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랄까 멍하군요. 어제 일찍 자야했는데 5시까지 못잤어요. 창조매니저님 방송가서 주저리 했을 만큼요.
그리 자주 본 것도 아닌 주제에 저마저도 후유증이 오는군요.
미루게시판에 첫 글을 남겨봅니다.
저도 버튜버 방송 본 것은 얼마 안됐습니다. 아니... 스트리머의 방송 자체를 보기 시작한 지 이제 겨우 반년 됐네요.
더 고백하자면 사실 버튜버든 실물이든 스트리머 방송을 잘 안봅니다. 가끔 클립정도는 봤지만, 친구놈들 추천이나 가끔 받은 거 그거만 봤지 찾아서 본 적은 없습니다. 지금도 추가적으로 더 찾아봤자 팔로우 추가가 늘지 않습니다.
이유는 제가 시끄러운 것을 싫어해서입니다. 소음관련된 부분에다 대부분의 스트리머들이 만드는 예능 더해진 고주파적인 소리를 싫어합니다.
막 화를 내는 것도 싫어하구요. 스트리머는 대부분이 예능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리액션이 가미되야 하니 당연한 부분들인데 그 부분이 제게 당연하지 않기에 원래는 지속적으로 보는 게 버거웠습니다. 1차적으로 대부분 상황에서 공감을 못해버리니까요.
처음은 유게를 통해 사사님 방송 보기 시작하고, 마망 나온다길래 보고, 미루 나온다길래 봤죠. 사사님이 워낙 제 취향저격에 공감하기도 쉬웠고, 스타일이 저를 괴롭히는 형이 아니라 저를 안정시켜주고 친근하다보니 이런 게 스트리머라면 더 있어도 좋겠다 하고 마망과 미루를 보게 된 겁니다.
친구 중 버튜버 과몰입 상태에 달한 놈이 있기에 그땐 그러려니 했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더라구요. 알고보니 사사님 제외하고는 스트리머 초보들이었더군요. 전 트수 초보. 마망과 미루는 스트리머 초보.
그렇게 제 취향저격형인 사사님 방송 최우선으로 두고 마망 방송과 미루 방송은 시간이 나고 여유가 되면 봤습니다.
나름 서브컬쳐 지식은 있다보니 버튜버 적응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셋 다 각자의 매력과 다른 맛이 있었지만, 사사님이랑 마망과는 다르게 미루 방송은 유별난 거 같았습니다.
사사님과 마망의 방송은 제가 알고 있는 지식과 저의 취향에 맞는 부분이 있기에 그에 따라 따라가면 되는 방송이었기에 그저 즐기면 되었습니다. 지금은 좀 과몰입할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살짝 브레이크 잡아가면서 놀고 있구요. 사사님 특유의 귀를 편안하게 하는 목소리에 반해서 그대로 그쪽에 눌러앉았지요. 내용도 제 취향 저격이기도 하구요.
근데 미루 방송은........ 뭐 랄까 볼 때마다 딸? 혹은 내가 조카라 불리고 있지만 정작 내가 미루를 조카로 대하는 느낌?
제 취향이 분명히 아닙니다. 취향으로 따지자면 거의 정반대에 있어요. 위에 말한 돌고래 비명부터해서 싫어하는 요소를 모두 다 가지고 있죠.
게임은 못해서 이 갈리게 하지.... 비명과 책상도 치지.... 떼도 쓰지. 기타 등등.... 예능신의 가호를 받았다는 점을 제외하고서 제 취향인 부분이 사실 1도 없습니다.
근데 희한하게도... 미루 방송은 귀에 거슬린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그냥 매 순간 아빠 미소로 지켜 봤습니다. 데슾 때 "일어나아!!!!!!!!!" 알람사건 때조차 화나기는 커녕 "아? 일어날 시간인가?" 이거였죠. 분명 귀가 터질뻔했는데. 알람조차 울리면 바로 눈뜨며 1초만에 꺼버리는 제가 말입니다.
그게 아마 시끄러운 걸 떠나서 미루의 기본적인 선함이 항상 흘러나오고, 밝게 웃는 모습이 맑은 하늘의 해 같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하든 그저 귀엽고 이쁘기만 했습니다. 딸 가진 아빠 마음이 이런 거 아닐까? 싶은 정도로요. 사고뭉치인데 이쁘기만 한거죠.
