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몰랐다
별 생각이나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모가 은퇴했다는 걸 이해하지 못했던 거 같다
그런데 지금 갑자기 찾아왔다
'이건 이모가 좋아할 거 같다
이건 이모가 어떻게 생각할까?
이거 이모가 좋아하는건데
이건 이모 분명히 모른다! 알려줘야지'
일상에서 무언가를 할 때마다 이모 생각을 했다
생각의 기준이 이모가 되어 있었다
'너무, 많은 영향을 줬어
너무, 좋은 영향을 줬어
무미건조한 삶을 살았던 나를
타인의 웃음을 생각하며 살 수 있게 바꿔줬어'
'고마워
세상이 재밌어졌어
이모는 많은 걸 줬어
말로 설명하는 게 힘들지만 내 세상이 달라졌어'
이모도 많이 받아갔으면 좋겠다
좋았던 기억만 남았으면 좋겠다
인생의 짧은 순간이었지만
언제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많이 받은 게 너무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