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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서피스 프로 8: 95% 완성된, 그래도 5%가 더욱 아쉬운

※ 여기에 없는 내용은 아래 링크의 비교글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β유게 (ruliweb.com) 

 

서피스 프로 나오자마자 구매하고 꽤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일이다 뭐다 이래저래 정신없었는데 그 와중에도 서피스는 이제 업무용 장비로 완전히 정착했죠그림용으로도 종종 쓰고 있고요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는 사용기를 써도 문제없겠다 싶어서 써 봅니다(사실 본컴으로 엘든링 350시간 찍어서 그럼).

 

 

 

생존의 비결, 그리고 새로운 도약

 

 서피스 프로가 8까지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라면, '들고 다닐 수 있는 윈도용 태블릿'이라는 희소성 때문일 겁니다. iOS나 안드로이드가 윈도를 대체할 만큼 기능이 많았다면 좋았겠지만, 어느 두 운영체제도 윈도만큼의 편의성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서피스 프로는 여러 결점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계속 출시될 수 있었습니다.

1stgen.jpg
1세대 서피스 이래 8년째 생존신고중

 

그리고 이번에 나온 서피스 프로 8은 드디어 일반 대중에게도 접근할 만한 성능을 갖추어 나오게 되었습니다. 썬더볼트 탑재, 펜 성능 개선 등 사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드디어 갖추게 된 거죠. 저 역시 펜 성능 개선 하나를 보고 산 것이고요. 사용한 결과는 꽤나 만족스러웠지만 약간의 아쉬움도 남더군요.


system.jpg
이전 세대에 비해 화려해진 기술사양 나열

 

저번 비교사용기에서 어느 정도 살펴본 만큼, 이번에는 중요한 점만 짚는 사용기로 적어보고자 합니다. 기본 강점과 새로운 강점, 그리고 결점에 대해 짚는 순서로 살펴보겠습니다.


 


업무에 살고업무에 죽는

 

마이크로소프트 최대 수입원이 기업용 소프트웨어인 '애저(Azure)'이듯 엑박을 제외하면 마소는 기업에 치중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다보니 하드웨어도 기업을 위시한 디자인들이 대부분이고 서피스 역시 업무를 위해 디자인되었다는 게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디자인키보드.jpeg
블투 키보드도 한자키는 안빼먹는 마소느님 흑흑

 

보통 사무를 하면 태블릿을 평평한 면에 얹고 하게 될 겁니다. 서피스가 다른 태블릿과 보이는 가장 큰 차이점이 여기서 드러나는데요, 다른 태블릿은 그냥 판 하나만 있고 땡이지만, 서피스는 본체에 받침대가 있어서 어디서든 펴고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업무용 기기라는 서피스의 정체성이자 상징이라 할 수 있겠죠.

본체.jpeg
일해라 No Yeah

 

액세서리에서도 업무를 위한 디자인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데요, 특히 커버 키보드에서 그 정성이 정점을 이룹니다. 자성이 매우 강해 노트북처럼 쓰는데 문제없음에도 떼는 데도 무난하고 사진 찍을 때도 카메라를 전혀 방해하지 않게 접히며 무엇보다 Fn키와 한자키가 업무편의에 그 어떤 키보드보다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케이스뿐 아니라 키보드 그 자체로서도 별도의 가치를 지니는 특이한 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https://youtube.com/shorts/i37OsIjXgpk?feature=share 


camera.jpeg
키보드가 카메라를 가리지 않는 섬세한 설계

 

 짝을 이루는 슬림펜2도 키보드만큼은 아니지만 마우스 우클릭 및 필기판 소환 등 이동하면서 윈도환경을 쓸 수 있도록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아이패드에서도 아직 지원하지 않는 한글인식이 서피스에서는 가능하여 필기로 키보드 입력을 할 수 있습니다. 글자에만큼은 진심인 마소의 일면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필기.jpg
오인식은 있어도 한글도 입력이 된다

 

시리즈의 근본이자 홍보의 중요 포인트처럼, 서피스 프로 8은 업무용으로는 모든 기기 중 가장 강력한 게 맞으며, 몇 달 간의 실사용으로 그 명성은 충분히 검증될 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니까

 

하지만 이번 서피스가 특히 주목받은 이유는 썬더볼트 도입, 펜 성능 향상 등 업무 외적으로도 완전체가 되었다는 평가  때문이었습니다. 분명 이번에 주목받은 건 획기적으로 향상된 펜 성능, 기본 이상가는 기기 품질과 썬더볼트4 등이었지 전통적인 사무기능이 아니었죠. 제가 이번에 서피스 프로 8을 구입한 이유도 펜 성능 향상이었으니까요.

