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드립 커피 슬럼프에서 시작했던 오프라인 카페 탐방 후기도 이제 어느 정도 자신감(?) 회복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탐방한 곳은 N포탈 기준으로 굉장히 평점이 높았던 커피집이라서, 도대체 어떻기에 이렇게 평점이 높은 걸까 궁금증을 갖고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언급하면, 사장님이 굉장히 친절하십니다. 친절함이 평점으로 이어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카페 사장님은 원두가 가진 최대한의 잠재력을 손님과의 교류로 끌어내시는 듯했습니다. 보통은 커피집에서 메뉴를 보고 고객이 먼저 주문하지만, 여기 사장님은 고객의 커피 취향을 물어보시고 그에 맞는 커피를 추천하시기에 인상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원두의 경우에도, 상태에 따라 어느 원두는 이제 끝물이니 메뉴판 가격에서 할인된 가격에 제공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여서 좋았습니다.
앞의 주문이 끝나고 차례가 다가와서, 메뉴에서 필터 커피를 언급하자, 사장님이 어떤 커피를 주로 드시는지 물어보셔서, 게이샤 워시드라고 대답하니, 사장님이 좋은 커피 드신다고 하셨던 반응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다만, 현재 판매 중인 필터 커피 중에는 게이샤 워시드 종류는 없다고 하시면서, 그나마 게이샤 워시드와 비슷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원두를 골라주셨습니다. 그리고 선택한 원두를 최대한 취향에 맞는 비슷한 스타일로 내려보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사장님 허가를 받고 필터 커피를 드립 하시는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카페마다 공간 배치나 드립 스타일이 다르셔서, 이런 점을 감상하는 것도 오프라인 카페 탐방의 재미인 것 같습니다. 커피 드립이 완료되면, 사장님이 직접 커피를 가져다주시면서 굉장히 친절하게 커피에 관해 설명하십니다.
아마 평점이 높은 이유는, 이렇게 고객과 소통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사장님의 서비스 정신 덕분인 것 같습니다. 커피 자체는 가격 대비 괜찮은 품질이었지만, 루니(황달)님의 나눔 원두로 드립 한 커피가 개인적으로는 취향에 더 맞았습니다. 커피 메뉴판도 한국어로 되어 있었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장님께서 말로 상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하시지만, 커피 노트만 확인하고 조용히 커피를 음미하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우실 수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MBTI 유형에서 E성향의 인싸분들이나 커플과 함께 방문하시면, 필터 커피 주문으로 괜찮은 품질의 커피와 함께 대접받는 느낌까지 경험할 수 있어서, 이 카페의 평점이 높은 이유는 이걸로 스스로 납득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오프라인 카페 탐방에서 얻은 교훈은 (1) 평점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맛 이외의 무언가(친절함)도 포함된다. (2) 드립 차이로 원두 자체의 품질을 뛰어넘기 힘든 것 같다는 점입니다. 마치 변환된 화질은 원본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기술 혁신과 보정 실력의 발달로 때에 따라서는 원본을 뛰어넘을 수도 있게 되었지만, 커피의 경우에도 원두 품종의 혁신이나 개발이 있지 않는 한, 드립 실력의 차이로 원두 자체의 품질을 극복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인식을 경험적으로 체득한 것 같습니다.
끝으로 드립 커피를 되돌아 보고 점검하기 위해 시작했던 오프라인 탐방을 통한 드립 커피 경험치 쌓기는 서울카페쇼로 마무리하거나, 최근 루니(황달)님의 방송에서 언급된 황달커피(가칭) 카페의 커피 연구소랩(실습실?) 같은 장소가 생긴다면 그곳에서 이어가면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프라인 커피 탐방을 떠난 날은 하루에 커피를 5잔 이상씩 마시니, 몸 상태랑 생활패턴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몸이 힘드니, 머리로도 스스로 납득하게 됩니다. 오프 탐방은 충분하다고, 이제 그만 드립에 자신감 가지라고...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