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참모(부서장들과 실무자를 통칭하여)들을 보면 야근을 많이 한다. 그리고 상급부대로 올라갈 수록 이러한 경향은 심해진다. 물론 참모들이 업무를 추진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실상 업무의 형태를 보면 실제로 필요한 업무를 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지휘관 또는 상급자들의 의도에 맞는 업무 형식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우리 군의 업무가 규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업무의 본질을 포함한 규격, 절차, 정의 등이 완전히 규격화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장비를 도로에서 수송하기 위한 간단한 업무도 언제 어떻게 장비를 이동할 것인지 계획하고, 어떤 유관기관과 협조하는 것이 필요한 것인지 판단하며, 어떤 절차에 의해 안전통제를 진행하는 등 어떻게 준비를 할 것인지 명확하게 나온 메뉴얼이 단 하나도 없다. 그 결과 실무자들은 다소 모호한 관련 규정과 양식, '노하우'만 가지고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러한 경우를 탈피하려면 예하 부대에서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기계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정확하게 규격화된 패키지화된 업무 메뉴얼과 프로세스를 제공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업무 절차 등을 고민하고 추진하는 시행착오의 회수가 줄어들고 실제 업무를 진행하는 시간의 비중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함으로써 일부 지휘관이나 상급자의 '취향'에 업무 형식을 맞추느라 시간과 노력이 낭비되는 경우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