 

서피스 프로 8은 전작에 비해 하드웨어 마감 자체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단적으로 패널만 봐도 서피스 프로 7은 색역이 sRGB 93%, NTSC 64%로 업무 외에는 영 그랬지만 서피스 프로 8은 sRGB 100%, NTSC 77%, AdobeRGB 92%로 색감이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돌비 비전까지 지원하여 영상감상 및 그림작업용으로도 손색없는 수준입니다.

sdr.jpg
SDR급 영상은 아이패드 프로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색감 출처: 외국 리뷰

https://www.xda-developers.com/surface-pro-8-review/

 

사운드도 돌비 애트모스를 기본 지원하고 1.6W에서 2W로 업그레이드하여 생각보다 웅장하고, 썬더볼트로 eGPU를 맞물려 게임을 하거나 대용량 파일을 전송하는 건 말할 것도 없습니다.

 

성능이 향상된 펜은 업무 외적으로도 활약합니다. 실제로 써 본 결과 필름없이 써도 종이만큼은 아니어도 매끄러운 필기감에 부드럽게 잘 쓰여서 생각보다 거부감없이 빠르게 적응되더군요. 일하는 날 쉬는시간에 따로 아이패드 들고다닐 필요 없이 그냥 서피스 활용하면 될 정도입니다.


20220317_토르 사진찍자.png
서피스 프로 8과 슬림펜 2로 그림

 

 

 


 

 


많이 컸지만 어른은 아니다

 

이처럼 많은 것이 발전한 서피스 프로 8임에도 아직 넘어야 할 언덕이 좀 있습니다.

 

가장 높은 언덕은 역시 펜입니다. 상당히 좋아졌고 필름없이 쓸 경우 발군의 성능을 보여주나, 아무리 얇아도 액정위에 뭐 붙이면 그 순간부터 직선표현이 사실상 불가능해져서 사무용은 몰라도 그림용으로는 불합격이 되어버리더군요. 문제는 서피스의 액정이 반사가 너무 심해서 야외업무를 한다면 필름이 필수라는 겁니다. 결국 저는 필름을 떼어냈고 그늘에서 작업하는 고육책을 써가며 사용중입니다...

 

위의 이유로 펜 다음으로 문제되는 것은 액정입니다. 이건 심지어 서피스 시리즈의 문제로 매번 지적되던 부분입니다. 액정 반사가 과장 좀만 더 보태면 여드름도 보일락말락에 전면 카메라가 필요없을 수준입니다. 아마 서피스 사용기 찍을때 반사 때문에 셀카 될까봐 조마조마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을 정도일 거에요. 


reflection.JPEG
후면과 전면을 동시에 보여주는 혁신적인 사골. 그만좀 하자...

 

이게 필름을 부착하면 펜 성능이 저하되는 것과 시너지가 돼서 펜을 목적으로 산 사람에게는 크게 낭패를 선사해버리게 됩니다. 필름 붙이니 성능 개똥되고 안붙이자니 반사때문에 밝은데서 쓰기 힘들고... 아이패드는 그래도 밝기가 높고 필름을 써도 성능저하가 적어서 커버가 되는데 서피스는 그게 안 되니까요.

 

그 외에도 기본가가 제법 센 점(액세서리가 사실상 강제니 160만원을 시작가로 봐야 합니다), 기본 어댑터에 접지가 없어서 건물접지가 안 되면 찌릿하는 점과 영상시청의 기본으로 자리잡아가는 HDR을 지원하지 않는 점도 아쉬운 부분으로 개인적으로 꼽습니다. 다만 영상의 경우는 외부연결 시 HDR출력은 지원하니 그걸 위안으로 삼습니다.




원래 다 좋으면 아쉬운 게 더 돋보이는 법


그래도 서피스 프로 8에서 개인적으로 문제로 치는 건 거기까지입니다. 아이패드 프로보다 우월한 출력의 사운드에 우수한 색역으로 기본적 영상 시청도 문제없고 eGPU연결이나 클라우드를 통한 게임 등 노트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걸 태블릿으로 다 할 수 있는 대단히 메리트 있는 기기입니다.

 

단지 할 수 있는 부분에 제약되는 게 의외로 눈에 띄는 게 아쉬운 것뿐이죠. 너무나 아쉬울 정도로요. 조금만 더 좋았으면 완벽하게 빛났을 기기가 몇 가지 오점 때문에 가려지까요. 그런 의미에서 서피스 프로 8은 95% 완성된 기기입니다. 그래서 남이 가지고 있는 5%가 눈에 띄고, 더욱 아쉬운 기기가 아닐까 합니다.

 


짧은 사용기 읽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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