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90년 초 중반으로 기억합니다.
학생 시절 오 나의 여신님 OVA 를 구해보고 자막없이 보기 위해 혼자 배웠던 일본어 덕분에 그래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일본어 게임이 익숙했던 저는
용산역에 동급생 브로마이드를 사러 갔다가 구름다리 위에서 1장에 만원짜리 CD를 하나 구하게 됩니다.
그 CD의 정체는 게임 수십개를 압축한 것이었고 집에서 그걸 열어본 저는 내용물의 충실함에 경악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걸 다 압축풀고 돌려보는데만 해도 하루가 훌쩍 지나갔는데 거의 마지막 쯤 w 로 시작하는 파일을 풀고 실행해보니 나온 그 게임.
레슬엔젤스 1 이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흑백 컴퓨터로 캐릭터 구분도 안되던 프로레슬링 게임을 했던 저에게 저 그래픽은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안그래도 프로레슬링 팬이던 저는 뭐에 홀린듯이 게임을 플레이했고 이 게임이 레슬엔젤스라는 게임이라는걸 알게 됐죠.
인터넷 같은건 없던 시절 시리즈가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던 제가 얼마 후 또 용산에 갔는데 구름다리에서 게임 CD를 파는 사람들도 진화하기 시작해서
CD안에 무슨 게임이 들어있는지 목록까지 보여주기 시작했고 거기서 눈에 들어온 게임은 바로 레슬엔젤스 3
1편과는 비교를 할 수 조자 없을 정도로 잘 뽑힌 캐릭터들과 당시로서는 화려한 연출에 정말 CPU가 닳도록 플레이 한 것 같습니다.
2편의 존재는 나중에 알고 플레이 했죠.
게임의 인지도나 인기에 비해서는 많은 기종으로 많은 시리즈가 나온 게임입니다.
휴가 나와서 레슬엔젤스 스페셜과 미소녀 레슬러 열전이라는 게임이 있다는걸 알고 저는 스타크래프트 보다 저 게임을 먼저 플레이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서비스 씬을 보기 위해 했던건 아닙니다만
시리즈의 후속작이 나오지 않아 더는 이 게임을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어느 날 저는 직장을 구하느라 아주 바쁜 시기였는데
시리즈의 부활을 알리는 놀라운 뉴스가 나옵니다.
믿을 수 없는 소식에 인터넷을 뒤지고 저 게임의 발매일을 파판 7 리메이크보다도 더 설레면서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저 게임은 제대로 만들어진 게임이 아닙니다만 저는 무려 교통사고로 힘든 시기에 웃돈 몇배를 주고서 이 가이드북을 산 적도 있습니다.
가이드북의 표지가 왜 저런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리고 몇 년 후 나온 서바이버 2는 그나마 해볼만한 게임이라 만족스럽게 플레이 한 기억이 납니다.
어린 시절 다들 한번쯤은 보셨을 이 게임의 추억을 공유하기 위해 레슬엔젤스 공략 유튜브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https://youtu.be/9V5tgWVF4-g 시간 있을때 한번 놀러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