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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인딩 오브 아이작의 신규 dlc가 나왔습니다

네. 결국 맥밀런이가 일을 해냈습니다. 맥밀런이는 10년전에 플래시로 바인딩 오브 아이작을 만들때는 자기도 이걸 10년동안 울궈먹을거라곤 생각을 못했을 겁니다. 아이작은 아주 벚꽃엔딩보다 오래 해먹고 있어요.

바인딩 오브 아이작은 불친절합니다. 여러모로요. 일단 난이도가 불친절하고, 그 안에 있는 스토리텔링은 은유와 어둠으로 가득차있고, 소재와 그것을 다루는 방식또한 탐탁치 않은 분들이 있을 겁니다. 게임적 허용이라서 그럴싸해 보이는거지 이런 스토리를 대놓고 말했다가는 아 이건 좀 싶을 스토리에요. 인게임에서도 피와 구더기가 우글거립니다. 아기자기한 그래픽으로요.

주인공과 몬스터들은 아기자기한 그래픽으로 눈깔이 빠지고 이빨이 날아가고 두개골이 박살나고... 안 죽이면 내가 죽는 말 그대로의 혈투를 벌입니다. 주인공이 그 혈투를 몇번이고 계속해 나가면서 밝혀질 진실은 그리 달갑지만은 않았습니다.

적어도 이번 신규 컨텐츠가 나오기 전까진요.

엔딩이 인상적입니다. 슈퍼미트보이 만들다가 마소에 통수맞고 난 뒤로 응 니들 하라는대로 하기싫어 걍 다 내맘대로할거야 하면서 10년동안 독기로만 똘똘뭉쳐있던 맥밀런이 이제 결혼도 하고 아이도 생기니 슬슬 해피엔딩이라는게 무엇인지 좀 보여줄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물론 게임의 난이도가 해피한건 아닙니다. 맥밀런은 플레이어를 강하게 키우는 제작자입니다. 어릴때부터 록맨 마계촌같은 모르면 맞아죽는 게임을 하면서 커가지고 자기도 플레이어를 강하게 키웁니다.

하지 말 놈은 하지말라는 식이죠. 지금 맞닿은 고난과 부조리에 나가떨어질 놈은 어차피 나중에 맞닿을 고난과 부조리도 못 견딜 거라는 듯 난이도는 가면 갈수록 점입가경입니다. 전 그래도 나름 10년쯤 맞아온 짬밥이 있어서 겨우 4시간만에 dlc보스를 깨긴 했지만 아직 진보스는 만나지도 못했습니다요.

몇년전에 맥밀런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인디게임 더 무비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이 때 바인딩 오브 아이작에 관한 내용은 없었지만, 확실했습니다. 아이작은 맥밀런의 회고록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나는 어린시절에 이런 생각을 했었고,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고, 나는 그것을 너희에게 있는 그대로 낱낱이 보여주고 싶고, 너희는 한번 뻉이좀 쳐봐라.

그리고 맥밀런은 그 회고록에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아. 리버스가 나올땐 리버스가 마침표다. 애프터버스가 나올땐 애프터버스가 마침표다. 애프터버스 플러스가 나올땐 애프터버스 플러스가 마침표다 하다가 이번엔 맥밀런이가 진짜 끝낼거다 싶었는지 마침내 마침표라고 할만한 결말이 나왔습니다. 플레이어한테 대놓고 말합니다. 이제 정말 끝이야.

안티버스라는 모드가 기반이 되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맥밀런도 순해져서 그런건지 이제 투박하고 모난 느낌은 덜합니다. 플래시게임 버전은 투박함과 둔탁함 그 자체였는데 말이죠.

10년전의 인디게임과 지금의 인디게임은 달라졌습니다. 맥밀런도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인디게임도 이제 굉장히 세련되어지고 에드먼드 맥밀런도 작별 인사를 할 땐 멀끔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나온 것 같습니다. 적어도 이번에는 말이죠.

그리고 음악을 맡은 리디큘론도 수고가 많았습니다. 리버스 출시땐 대니의 빈자리를 채우기엔 부족한 감이 있었으나 이번엔 대니의 빈자리를 완벽히 채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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