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조직에는 4가지 유형의 사람이 있다. 똑똑하고 게으른 유형, 똑똑하고 부지런한 유형, 멍청하고 게으른 유형, 멍청하고 부지런한 유형. 이 중 조직의 90%를 차지하는 멍청하고 게으른 유형(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보통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 부류의 사람들은 각기 조직에서 자신의 개성을 뽐낸다. 그러나 이것이 꼭 좋은 쪽으로 발현되는 것은 아니다. 악의를 가지고 조직을 철저하게 망가뜨릴 수 있는 똑똑한 유형, 그리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믿으며 모든 사람들을 절벽으로 전진시킬 수 있는 멍청하고 부지런한 유형. 지금부터 이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조직을 망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1. 똑똑하고 부지런한 유형
일반적으로 똑똑하고 부지런한 유형은 참모 역할을 맡기기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이러한 유형이 조직에서 역할을 수행할 때 가장 중요하게 관리해 주어야 할 부분은 바로 자질 판단과 방향성 부여 두 가지다. 그 이유는 똑똑하고 부지런한 유형이 자질-성품과 관련된 부분에서 잘못된 가치관을 지니고 있을 경우 조직보다 개인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의 자질이 잘못된 방향으로 설정되어 있을 경우, 즉 개인의 성공이 조직의 지속적인 성장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 그들은 조직을 기생의 대상으로 판단한다. 즉 해당 조직은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개인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한 발판(도구)이자 쓰고 버릴 패가 된다. 조직 내의 구성원 역시 마찬가지다.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이해와 분석을 바탕으로 그들이 자신이 이용하고 버리더라도 눈치채지 못하는 선을 정확하게 구분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은 다음과 같은 방향성을 수립한다. 즉 조직에서 내가 이익을 최대한 갈취하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 행동해야 하는지 핀단하고 분석한다. 어떤 직책에서 활동해야 조직을 최대한 장악한 상태에서 이익을 창출할지, 어떤 조직원들을 살리고 어떤 조직원들을 죽여야 자신에게 이득이 있을지 최대한 고민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조직원들의 단합과 신뢰를 최대한 방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원들이 서로 단합할 경우 자신을 축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기생하는 조직에서는 이간질과 뜬소문을 통해서 조직원들이 서로 갈등한다. 내부 구성원 또는 예하부서간 협조와 단합 대신 이기심과 업무 거부, 상호 불신이 싹튼다. 이를 통해서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집중적인 견제를 회피하여 조직를 최대한 착취한다.
한편으로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은 자신이 떠나기 전까지 조직이 최대한 버틸 수 있도록 조율한다. 업무를 추진하고 성과를 창출한다. 단 이 과정에서 부하가 창출하는 성과는 반드시 어떤 방식으로든 중간에서 갈취하며 부하에게는 허울뿐인 보상만을 부여한다. 이에 반기를 드는 부하들은 고립시키고 격리한다. 이를 통해 조직이 적절한 수준에서 성과를 창출하며 겉으로는 자신에 의해서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처럼 포장한다.
그 결과는 참혹하다. 유능한 조직원은 이 조직에서 성장 가능성이 없음을 발견하고 조기에 조직에서 탈출한다. 상대적으로 '멍청한' 조직원은 상호간 불신이 누적된 상태에서 힘겹게 조직을 유지하려 애쓴다. 교묘하게 짜여진 음모와 계략 속에서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파악하지 못한 채로 시키는 업무에 허덕인다. 그 결과 조직은 기생하고 남은 빈 껍데기가 되어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떠나고 난 뒤 후임자에게 수습할 수 없는 부담을 안기거나 최악의 경우 공중분해된다.
이러한 사례를 막기 위해서는 인사부서에서 이러한 사람들을 걸러낼 수 있는 필터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즉 조직 구성원들에 대해서 내면의 갈등 요소를 파악하고, 그 갈등의 원인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관제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또한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이 해당 조직에 대해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그리고 이기적인 사람들을 축출할 수 있도록 권한을 명확하게 부여해야 한다. 그렇게 될 경우 이기적인 사람들을 축출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
물론 이들을 축출하는 것은 극도로 어렵다.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은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이 때문에 이들을 상대할 때는 항상 근거 유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근거는 조직에 기생하는 사람들을 압박하는 훌륭한 수단이 된다. 그 뿐 아니라 조직 구성원들을 단합시키고 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 사람을 압박할 수 있는 충분한 수단을 깆추어야 하는 것이다. 유능한 사람을 상대할 때는 반드시 그만큼 유능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다만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조직을 망치는 유형은 이뿐만이 아닌데 이것은 다음에 살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