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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신문) 미국인도 모르는 커피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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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4월 16일자 조선일보 석간 4면)


미국인도 모르는 커피맛
인스턴트 커피 맛만 360종


 미국에서는 돈으로 따져서 14억 4천만 달러, 무게로 친다면 28억 파운드의 커피를 해마다 수입(1956년 통계)하여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마시고 있지만 커피 맛을 참말로 알고 마시는 이는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 왜냐하면 한마디로 커피라 하지만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이 커피에는 만드는 방식에 따라 그 맛이 수백 종으로 달라질 뿐 아니라 인스턴트 커피(즉석 커피라는 뜻이며 조제한 커피 분말)라는 일정한 규격에 맞추어 만든 이른바 기성품 커피(?)만 하더라도 그 맛은 무려 360종으로 나누어지기 때문에 자기가 마시는 것이 진짜 커피(?) 맛인지 어떤지는 좀처럼 알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고로 일부 정통적인(?) 커피 애호가들은 딴 사람이 끓여주는 것은 일절 입에도 대지 않고 커피 원료를 사다가 손수 끓여서 먹고 있는 것이다.

 커피의 권위자 탈레랑 공은 일찌기 어떤 것이 진짜 커피냐 하는 것을 설명하여 “악마와 같이 검고, 지옥같이 뜨겁고, 천사같이 순결하고 사탕같이 달콤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보통 미국 사람들이 이러한 진짜 커피를 마시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으로는 요즈음에 와서 많이 애호되고 있는 인스턴트 커피의 판매실적을 들 수 있다.

 커피를 끓이지 않고 설탕 가루처럼 따스한 물에 타서 즉석에서 마실 수 있는 이른바 인스턴트 커피가 세상에 나온 것은 1938년의 일이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이런 것도 커피인가(?) 하고 이상한 눈으로 보고 잘 마시지 않았지만 2차대전 중에 군대에서 대량으로 널리 사용한 뒤로부터는 점차로 보급하기 시작하여 1948년에는 미국 커피 전소비량의 5퍼센트에 달하는 7천만 파운드[封度]의 인스턴트 커피가 소비되었다. 이것이 1958년에 이르러서는 총소비량이 5억 파운드에 달하여 미국의 전 커피 소비량의 5분의 1 내지 3분의 1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을 가격으로 따지면 약 5억 달러의 거액이다.

 이와 같은 숫자상 기록에도 불구하고 인스턴트 커피를 사는 다수의 미국 사람들은 이 커피를 좋아한다는 말을 좀처럼 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우리는 이것을 가족용으로 사용하지만 손님들에게 대접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또 다른 사람은 “이것을 ‘커피’라고 부를 것 없이 채소 가루(粉)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상 인스턴트 커피에 대하여 오해를 가진 사람들이 퍽이나 많다. 가장 많은 오해는 이것은 곱게 빤 커피콩을 특수한 방법으로 ‘처리’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커피를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으며 ‘야채 등속’을 빤 것과 여기에 인조 커피맛을 가미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사실은 수십 갤런의 커피를 한 번 끓인 다음 수분을 뺀 것이다. 【世界特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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