나는 6부터 시작한 늦깎이 였는데


이런 이쯤되면 격겜인맥에 철권고수 하나없을까.


역시나 이번에도 한국 밥랭킹2위 유져에게 티칭을받았다.

이친구는 나이도 동갑이었는데 닉네임이 기억안나네


물론 철권은 이미 고이고 고인게임이라서 나따위가 입문하기에는 힘든게임이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철권이 6를 기점으로 기존작과 완전 다른게임일 정도의 시스탬대격변을 했던것.


처음에는 카즈야로 시작했지만 결국 초풍신의 벽에 걸려 드라구노프를 선택했다.


실력은 그냥 흔하디 흔한 양민.


어딜가도 특출나게 이기질 못했다.


그래도 명색에 특정캐릭터 한국랭킹 2위에게 직접배운 사람이지 않은가.


그때는 철권6 팀에도 가입해서 팀전도 하고 하며 꽤 즐겁게 지냈던거같다.


부천한정으로는 나보다 잘하는사람이라고는 오른손잡이(왼손잡이라는 철권 프로의 팬)라는 유져정도밖에 없었다.


한번은 나에게 빡친 상대가 진짜로 21세기에 대전하다 뒷자리로 넘어와서 체어샷을 날린적도 있었지


그래도 당시 오프라인판은 정말 빡세서 카드를 사서 플레이하는 랭크매치에서는 단한번도 문자단을 가본적이 없었다.


4단이 최대업적.


미래에 철권7이 PC로 나올당시 철권인생 10년만에 녹단이라는걸 달아봤다.



중간 중간 다른 격겜도 건드려봤다.


바로 킹오브11  


내가 자칭 격겜러라고 하지만 정말 내가 생각해도 의외인게 격겜의 표준이자 지구상에서 가장유명한 격겜 쌍두마차인 스트리트 파이터와 KOF시리즈는 건드리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안건드리고


스파는 그놈의 강제연결때문에 범접할 엄두도 나지않았고 킹오브는 시스탬이 나랑 맞지 않았다.


그와중 킹오브 11이 신작으로 나왔을당시 뮤겐이라는 조롱을 들었던 그 시스탬이 나와는 잘맞았다.


유일하게 킹오브 11만이 PS2로 구매해서 스틱으로 밤새서 연습할 정도였지.


뭐 역시나 잘하진 못했지만.



뭐 일단 내인생 마지막 격겜은 철권일것이다. 


이후로는 스컬걸즈라던지 뭐라던지 이것저것 건드려봤지만 예전만큼의 열정도 나지않았고 연습도 하는둥 마는둥.


그나마 최근에서는 그랑블루VS에 맛들렸지만 이미 나이가 먹어서 피지컬이 떨어질때로 떨어진 이후였다.


역시나 격겜은 처맞으면서 배우는거기에 그랑블루 역시 내가 하는 주캐(지타)고수를 초빙했고 그양반에게 약 4시간을 처맞으면서 배웠다.


그사람은 나에게 바로 "뉴비 아닌거같은데 원래 다른격겜 하던사람이에요?" 라고 하며 역시 딴격겜 하던사람이라 그런지 배우는게 빠르다, 이미 격겜 용어나 기본적인걸 알고있어서 설명하기가 쉽다, 가르칠맛 난다.


라고 했지만 나이에 따른 피지컬에 못이기고 지금은 역시 하는둥 마는둥이다.


이번에 길티 신작이 나온다고 한다.


참고로 나는 길티기어 슬레이어 15년 외길인생이다.


그런데 이번신작에 슬레이어가 안나오네..........



내 격겜인생중 최고 업적을 달성했고 가장 노력했으며 재미있게 즐긴 멜티블러드도 신작이 나온다고한다.


과거 A버전 이후 신작도 시스탬적응못해서 좌절했는데 이번 신작도 솔찍히 자신없다 이미 나이도 먹었고




잘 생각해보면 10중반부터 20대 중반까지 약 10년간 격겜을 정말 재미있게 한거같다.


오프라인 커뮤니티 활동도 활발했고 처음본 사람과도 캐릭터에 대해 논하고 팀활동도 해보고


처음 입문한 커뮤빨로 진짜 각종 격겜의 국내 정상급 플레이어들과 형동생하며 배우고 즐겼었지


뭐 이제는 연락하는사람도 없지만



그때가 정말 재미있었는데.....



로그인하고 댓글 작성하기
루리웹 오른쪽
루리웹 유머
루리웹 뉴스 베스트
PC/온라인
비디오/콘솔
모바일

루리웹 유저정보 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