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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iPad Pro 12.9 5세대 - 최종보스 값은 확실하군


2019년 아이패드 프로 3세대를 사고 나서 2년이 되었습니다. 4세대가 워낙 옆그레이드라 건너뛰고 5세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한 동안 소식이 없어져서 지치던 찰나, 역대급 마케팅과 함께 바로 등장했고 망설임 없이 지른 넘이 오늘 도착했습니다. 그게 이번에 살펴 볼 아이패드 프로 12.9 5세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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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에 앞서: 포인트 잡기]

 

애플 제품도 성숙기에 접어들었기에 이젠 세대마다의 차이점이 크지 않습니다. 이번에 M1칩셋과 MiniLED로 꽤 큰 변화가 있긴 했지만 하드웨어적인 부분인지라 다루는 데 차이는 전혀 없죠. 그래서 이번 아이패드 프로 12.9는 단순한 사용감을 다루지 않고 아이패드 프로 3세대와 비교하면서 차이점이 구매가치를 얼마나 증가시키는지를 중심으로 보려 합니다.



[M1: 하드웨어가 바뀐 것만으로 이 정도 체감이]

 

마케팅으로 엄청난 충격을 주는 데 성공했고 맥북을 통해 성능이 실제로 입증되기도 했지만 , 아이패드에 대한 M1지원은 아직 빈약합니다. 프로크리에이트 정도만 M1아이패드를 제대로 쓸 준비가 되었을 뿐 애플의 OS 및 기본프로그램 차원의 지원도 없을 뿐더러 iPadOS는 여전히 프로그램 돌릴 때 램을 최대5기가밖에 못 쓰니까요. 좋아진 하드웨어만큼 소프트웨어도 어느 정도는 받쳐줘야 체감을 제대로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이 때문에 팀 쿡도 WWDC21을 지켜봐 달라고 할 정도였죠. 뭐가 나올지 공개된 것도 아직 없고요.

 

다만 호환성은 완전히 보장되는 만큼 단순 성능증가는 있을 거라 추론하고, 주로 쓰는 클립 스튜디오를 통해 체감을 살펴봤습니다. 클립스튜디오 자체 패치가 전혀 없었고 호환성 공지만 딸랑 있는 상태였기에 테스트하기에는 가장 적합했죠.

<작년 게 지원한다니 하나도 안 건드렸구만>



결과는 꽤 놀라웠습니다.

 

※ 오른쪽이 3세대, 왼쪽이 5세대입니다.








프레임 줄여서 채색은 체감이 덜해보이는데 랙 확연히 줄었습니다.



황달 납븐색퀴야 webm도 지원좀 해라 으아아ㅏㅏㅏㅏㅏ




 

 

단순 업그레이드만으로도 꽤나 크게 체감되는 수준으로 올랐더군요. PC용 클립스튜디오는 라이젠 5900X에 램 32기가에서 동작하는 꽤나 고사양임에도 아이패드 프로 5세대는 이와 거의 동급의 속도로 작동하였습니다. 비록 브러시 칠에서는 소프트웨어 지원이 없는 한계를  보여주었지만(PC에선 없는 약간의 랙) M1에 열광하는 게 허상이 아님은 분명히 보여주었네요.

 

 

 

[MiniLED: 둘 다 HDR지원이면서 왜 이리 달라?]


M1으로 애플이 성공적으로 마케팅을 하였지만, 사실 아이패드 프로 12.9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M1이 아닌 미니LED라고 봐야 할 겁니다. 똑같이 M1을 장착한 11인치는 3만원이 내려갔는데 12.9인치는 8만원이 오를 정도로 단가상승의 핵심 원인이었으니까요. 둘 다 HDR을 지원하여 SDR(일반 영상)과 HDR을 별도로 비교하였습니다.


SDR에서 그리 인상적인 모습은 없었습니다. 애플 계열이다 보니 색상도 같고 미니LED로 인한 퍼짐 현상만 있을 뿐이었는데, 이것도 촬영 때나 흰색이 부각되는 정도고 실제 체감으로는 거의 차이가 없었으니 크기도 같겠다 앞에서 보면 그냥 같은 아이패드라고 해도 믿을 정도더군요. 굳이 차이를 두자면 흰색이 조금 더 밝아보인다 정도?


※ 오른쪽이 3세대, 왼쪽이 5세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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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시청환경에서는 별 차이 안 보임>




하지만 HDR로 가니 5세대는 엄청난 빠와를 뿜어내기 시작합니다. 436M HDR1000을 샀을 때의 HDR뽕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실로 대단했습니다. 처음 틀었을 때는 아이패드 프로 3세대가 HDR미지원인 줄 알고 다시 옵션을 확인할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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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봐도 확 느껴지는 색상차>




위 사진들로 체감이 안 된다면 아래 사진을 보면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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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도 의아하시다면 아래 두 상세 스샷을 보시죠. 이걸로도 체감이 안 되면 그냥 3세대나 4세대 가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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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5세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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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3세대입니다.




XDR모니터가 왜 그렇게 오지게 비쌌는지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습니다(지금도 그 가격에는 못 사겠지만 말이죠...). 갤럭시탭 S7+를 쓰지 못하여 비교평가는 어렵지만 번인 없이 이 정도 화질이면 분명 대단하다고 할 수준은 되어 보입니다.



[5세대가 필요없는 경우: 일반 작업] 

위에서 변화점만 길게 나열하며 분석했기 때문에 엄청나게 좋아진 것 같고, 실제로 두 부분은 향상이 상당하지만, 이러한 부분들을 신경쓰지 않는다면 굳이 비싼 돈 주고 5세대를 살 필요가 없습니다. 사파리나 일반 작업, 워드프로세서, 쇼핑 앱 등 일상적인 프로그램은 필기 딜레도 없고 로딩차이도 적고 체감이 거의 없다시피하거든요. 그래서



1. 단순히 12.9인치의 큰 화면만 필요하다.
2. 영상시청 때 화질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이 두 경우에는 구세대 12.9 중고품을 사는 게 더 절약하는 소비가 될 겁니다. 만약 둘 다 필요없고 펜슬만 편하면 된다면 그냥 아이패드 에어 4세대 가시는 게 제일 낫습니다.
 
 
 
[더욱 프로같아진 프로, 그래서 멀어진 프로, 그래도 프로는 프로]
 
이번 5세대 들어와서 보여 준 아이패드 프로의 변화는 역대 아이패드 중 프로만이 가진 가치가 가장 부각되는 제품인 것이 분명합니다. M1의 성능은 말할 것도 없고 미니LED또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 주기 때문이죠. 예전에는 일반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프로를 크기와 애플펜슬 세대차로 구분해서 치사뽕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본체에서 확실한 차별점을 부여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다만 최소 기본가격이 137만9천원까지 올라간 점과 최소 60만원대에 달하는 미니LED수리비로 애플케어 플러스가 거의 강제되기에 이제는 성능뿐 아니라 가격에서도 접근장벽이 엄청나게 커졌다는 생각도 하게 하더군요(순정이 60만원대면 사설수리비도 수십만원 깨질 테니까요).

그래도 하드웨어만으로 확실히 프로는 프로다라는 느낌을 줄 정도면 애플이 준비는 많이 한 듯하네요. 소프트웨어가 지원될 올 가을쯤에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기대해주게 하는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 5세대였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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