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차 시음기에요.
오늘의 차는 카페쇼에서 사왔던 쿠스미의 신상품 화이트 벨리니에요.
쿠스미 신상품이 이거하고 화이트 트로피칼 머시기였을건데 트로피칼은 제가 딱히 안 좋아하는 향이라 구매하지 않았어요(망고+패션후르츠를 제가 안좋아해서...)
벨리니는 백차와 녹차를 블렌딩하여 거기에 복숭아와 살구향을 가향했다고 카탈로그에 적혀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온도도 70도 전후를 추천하고 있네요.
실제로 찻잎을 관찰해보면 하얀 털이 남은 백찻잎과 녹찻잎이 공존하고 있고, 향을 맡아보면 찻잎 향이 미세하게 나긴 하지만 복숭아와 살구 비슷한 향이 지배적이에요.
사실 살구를 안좋아해서 향이나 맛으로 이게 살구다 정확하게 짚어내진 못하는데, 복숭아 향을 제쳐두고 다른 과일 향을 찾아보니 대충 살구겠다 싶은 향이 나서 그걸 살구향이라고 추측하는 거긴 해요.
70도에 수온을 맞춰서 우려보면(수량은 500ml, 찻잎은 대략 4~5g 정도 썼어요) 백차 특유의 노르스름한 수색이 나오면서 복숭아와 살구 향을 내뿜기 시작해요.
수온이 70도라 금방 식기 때문에 최대한 마실 수 있는 수온 수준에서 빨리 마셨어요. 안그러면 너무 식어서 향이나 맛이 이상하게 튀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마셔보니 역시나 복숭아 향이 가장 강렬하고, 피니시 즈음해서 살구향이 살짝 치고 지나가요. 찻잎 자체의 향은 은은하게 깔려있긴 한데 그렇게까지 인상적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네요.
향 간의 밸런스나 향의 강도 등에서는 무난하게 포인트를 딸 것 같아요. 그 정도 가향 노하우는 있으니 대형 차 업체를 운영할 수 있는 거겠지만요.
차 자체의 향이나 맛은 무난한 수준이었어요. 녹차와 백차의 블렌딩티라는 점과 가향차라는 걸 감안해야겠지만 차의 맛과 향에 있어 찻잎의 영향력은 상당히 약한 수준이었어서...
종합적인 평가는 꽤 괜찮은 가향차 정도? TWG의 전반적인 가향 정도나 마리아쥬 프레르 일부 제품군의 가향 정도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순한 가향이라 그 점에서 개인적으로 점수를 조금 더 준 부분이 있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