초보트수인 저보다도 모르는 미루는 볼 때마다 뭔가 챙겨줘야 할 거 같고, 아껴줘야 할 거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유별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과몰입도 쉬운 대상이었나 봅니다. 뭐든지 잘해내고 확실한 자신을 가진 마망과는 전혀 다른 매력이었지요.
워낙 조카든 조커든 루켓단 모두의 애정이 넘쳐나는 게 보였기에, 굳이 내가 아니더라도 내가 할 수도 있는 역할을 모두 잘해주셔서 그냥 보는 것 만으로도 만족했던 것 같습니다.
막상 긴 휴가를 보내고 나니 새삼 "본방 조금 더 챙겨볼껄...."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도 저 조카들 조커들 만큼은 아니더라도 조금은 더 챙겨줄 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뒤늦은 후회겠지요.
친구놈이 오시 은퇴했을 때 우울해 하던 모습이 이제야 이해가 가네요.
제게 오시가 사사님이라면, 미루는 오시라거나 그런 개념이 아니라 그냥 딸 같은 아이 같습니다. 챙겨주고 지켜줘야 할 가족같은 아이 느낌이었네요.
한편으로는 루리웹 스마일님에겐 감사인사도 전해야겠네요. 뭐 많은 루리웹 사건 중 맘에 드는 구석 하나조차도 없는 사람이었으나, 짧은 시간이지만 미루라는 아이를 만나게 해준 기회를 만들어낸 것 만큼은 정말 감사해야 할 듯 합니다. 그 이전 사건들 다 잊어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크게요.
아쉽고 먹먹하지만, 미루의 건강문제가 모쪼록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괜찮아요. 시한부 수명 넘기고 버티고 간신히 살아있던 사람조차 당시의 의료기술로는 시한부였지만, 지금의 현대의학에선 해당 증상으로 죽으면 의료과실 100% 확정이나 마찬가지 일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젠 수술조차 아닌 시술만으로 해결되는 시대가 당시로부터 불과 10년도 걸리지 않았어요.
불과 20년 전 만해도 무조건 심장이식만이 답이라 하던 것이 이젠 작은 기기를 피부사이 이식하고 몇가닥을 흘려넣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희귀병 케이스라 쉽지는 않겠지만, 가시적으로 보이는 연구결과도 있고, 약도 개발되는 중 나오긴 했으니 상용화와 여러 단계를 거쳐 분명 답이 나올 겁니다.
의료기술이란 게 우리는 문제 당시에만 급하게 어쩌지? 저쩌지? 하는 것이지 실제로는 1년 혹은 하루 단위로 급진전하며 계속 발전하고 있으니 그리 멀지 않은 시일에 미루 문제도 해결 방안이 꼭 나오리라 봅니다. 게시글 중에 보인 10억이 든다는 약도 불과 몇 년 전엔 없었던 거니까요.
추후 복귀방송 여부를 떠나서 미루가 버킷리스트 1위를 꼭 이룰 수 있으리라 믿어봅니다. 짧다면 짧은 시간의 방송이지만 이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된다는 건 미루가 그만큼 열심히 한 증거라 봅니다. 열심히 살았는데 복 받아야죠. 복 받을 겁니다.
유게이들에게 이 정도로 사랑받아 본 실제 사람이 있나 싶어요. 단순히 케릭터라거나 연애인이 아니라 사람으로서요. 알고 나면 절대 미워할 수 없고, 사랑해줄 수 밖에 없는 미루였다 봅니다. 그래서 저도 그 사람의 지나간 방에 살짝 한걸음 넣어서 발자국 남겨봅니다.
마지막으로 이제 그냥 어른으로서 미루에게
[버튜버로 도전 한 것 만으로도 큰일을 해낸 미루야.
긍정적인 너의 모습에 힘을 얻는 사람들이 많고, 사랑을 주는 법을 모르는 이들에게 사랑 받고 주는 법을 알려준 미루야.
꿈은 이루어진다. 앞으로도 지금의 긍정적인 모습과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하며 네게 좋은 삶이 되길 바란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