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하소연할 곳도 없어 유게에도 비슷한 글 적기는 했지만
인생에서 가장 친한 친구 둘이 모두 4년 전에 인터넷으로 알게 된 4살 어린 동생들인데
한 명은 3달 전에 그쪽이 뜬금없이 먼저 정치 얘기 꺼낸 거에 동의하지 않았다가 통보도 없이 손절당하고
다른 한 명은 4년 동안 꾸준히 연락하면서 나중에 쓸 판타지 소설 이야기했던 애인데 3주 후에 군대 가기 전에 한 번 보자고 일요일에 통화했는데 화요일에 전화해보니 저를 차단했더군요 ㅋㅋ
정말 혹시나 차단이 아니라 분실신고나 다른 이유로 전화 연결이 안 되는 걸지도 몰라 어제 다른 핸드폰으로 전화해보니 받지는 않지만 신호는 가더군요. 저를 특정해서 번호 차단한 게 확실해졌고 영문도 모른 채 손절당한 걸 확인했습니다...
판타지 갤러리에 쓸 글은 아닐 수도 있지만 4년 전에 제가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세계관이나 스토리 아이디어 많이 내주고 최근에도 소설 얘기하느라 매일 카톡하고 어쩔 때는 몇 시간 동안 톡하기도 하던 애가 갑자기 특별한 이유도 없이, 조만간 만나기로 해놓고 차단하니까 배신감 들어서 심란하네요
크게 공들여서 재미, 작품성, 스케일 모두 좋은 작품을 만드려고 해서 여러가지 연구도 계획 중이고 많은 애정과 노력을 쏟아오는 와중에 이 친구가 정말 큰 도움이 됐었는데요...
4년 전에 주인공 이름부터 정했을 때도 가장 먼저 알려주고
재작년엔 2년 넘게 고민했던 소설 제목도 첫번째로 얘기하고
작년엔 3년간 수도 없이 수정하고 교체하던 여주인공 이름도 이 친구랑 얘기한 후에 확정짓고
지난 겨울 내내 카톡으로 소설 얘기하느라 재밌고 즐거웠고 보람도 있었습니다
일요일 저녁에 오랜만에 통화 반갑게 하고 조만간 만나기로 해서 1년 반만에 서울에서 보려고 기차 예매때문에 화요일에 다시 전화해보니 차단당해있고... 어떻게 일요일에 전화 받자마자 '형 얼마만이야!' 하면서 반갑게 통화해놓고 이틀만에 차단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이유라도 알면 뭐 미련이라도 안 남을 텐데 4년간 교류하면서 큰 갈등도 없었고 공감대도 나름 깊었다 생각했는데 전부 무의미했던 건지...
가장 친했던 두 사람이 어이없게 떠나버려서 슬프고 허무한데 삶의 낙인 소설 구상을 같이 할 사람이 한 명도 남지 않아서 더 씁쓸합니다
이제 연락할 수도 없고 만날 수도 없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이니 잊어버리고 살아가야겠지만 앞으로 일주일 정도는 내내 우울한 기분일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