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삿짐 정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역대급으로 힘든 이사였습니다. 짐도 짐이지만
이전 건물주와의 알력, 일터에서의 여러 트러블 등등... 처리할 게 너무 많았습니다.
그거를 보름만에 교통정리 다 하고 겨우 이사해서 다시 일주일동안 짐만 정리하다보니....
아... 내 인생에서 한 달이 증발한 기분이네요.
이제 겨....우 커피 자리 만들어서 위에처럼 조그맣게 늘어놓은 형편이네요.
이전 집에 비해 조금 좁고 추출 환경도 약간이지만 열악한 편입니다.
집은 더 좋아졌는데 홈카페는 좁아져버렸구만요. ㅋ
오늘 마실 커피는 콜롬비아의 무산소 가공 커피입니다.
발효취가 상당한 녀석이고, 가향 가공이 된 듯합니다.
원두에서부터 리치 혹은 망고스틴향이 굉장히 선명합니다.
저는 뭐 괜찮았는데 발효향 예민하신 분이라면 불호일 가능성이 큰 녀석이고,
이사 후에 멍해진 정신머리로 커피를 즐기려면 이런 강렬한 친구가 필요해서 초이스한 녀석입니다.
...그리고 새로 이사온 동네 로스터에서 구매한 커피예요. ㅋ
보통 네임드 로스터리보다 로컬 로스터리 커피들이 개성이 강한 경향이 있더라구요.
암튼,
34그램 계량했습니다. 두 잔 만들 거거덩요.
분쇄했더니 발효취가 진동을 합니다.
매력있어. ㅋ
분쇄는 코만단테 기준 27클릭, 물빠짐이 상당히 좋은 원두라 이렇게 내리면 2분10초 언더로 추출됩니다...만
그래도 추출력이 받쳐줘서 충분한 수율이 확보됩니다.
여기에 95도의 동탄수(돗물)로 60ml 블루밍 이후
120-120-60 순으로 센터푸어,
이후 200ml의 온수를 가수해서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두 잔의 커피가 완성.
발효취가 상당한 커피임에도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 의외였습니다.
아무래도 가향의 힘이랄까, 선명한 열대과일의 느낌 탓으로 여겨집니다만...
자주 마시면 질릴 스타일.
하지만 마시고 나면 박카스를 들이킨 듯, 왠지 힘이 솟는 그런 커피입니다.
맛나네요.
.
.
.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
이전 집의 그 거지 같은 물에서 벗어나니 커피가 신세계입니다.
역시 동탄수가 최고시로군요. 만세만세 만만세.
새로 이사 온 곳의 전망이 꽤 근사합니다.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멍 때리기 참 좋지요.
하지만 새로 꾸민 서재에 앉아서 유튜브 보면서 커피를 마실 겁니다.
아, 드디어 이사 끝나따.
행복하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