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빠지게 기다렸는데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스마일 게이샤. ^^
쥔장님 정말 감사드리고 맛나게 잘 마실게요!!!
어쨌든 받았으니 한 잔 내리지 않을 수 없지요!!!
우선 원두 먼저 확인을 해봅니다. 배전도가 높기는 높아요.
원두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 그저 추측입니다만,
그 유명한 에스메랄다 농장의 게이사 원두가 이렇게 생겼습니다.
사실 형태만으로 게이샤냐 아니냐 따지는 건 큰 의미없다고 보는 게,
농장마다 제각각이예요. 에티오피아 쪽에서 날아오는 게이샤들은
생김새가 그냥 걔들 원종이라 불리는 헤어룸과 별반 차이도 없습니다.
마셔보고나서야, 아!! 게이샤 맞구나 하는 거죠. 암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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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샤가 이래도 되나.... 수준으로 어둡습니다.
솔직히, 강배전을 많이 선호하는 편도 아니고... 심지어 게이샤로 강배전이라니... 하는 의구심이 크긴 하네요.
동시에 궁금증도 큽니다. 그럼에도 굳이 강배전으로 로스팅한 게이샤의 풍미는 호기심을 자극하니까요.
그럼 이제 대략적인 추출 설계를 해봅니다. 일단 여긴 집이 아니라 옆에 같이 일하시는 분 꺼까지,
두 잔 레시피로 설계할 겁니다. 이 원두는 강배전 원두니..
평소보다 3g 더 써서 36g을 계량합니다. 분쇄도는 당연 평상시보다 더 굵게,
펠로우오드 기준으로 3클릭, 분쇄사이즈는 대략 1000~1050마이크론 내외일겝니다.
분쇄한 원두를 세팅하고 저울의 영점까지 잡았습니다.
워시드 가공 원두라 역시나 체프가 많이 날립니다. 내가 이래서 내추럴을 좋아합니다. ㅋ
이제 물만 부으면 됩니다. 강배전 원두니 90도 이상의 물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최초 뜸은 60ml 40초. 이후 120-60-60-60 뜸 제외 총 4회 푸어링했습니다.
최종 추출시간은 2분30초. 2분 15초 내외로 끊었으면 어떨까 싶었지만, 어쩔 수 없지요.
여기에 200ml의 물을 가수해서 최종 470ml의 커피를 얻었습니다.
어찌저찌 두 잔의 커피가 완성된 셈입니다.
그럼 이제 마셔보아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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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산미와 실키한 질감을 가진 훌륭한 강배전 커피입니다.
다만 마신 뒤에 입이 마르는 걸로 보아 좀 더 정교한 수율의 조절이 필요할 듯하네요.
아무래도 2분15초 내외로 추출시간을 줄여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분쇄도를 좀 더 풀어서
다시 추출을 해봐얄 듯 하네요. 그런 까닭인지,
...아직까지는 굳이 게이샤로 강배전을? 이라는 질문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게이샤를 마셔본 사람들이라면 다들 아시겠지만 게이샤라고 뭐 엄청난 뭔가가 있는 건 아닙니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스페셜티와 가향커피들이 등장하고 있는 최근의 트렌드에 비춰보면
게이샤의 화려함은 일종의 고전적인 수사일 뿐이지 그래봤자 커피다, 싶기도 하지요.
결국 게이샤와 같은 고가의 커피를 즐기는 핵심은 이 미묘한 디테일의 차이를 찾아
최고의 퍼포먼스에 대한 해답을 추구하는 재미가 아닐까 하네요.
한동안 재미있게 마셔봐야 할 것 같습니다.
최종적으로, 게이샤 강배전, 정말 먹어보길 잘했어!!! 라고 하는 게 목표입니다.
다시 한 번 주인장님께,
<<좋은 커피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