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 구독자 56명 | 모노가뚜리

로숨의 만능 로봇

더 이상 판타지도, 공상과학도 아닙니다.

이제는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것처럼 보이죠.

그러나 가까운 현실로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대량생산의 시대, 자동화의 시대, 정보화의 시대를 지나 자율화의 시대입니다.

기계는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개선하고, 능률을 향상시킵니다.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학습량을 축적할 수 있으며, 거의 모든 행동을 수행합니다.

'특정한 행동'을 '주기적으로' 수행한다는 한계는 분명하지만, 그러한 행위에 있어 무엇보다 효율적임은 변치 않죠.

정형화되고 정량화된 일에 있어 기계는 그 어떤 인간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입니다.

운전, 용접, 청소, 물뿌리기, 비파괴 검사, 운반, 볼팅, 리벳팅,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반복 작업들이 위협받고 있는 셈이죠.


그렇게 생각되고 있었습니다.

이 반복작업이라는 걸 통해서 뭘 할 수 있을까, 그런 문제에 대해서 더 논의되지 않았으니까요.

이젠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립니다.

반복작업과 머신러닝을 응용해서 말이죠.

창작이라고 한다면 창작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본질은 생산에 가깝습니다.

조리와 요리의 차이를 아신다면, 이야기는 쉽습니다.

기계는 조리사입니다.


'기계는 조리사다.'

그 하나만으로도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 침범되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기계는 채칼이다.' 에서 몇 단계나 뛰어넘었거든요.

특정 과정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도구에서, 일련의 프로세스를 전부 수행하는, 작업을 처리하는 도구가 된 겁니다.

정말로 인간은, 우리는 침범되고 있는 걸까요?

네, 그렇습니다.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마냥 긍정할 이야기는 아닙니다.


도구의 발달이 장인의 몰락을 초래했다고 생각이 되곤 합니다. 정말로 그런가요?

장인은 연장 탓을 하지 않습니다. 최고의 연장을 추구하는 장인도 있고, 허접한 연장으로 최고의 실력을 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살아남는 장인들 모두의 공통점은 연장에 통달한 사람들이죠.

편의성이 는다면, 장인들은 더 좋습니다.

그들이 귀찮아하던 행동들을 다 처리해줄 수 있는 똑똑한 연장이라면 더할 나위 없죠.

당신이 아트디렉터라면, 원하는 컨셉들만 속속 뽑아 밑그림을 그려주는 아티스트를 원할 겁니다.

당신이 건축가라면, 최적의 구조를 짜주는 프로그램을 마다하진 않을 겁니다.

연장은 쓰기 나름이란 말은 자주 회자됩니다.

다시 한 번 곱씹어볼 말이죠.

연장은 쓰기 나름이다.


결국 무슨 이야기일까요?

창의성도, 재능도, 개성도 없는 사람들은 도태되어 생체 전류 건전지가 된다는 이야기인가요?

장인이 되지 못한다면, 가치가 없다는 이야기인가요?

그것도 아니라면, 인간은 노동하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며 위안을 해야 하는 건가요?

그 답은 전 모릅니다. 무책임하죠.

아니, 당연한 얘기잖습니까? 전 권위자도 아니고, 전공자도 아니고, 그냥 인터넷에 글 싸는 사람이라고요.


그나마 생각하는 걸 말하자면, 모든 일을 기계가 대체하진 않을 거라는 겁니다. 여러 가지 사유로요.

심지어 단순노동을 포함해서 말이죠.

모두가 지구에서 살 순 없다는 테러리스트가 나타나는 세상이 되어도 그럴 것 같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고 발 뻗고 주무십쇼 란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조치훈 구단의 말처럼 될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그 부분에서 동감하는 게 있다면,

"그러니까 지금뿐입니다. 맛있는 걸 먹고, 즐겁게 놀고, 오늘도 즐겁게 즐기고, 팝콘은 안 먹는 게 좋습니다."


로숨의 만능 로봇에서, 결국 로봇들은 노동하지 않는 인간들을 숙청하고, 세상의 지배자가 됩니다.

마지막 남은 인간은 노동자이고, 늙은이에 불과했던 그는 새로운 인류의 탄생을 지켜보죠.

이젠 우리네 이야기가 되는 건 아닌가 모릅니다.

그래도 전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 결론이 뭐야?

그딴 건 없습니다.

뭘 기대했습니까?


좋게 좋게 생각합시다.

스크립트 쓰는 AI도 있지만 여러분은 글을 쓰고 읽지 않습니까. AI가 엉망으로 만든 글을 보거나, AI 컨셉으로 쓴 망가진 글을 보며 웃고 있지 않습니까.

아직은 즐길 땝니다.

앞으로도 즐길 때인지, 아니면 위기감을 가지게 될 건지는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의하건, 동의하지 않건 시간이 지나면 알겠죠.

그러니 즐깁시다.

그건 할 수 있잖아요.

망상이나 하고, 그 망상을 쓰고, 그리면서 즐깁시다.

이런 영양가도 없고 무가치한 글을 보면서 시간 낭비할 수도 있지만,

뭐 인생이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로그인하고 댓글 작성하기
루리웹 오른쪽
루리웹 유머
루리웹 뉴스 베스트
PC/온라인
비디오/콘솔
모바일

루리웹 유저정보 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