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향 심층의 갱도 속에서 여우의 웃음이 메아리친다
땅에서 하늘로 욕심많은 이들의 지갑을 짊어진 어둠의 대악당
쿠다마키 츠카사 부르기만 하면 바로 등장 !
쭉쭉 진도 빼기로 했습니다 .
당신이 그 아줌마죠 ?
이젠 아니야
가 아니라 말씀드렸듯 이제 기나긴 RP파트가 이어집니다 .
사실 이 다음에 던전도 준비되어 있었는데 , 그깟 돌구멍 들어가서 놀기보단 떠드는걸 선택하신 모양입니다 .
친구는 비얌 친구가 있워요
PC들이 이상한 곳으로 튈까봐 노심초사하며
구차하게 지금 따라가봤자 소용없어요라고 변명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건 그거고 정보는 확실하게 풀어야져 !
걍 딱 봐도 알 수 있는 정보에 그럼 관찰이나 수사 굴려볼까요 하는건 재미없는 짓인거 아시죠 ?
13시대는 대충 지도 던져주고 축척이나 상세설정은 님들 맘대로 하세요~
하는 갓룰이라 그냥 모든 것을 맡기기로 했습니다
이것저것 말씀해주시면 그냥 다음 플레이 전까지 만들어오면 되니까요
이렇게 미래의 나에게 일감을 떠넘기는게 중요합니다
뭐 들어가시던가요 ㅎ
(만들어둔거 아까우니 제발 들어가주세요)
데이터가 충분하고 , PC들이 그걸 살릴 능력이 있다면
추리를 이용해보시는게 환기에 도움이 됩니다 !
판정같은건 '제 PC가 이 발자국의 주인을 아나요 ?'같이
직접적으로 답을 구할 때나 시도해 보시고
이야기를 만드는데에 집중해주세요
만약 마스터링을 준비하시는데 , PC들이 이런 추리를 하다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다른 몬스터가 나올 것으로 특정해버렸다 ?
그럼 그냥 그걸로 바꾸세요 !
레벨 차이가 확연히 난다면 중간에 다른 묘사를 추가해서
병에 걸려 약해졌다던지 , 영역싸움으로 인해 다쳤다던지
이것저것 약화시켜서 내보내시면 됩니다 .
원래 의도했던 녀석이 진짜 스토리상 중요해서 도저히 바꿀 수 없다
그러시면 그냥 결정적인 단서를 던져버리세요 !
괜히 단서가 어쩌고 하면서 책임소재를 만들기보단
그냥 들킨 채로 진행시키고 좀 더 재밌는 장면을 만들 준비를 하는게 이로울거에요 .
야생동물을 날것으로 먹으면서 '손'을 쓰며 , 덩치까지 큰 생물이 그렇게 다양하진 않지요 .
이미 추측할 수 있는 단서는 나왔고 , 이제 다음 장면에 나올 적은 두세가지 내외로 특정된 상황입니다 .
이 레벨대에 나올리가 없는 고레벨 적을 제외하면 등장할 수 있는 적은 한정적이고 ,
아예 뭐가 나오겠다 특정하고 싶어하는 분이 있으면 이 타이밍에 판정을 도입해도 좋습니다 .
그럼 송곳니 자국이 있다던지 , 발자국이 특징적이라던지 , 무슨무슨 색의 털이 주변에 좀 보인다던지
누구나 추리할 수 있는 단서를 하나 더 주는 정도면 충분해요 !
이렇게 에반게리온 풍 다음이야기를 내보내며 세션은 무사히 종료되었습니다 .
라고 생각하던 시기가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
논외로 , 이렇게 세션이 종료되었으면 바로바로 피드백 받으세요
뭐가 잘못됐고 , 뭐가 재밌었고 재미없었고 들어두셔야 다음 세션도 재밌어요
물론 마스터 욕하라는게 아니라 참가자 전원이 서로에게 할 말 하자는거에요
피드백 타임이 너무 아프다 ?
