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음반, 피규어와 게임굿즈.
뭔가를 소유한다는건 마음이 편해진다. 다음을 기대하지 않아도 되고 지금 당장 내 손에 있는걸 볼 수 있다.
이렇게 모아오면서 언젠가는 수집가에 대한 이야기를 써야지 하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있는 지금의 나를 보면 아무래도 이번 생에는 글러먹은거 같다.
수집에서 비롯된 욕심과 수집하면서 든 생각을 간단히 정리함.
이런건 원래 혼자만 보는 블로그에 싸질러놓고 흑역사마냥 안 쳐다보는게 상책인데
누군가는 나한테 조언이나 질타가 필요할거 같았다.
안그럼 계속 사다모으겠지.
처음으로 모으기 시작한건 음반이었다. 고등학교때 귀가 조금씩 안좋아지면서 이어폰을 쓰지 못하게 되자 차선책으로 생각한 방향이었다.
지금 컬렉션을 봐도 그닥 유명하고, 명반들을 모으진 않았다. 그냥 적당히 취향이었던 것들.
두번째로 모으게 된건 책이었다. 장래희망이 내 의지가 아닌 부모님의 강요로 선택되어졌을때 반발심으로 모으게 되었다. 그리고나서 읽지 않은건 덤이다. 이 책들은 그대로 짐이 되어 내 자취생활의 칸막이를 세워 줏대없는 나에게 미약하게나마 줏대를 담당해주고 있다.
세번째는 실바니안. 마음의 안정과 휴일이 없는 직장에서 할 수 있었던 몇 안되는 일 중 이베이 경매로 가져온것들... 이제와서는 대부분 정리되었지만 뭐가 그렇게 허전해서 모으고 다녔던걸까...사실 정리하면서 깨달은건데 실제로 개봉한 실바니안인형들은 반도 되지 않았다.
네번째는 피규어. 그 중 넨도로이드를 그렇게 사다모았다. 이 역시 지금도 개봉되지 않은 채 박스안에 고이 모셔놓았다. 30이 다 되어가는 나이에 피규어를 사다 모으게될줄은 몰랐는데... 은근 귀엽긴 한데 부숴먹을 걱정도 한켠에 남아있었던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희미해져서 본능적으로 사다가 쟁여두는 느낌으로만 남았지만.
다섯번째는 게임굿즈. 알 사람은 알고 모를사람들은 모를 게임의 굿즈다. 아마 이거만큼 큰 돈이 들어간 수집도 없을거라 확신할 수 있다. 이 굿즈를 수집하려고 비행기를 타고 다녔으니까. 홍콩을 두번, 일본을 한번 갔다왔었다.
곧 생길 여섯번째는 보석이다. 그냥 어느날 갑자기 보석이 갖고싶어졌다. 다른 이유는 없다. 그냥 빛나는 무언가가 갖고싶었다. 장난감에 붙은 가보석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아무리 빛난다 한들 보석처럼 빛날 수 없으니까 보석이 더 갖고싶어졌다.
어쩌면 생길지도 모르는 일곱번째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