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2년, 유스티니아누스 치세에 발발한 흑사병은 약 4개월간 (절정기는 3개월에 달했다.) 제국을 휩쓸었다.
처음에는 아주 소수의 사람만이 역병으로 죽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콘스탄티노폴리스의 일일 사망자는 5천명으로, 나중에는 1만 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주인, 가솔, 노예를 전염병에 먼저 잃은 이들은 죽고 나서 시신이 방치되는 신세가 되었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이 사태를 해결하고자 나섰다.
황제는 병사를 소집하고 자금을 마련해 테오도로스란 사람을 매장책임자로 임명했다.
이 사람은 본디 레페렌다리우스, 요즘으로 치면 황실의 대변인이나 비서관 쯤 되는 사람이었다.
테오도로스는 황제의 자금과 자기 사재까지 동원해 죽은 이들을 매장했으나
매장지를 마련하는 속도는 사람이 죽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역병이 휩쓰는 동안, 죽은 자가 누울 자리는 언제나 부족했다.
이 당시 역병으로 인해 죽은 정확한 인구는 알 수 없다.
행정력이 헤아릴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사람이 죽어
나중에는 관료들조차 사망자 수 파악을 포기했기 때문이었다.
- 출처 : 프로코피우스, <전쟁사> 2권 22~23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