그럼 잘하시면 됩니다 !
이야기를 만들 때 , 내가 바라던건 이거였다
하지만 너희들이 보기에 이게 더 재밌을 것 같으면 그걸로 하자
이런 식으로 융통성을 가지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상기했듯 혼자 만드는 이야기보다 여럿이 만드는 이야기가 재밌는 경우가 많거든요 .
물론 이건 모험활극에서나 통하는 이야기고 , 장르가 다르다면 적용되기 어렵겠지요 .
그런 부분은 당연히 필터링해서 들어주시리라 믿습니다 .
전 편에서 말한 트릭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풀거 다 풀었는데 PL분들이 딴데 신경쓰시느라 캐치를 못한 것 같으면
솔직히 말씀하시고 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하시면 돼요
나중가서 '제가 이렇게 묘사했었는데 님들이 못봤잖아요'라고 말하는건 과연 누구 재밌으라고 하는 말일까요 ?
막말로 그건 제가 준비를 잘 못해서 정보전달이 안됐는데 님들 탓이나 하겠습니다~
하는 거랑 실질 다르지도 않아요 .
아니면 정말 소극적으로 정보를 던져두고 플레이어 분들 멕이는게 취미인 못된 마스터나 하는 일입니다 .
되도록 그러지 마세요 .
때때로 너무 섬세하고 중요한 정보라
한 번 '강조'하는 걸로 스토리가 전부 간파당하고 장면이 무너질 정도의 중요한 정보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난 말했지만 받아들이지 못한 쪽이 잘못이라 주장하실 때가 올 수 있어요
그럴 때는 잠시 쉬어가자고 말씀하시고 한 번 돌이켜 생각해보시는게 좋아요
다른 인물을 통해 비슷한 정보를 한 번 더 은근히 흘릴 방법을 고민하셔도 좋고요 .
그리고 결과적으로 , 그 정보를 몰랐을 때 얻는 반전에 대해서
플레이어 집단이 너무 큰 손해를 입지 않을까 ?
개연성 없이 전개된 스토리에 대한 리턴이 리스크보다 클까 ?
아무것도 모르는 것과 다 아는 것 중 어느쪽이 최종적으로 더 나은 카타르시스를 얻을까 ?
잠깐 객관적으로 고민해보시는 정도로도 훨씬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 .
생각이 정리되면 , 차라리 까고 시작하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을거에요 .
이야기가 밋밋해진다 싶으면 거기서 한 번 더 꼬아버려도 되잖아요 .
마스터로서 장면의 무게감과 임팩트를 중요시한 연출은 필수적인 덕목이지만
그것에 얽메여 기본적인 틀을 상습적으로 무시하면 좋은 이야기를 짜내기 어렵습니다 .
PL분들도 똑같은 사람이고 , 마스터 한 사람보다 수가 많으니 당연히 더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어요 .
같은 정보를 봐도 사람마다 다른 결과를 유추합니다 .
개중엔 정확하게 맞추는 사람 , 아쉽게 빗나가는 사람 , 전혀 동떨어진걸 상상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
하지만 그게 잘못된걸까요 ?
RPG는 상상력을 발휘하는 놀이잖아요 .
위의 짤을 다시 보시면 저 또한 전하고자 했던 정보가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되었으니
인정할건 인정하고 솔직히 말씀드린 후에 다시 의견을 들었습니다 .
누차 강조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면 땡이에요 !
누가 더 머리 잘 굴리나 경쟁하는 놀이가 아니에요 . 쉽게 생각하자구요 .
'어디보자 아직 11시니'
그리고 전 자러 가지 못했습니다 .
되도록 다음 편이 마지막이 되도록 정리할까 하는데 . . 써봐야 알 것 같네요 ㅋㅋ
제가 딴데선 안 이러는데 뭘 쓰다보니 자꾸 훈계조가 되어서 큰일입니다
혹시라도 읽다 불쾌하셨으면 제가 미안해요 알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