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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망치는 사람 - 4

 1957년. 중국에 광풍이 불었다. 사회주의 경제의 물길을 바꾸기 위한 야심찬 광풍이 들이닥쳤다. 전에 없던 인민들의 거대한 삽질이 산과 들, 그리고 강줄기에 획을 긋기 시작했다. 위대한 영도자 마오쩌둥의 지시에 인민들이 움직였고 강의 줄기가 바뀌었으며 밤낮이 바뀌었다.

 

 

 그리고 3년 후. 모든 것이 붕괴되었다. 15년 내에 영국을 뛰어넘겠다는 목표는 15년 내에 중국을 붕괴시킬 수 있는 거대한 악성 종양으로 성장했다. 인민들은 절멸했고 강은 악취나는 웅덩이로 몰락했으며 영원한 밤이 군림했다. 굶주림과 목적 없는 폭력 아래에서 적어도 3000만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마오쩌둥의 야심찬 계획은 전무후무한 실패로 막을 내렸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당시 주석이었던 마오쩌둥이 멍청하고 부지런한 쪽에 속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독재 정권에서 최고지도자의 무능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방향성을 잘못 잡은 정책과 우선순위의 멸종, 그리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방책의 부재는 국가를 퇴보시키는 것을 넘어서서 붕괴의 위기로 몰아간다.

 

 

 이렇게 된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조직의 업무 프로세스를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과업 계획 - 과업 준비 - 과업 실시 - 평가 / 피드백 

 

 이것이 일반적인 정부 조직 또는 군에서 시행하는 업무 프로세스의 순환이다. 먼저 기존의 업무 진행결과 또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도자(장)에 의해서 계획을 수립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과업을 시행하기 위해서 준비한다. 이후 시작 시간을 기점으로 하여 과업이 진행되며, 이 때 도출되는 성과와 문제점은 별도의 TF를 통해서 정리된다. 이후 계획에 의해서 정해진 종료 시점에서 현재까지 종합된 결과들은 정리되어 성과분석이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도출된 결과는 다음 과업 추진시 반영된다. 이를 통해서 업무 순환이 이루어지며 조직이 발전하는 원동력이 된다.

 

 

 문제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조직 내에서 대약진 운동을 수행해야 할 지도부가 이러한 업무 프로세스의 세부적인 사항들을 이해하고 수행하기 위한 역량이 없었다는 점에 있다. 최고 지도자인 마오쩌둥은 지식인 출신임에도 지식인들이 구축한 체계와 지식인 자체의 중요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가 구축한 정치 체계는 똑똑한 사람들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구성되어 있지 않았다. 그럼 지금부터 어떤 것들이 대약진 운동을 중국을 잡아먹는 괴물로 변화시켰는지 보도록 하자.

 

 

 

 

 1.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의 부재

 

 마오쩌둥은 권력욕에 찌든 사람이었다. 그것도 단순히 자신의 조직 내에서 최정상이 되는 데 민족했던 사람이 아니라, 소비에트를 위시한 사회주의 국가들의 연합에서 최고의 지도자로 군림하고자 했다. 비록 스탈린으로 인해서 그러한 생각은 억압되었고, 실제로도 스탈린은 마오쩌둥을 험하게 대함으로써 그의 욕망을 억눌렀지만, 스탈린 사후 평소에 업신여기던 흐루쇼프가 집권하면서 이러한 생각은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게 된다. 이 와중에 마오쩌둥에게 필요한 것은 러시아를 뛰어넘는 강력한 국력의 확보였다. 당시 흐루쇼프는 15년 내에 러시아가 미국을 뛰어넘도록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었다. 하찮은 흐루쇼프를 제치고 공산권의 제 1지도자가 되고 싶어했던 마오쩌둥은 이에 질새라 중국이 7년 내로 중국을 뛰어넘고, 15년 내에 미국을 뛰어 넘겠다고 공언했다.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냐였다. 중국은 당시 중일전쟁을 치르고 전반적으로 황폐화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였고, 러시아와 같이 경제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잠재역량이 구축되지 않았다. 과학, 경제, 사회 모든 면이 충분하지 않았다.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이러한 상태에서 먼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 수립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을 것이다. 즉 지도자가 제시한 목표의 달성이 가능한지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어떤 부분이 취약하며 보완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목표의 성사 여부와 이를 추진하기 위한 과업을 도출하며, 이를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지도자와 토의 후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추진을 위한 중앙 통제체계 및 조직 편성, 그리고 업무 프로세스를 구성하기 위한 각 기능을 편성하며 과업을 부여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이루어질 여지가 없었다. 마오쩌둥은 국가 자체를 발전시키기보다는 국가를 발전시키고자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명예와 권력에 더 주목했다. 동시에 그는 국가의 발전을 위해 자신이 거머쥐고 있는 권위와 권력을 포기할 생각도 없었다. 게다가 마오쩌둥은 자신의 지혜와 지식이 여타 지식인보다 훨씬 대단하다는 자만심에 가득 차 있었다. '배운 사람은 보잘것 없으며, 무식한 사람들이 사실은 가장 유식하다'는 그의 말은 마오쩌둥이 지식인들의 가치를 얼마나 얕잡아 보고 있었는지 정확하게 보여 주고 있었다.

 

 

 그로 인해서 대약진 운동은 많은 부분에서 정상적인 업무 프로세스가 가져야 할 요소들이 퇴출당했다. 가장 먼저 퇴출된 것은 '목표의 실현 가능성'이었다. 위대한 최고지도자의 영도 하에서 목표의 실현 가능성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현재 중국의 역량으로 영국을 뛰어넘는 것이 가능한 지에 대해서 의문을 품은 사람들은 공개적 자아비판과 숙청을 통해서 실패의 가능성을 거세했다.

 

 

 그 다음으로 퇴출된 것은 '연구를 통한 체계적인 과업 선정'이었다. 인접 국가의 발전상을 기반으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서 국가를 발전시키려는 시도는 처음부터 실현되지 않았다. 중국은 기술발전과 기반 학문의 육성을 경원시했다. 서방 국가들이 이룩한 경제 발전의 기저를 지탱하고 있는 수많은 학문과 연구 성과에 대해서 눈을 돌렸다. 대신 그들은 무식한 인민들의 노동 집약을 통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낙관에 사로잡혔다. 스탈린, 그 전에 레닌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퇴출된 것은 '과업을 조정 통제할 수 있는 전문화된 조직과 이를 감시할 수 있는 조직'이었다. 애초에 최고지도자가 조장하는 반지성주의가 지배하는 중국에서 이러한 조직이 힘을 발휘할 여지는 없었다. 마오쩌둥의 '뛰어난' 지도력과 정치력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용감한(또는 경솔한) 사람은 역사의 물결 속에서 조난당했다. 비판과 대안은 자아비판의 불길 속에서 화형당했다. 그나마 이를 견제할 수 있었던 천윈과 펑더화이 같은 사람들은 철저하게 몰락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대약진운동은 1957년 그 역사적인 첫 걸음을 내디뎠다. 사람들은 우매한 머리를 부실하기 짝이 없는 몸통이 지탱하는 거인이 인민이라는 팔다리만으로 중국의 광야를 횡단하는 것을 불안한 눈으로 지켜 보았다. 모든 것이 바뀌고 있었다. 앞으로 중국의 미래를 결정지을 대사업이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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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줄요약.

 

마오쩌둥은 병2신이다.

그새끼가 일처리하는 대로 하면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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