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로마의 신체 훼손형은 사형보다 훨씬 자비롭고 세련된 형벌로 여겨졌다.
이 형벌은 제위 찬탈이 유력한 권신/황족, 혹은 이미 권좌에서 끌려나온 폐주에게 주로 행해졌다.
로마에서 신체가 멀쩡하지 않았던 이는 황제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신체 훼손형은 직접적으로 그 대상의 제위요구권을 박탈하는 행위였다.
이 형벌은 흔히 "황제의 거룩한 자비"라 불렸는데,
반병1신 만들어놓고 왜 '자비롭느냐'면, 어쨌거나 안 죽였으니 자비를 베푼 거 아니냐는 논리였다.
그나마 정치적 재기는 불가능하지만, 목숨은 건질 수 있으니까.
"악, 내 눈!"
8세기 이후 동로마는 신체 훼손형 중 죄인을 장님으로 만드는 실명형을 선호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첫째, 유스티니아누스 1세 치세 당시 거세술의 생존율이 약 3%였다.
그나마 이건 소년기 기준이었고, 성인 거세는 거의 죽는다고 봐야했다.
둘째, 8세기까지만 해도 생존에 크게 문제 없도록 코를 자르는 형벌이 주류였으나
폐제가 오토메일 코를 붙여서 복위에 성공한 케이스가 생긴 바람에 확실하게 눈을 뽑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이 근성맨이 나와 동명이인인, 이라클리오스 왕조의 유스티니아노스 2세 리노트미토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