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킬레스 건이 천근만근
손가락 마디가 틱틱대며 퉁퉁 불은 채 심술 부리고
무릎은 삐걱삐걱 피곤한 티를 팍팍 낸다
팔목은 가끔씩 송곳으로 지익 그은 듯이 뼈가 아려 높이 들지 못하고
어깨는 거들듯이 나 탈구되기 직전이오 하고 드러눕는다
목은 내가 모르는 사이 느릿느릿 거북이가 되어 화면과 글자를 향해 기어간다
그들은 슬픔을 부르고 있다, 고통을 부르고 있다, 경고를 부르고 있다
나는 단독 관중으로서 이 피곤하고 괴로운 합창을 의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듣기만 한다
이 불편한 좌석을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