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했던 글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700021/read/2230?search_type=member_srl&search_key=4750704
요즘에 웹소설 강좌 듣고 있는데
한번 써봤어.
두 사람은 생각했다. 이 꽃밭을 걸으며. 양 옆의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부모님이 기쁨의 눈을을 닦는 모습을 바라보며. 마주하는 주례사와 함께 환호성을 들으며. 친구들의 짖궂은 야유에 피식 웃으며. 양 옆에 서서 만들어준 동료 검사들의 검의통로를 지나며, 마법이 작은 불꽃을 피우며 장밋빛 미래를 점지해주었고, 많은 이들이 두 사람의 행복을 기원하는 말과 함께 내밀어 준 선물을 받으며,
우리는 반드시 행복해질 거라고.
현실은 장및빛 꽃밭이 아닌 먼지만 나부끼는 벽돌길이었다.
아침이면 서로의 일을 하기 바빴고 혼자 살면서 지내온 행동방식과 버릇은 남 주기 어려워 서로에게 불편함만 주기 일쑤였다.
“신발 안에 들어간 모래를 깔끔하게 털어내는 마법, 봄철만 되면 발생하는 꽃가루에 간지러운 코에 필터를 달아주는 마법, 침대시트와 침구를 깔끔하게 펴는 마법, 구겨진 옷을 반듯하게 다리는 마법, 진짜 하찮아 보이네. 그렇게 마법으로 다 처리하고 싶었어?”
“뭐? 이런 마법을 구현하고 발동하는데 얼마나 정교하고 세밀한 조작이 필요한지 알아? 원숭이같이 말하지마. 격 떨어져.”
“마법사가 일반 사람들을 원숭이로 본다는 게 사실이었구나.”
마법에 대한 아무 지식이 없었던 남편쪽은 상당히 골치아픈 듯 머리를 벅벅 긁었다.
아내쪽 역시 자신의 대단한 마법적인 재능을 몰라주는 남편쪽이 답답하기만 했다.
아무 말 없는 정적이 길어지려 하자 남편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가사노동을 모두 마법으로 대체하려고 하지 마. 오히려 그걸 만들어내는 시간이 더 걸리고 있잖아.”
“마법이 있는데 왜 몸이 고생해야 하는데?”
“나는 내 일이 몸이 고생해야 나는 일이라서 가사노동을 위해 움직인다. 뭐, 이런 게 당연하다 보는데 그걸 왜 라고 물어보면.... 아니다. 너 같으면 칼도 마법으로 휘두르라 하겠지.”
“그러면 되는데 왜 사람이 앞장서서 칼을 들고 나서야 하는거야? 전쟁이니 뭐니 시끄럽기만 하지.”
“넌 세상물정을 너무 몰라서 문제야. 검술이라는게 하루아침에 배워서 전쟁터로 나갈 수 있는 그런게 아니라고. 지금 당장 전쟁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엔 군대가 있고 쳐들어오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목적성도 가지고 있는거고.”
“전쟁이니 뭐니 아직 닥쳐오지도 않은 일 갖고오지 마. 지금. 당장. 살림에 돈 보태는건 내가 더 많이 하잖아. 자기는 전쟁을 하는것도 아니면서, 검술같은걸 가르치니까 보탬도 안 되면서. 왜 나한테 많은 걸 트집잡는거야? 마법이 그렇게 싪었어? 싫었으면 나랑 결혼하지 말지 그랬어?”
“지금 내 직업 모욕한거야? 직업에 귀천이 있는것도 아니고 왜 그렇게 다른사람들을 깔아내리지 못해서 안달인거야?”
언제나 이런 식이다. 끝나지 않은 그들의 전쟁은 각자의 일터로 나가면서 흐지부지 되었고 다시 평화가 찾아오거나 부부싸움의 끝을 볼 때 까지 가기도 했다.
그 끝은 보통 엄청난 결과를 맞이했다.
유독 오늘은 더 심각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마법이! 무서우면! 싸움을! 걸지! 말았어야지!”
하늘에서 떨어지는 메테오처럼 엄청나게 큰 불덩이가 집안을 가득 채웠다.
남편을 불덩이가 지나는 곳을 피해 몸을 숨겼고
투쾅 하는 소리와 함께 집이 날아가 버렸다.
조용해진 분위기에 남편은 웅크린 몸을 일으켰다. 분명히 문을 닫았을 텐데.....
사라진 문을 여는 제스처를 취하며 나온 남편은 조용해진 상황에서 아내를 찾았다.
뭐, 살아있기야 하겠지만 이 사단을 내 놓고 어떻게 감당할지 물어봐야 했기 때문이었다.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하는 아내의 표정,
그 표정으로 보고는 ‘이젠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 싶은 남편의 한숨.
부부싸움의 여파는 날아간 집과 함께 소문으로 퍼져나가 수도에서도 과격파라고 소문이 나 버렸다.
덤으로......
“이번 계약이 끝나면 더 연장하기는 힘들 것 같네.”
“저희가 어찌저찌 복구 하고 있습니다만 한번 더 연장은 안되겠습니까?”
“그 소문 익히 들었네만.”
“아.”
더 이상 변명을 할 건수도, 설득할 구실도 만들 수 없었다.
남은 시간은 1개월, 우리는 새로운 집을 찾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