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안녕!
날씨도 습한 가운데 세상사가 복잡다단한지라 좀 많이 늦었어. 미안해.
오늘 말해볼 부서는 바로바로바로, 출입국팀이야. 탑승구 업무를 주로 봐.
부제는 나 없으면 비행기 안 떠.
어떤어떤 짐들이 실리는지 알아보느라 바쁘다으어어어어
탑승수속팀의 카운터에서 수속을 마치고
보딩패스와 백택을 받아든 고객님들은
발걸음도 가벼웁게 출국장으로 향하지.
이제야 출발하는구나 하는 설레임과
사전 주문한 / 아직 안 산 면세품이 엘도라도처럼 기다리고 있는 면세점,
오랜만에 양주와 스낵으로 가벼운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라운지가 있는 면세구역으로.
그런 고객님들의 손에 들려있는 합격 목...이 아니라 탑승권에는
이런 게 쓰여있기 마련.
요건 설명자료로 좀 필요하니까 사진을 크게 넣었는데
맨 앞쪽의 KE659편 탑승권에는
위에서 세번째 줄에 DEP TIME이라고 쓰여있지?
그게 출발 시간이고,
BOARDING / 탑승 시작이라고 쓰여있는 곳에는
20시 15분의 30분 전인 19시 45분이 쓰여 있어.
이게 바로 별 일 없다면 고객님들을 맞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야.
별일 있는지 없는지는 누가 판단하냐고?
비행기 출발 1시간 전에 탑승구에 출두하는 출입국팀 직원이.
한 가지 확인 차 묻자면 그럼 KE659편 탑승구에 직원이 나타나는 시점은 몇시일까?
맞아. 19시 15분인 거야. 담당한 그 전 비행기가 깔끔하게 끝난다면!!!
아이고 그전편 비행기에 상황 터진 거 닦고 보내고 났지만
바로 뒤에 있는 KE659도 장난 아닐거 같은데
어서 뛰기나 하자 헉헉헉
근데 이 글을 읽으시는 맘씨 고운 형아 누나들도 공항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탑승구 하나 차이의 거리는 얼마일까요?
아래 사진으로 한 번 봅시다.
앞쪽의 대한항공 비행기 말고 뒤쪽의 아시아나 비행기가 줄줄이 서있잖아?
저것들이 B737마냥 작은 기종도 아닌데 줄줄이 날개도 부딪히지 않고
저렇게 서 있으려면 탑승구를 중심으로 약 50m씩은 돼야 해.
그럼 그런 날개가 부대끼지 않는 거리를 더 두고서 옆에 비행기가 나란히 서 있다?
즉 게이트 1개의 가로 길이는 100m 혹은 그 이상인 거지 ㅎㅎㅎ
그래서 방패병 직원은 전 비행기 업무를 마치고 그 다음 비행기 탑승구 업무를 위해
머나먼 게이트로 헐레벌떡 뛰어가거늘
그게 운동복에 스니커 차림도 아니고 정장에 구두 신고 뛰어야 된다고요.
한 손엔 각종 서류와 스티커, 업무일지 등이 든 서류가방도 하나 들고서.
...그래서 탑승구 업무 하는 직원들의 신발에 관한 복장 규정은 제복 구두가 아닌
가급적 제복과 매칭 잘 되는 편안하되 튀지 않는 검은 신발도 용인되고 있지.
ㅇㅇ 경위서 ㄱㄱ
(필자는 스트릿룩 성애자입니다!!! 해당 브랜드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그래서 죽여라 뛰는 방패병 직원 앞에 어느 두 고객님들이 보였는데
어유 우리 어여 뱅기타러 가봐야 되는 거 아니여?
응 나 없음 비행기 문 못 닫아 ㅋㅋㅋ 걱정 말고 뛸 거 없이 천천히 가두 돼 글쎄
죄송합니다만 고객님 저 없으면 비행기 못 갑니다
곧 탑승 개시해서 모시겠사오니 탑승구로 빨리 와주셔요
(후다닥)
방패병 직원은 탑승구에 천신만고끝에 도착했고
아니나 다를까 탑승구에는 다른 직원들이 아무도 제 시간에 오지 못했으며
기내에 승무원들이 들고 들어갈 입국서류 뭉치가 없어진 것으로 보아
승무원들은 일단 입장했음을 미루어 짐작하는 동안
승무원에게 전달할 비행서류를 일단 프린트 시키고
텍스트 데이터만 프린팅할 수 있는 도트 프린터.
거의 모든 게이트에는 이게 하나씩 놓여 있다.
A4따위는 탑승구에서는 고객님들이나 들고오시는 거라구!
...아니지 업무일지는 미리 프린팅해서 작성하지 참.
방패병은 업무일지에 적힌 바탕대로 담당 항공편 특이사항을 파악하기 시작한다.
클래스 별 인원수, 우선 탑승 승객 수, 애완동물 소지 승객 수, 영유아 승객 수 및 위치,
추방자 및 호송자 여부, 여권 입력 누락 승객 여부, 특이 요청 사항 여부,
심지어는 특수기내식 신청여부와 승객 국적 분포, 비상구열 좌석 착석 승객의 국적과 나이까지.
왜냐구? 비상시 승무원과 의사소통 및 협력이 되지 않으면 비상구열 좌석에 앉을 수가 없거든!
그렇게 키보드를 장작패듯 두드려 패가며 업무일지를 작성해가는 동안
카운터서 못 찾고 마감 후 탑승구에서 물어보라던데
어우 뭐예요 당신네들! 복도 자리 하나 안 남을 만큼 만석이란 말예욧?!
다른 분들은 그 제도를 많이 이용하신답니다.
아유 가운데 껴앉아서 어떻게 간담!
호호호옳옳옳 안녕하세요 우리 애 눕힐 요람 좀 신청할 수 있을까요?
오늘 만석이라 다른 좌석도 어렵겠고요
그런데 아기가 11kg, 75cm 넘으면 요람이 아니라 고문 도구가 됩니다
지금부터 탑승 개시해도 좋다고 기장님이 말씀하셨어요.
하여간 뒤의 문 열어, 탑승 개시하자.
방송 틀었습니다 인사!
미리 녹음된 안내방송에 맞춰 인사를 하고
휠체어 이용 승객들이 보조 직원들 도움을 받아 먼저 입장을 한 다음
퍼스트클래스 이용 고객님 안계십니까 먼저 모시겠습니다-
네 안녕하십니까 퍼스트가 맞으시군요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비즈니스 클래스 고객님 계십니까-
네 어서오십시오 비즈니스클래스 맞으시군요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일반석 고객님 중 우수회원이신 분 안계십니까-
어째 오늘은 뭔 라그 판이냐?
일반석 고객님 앞에 줄서계신 분부터 양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여긴 나의 영역이다!
시간은 벼락같이도 흘러가며 어느 덧 출발시간 10분 전
파이널 콜FINAL CALL 방송을 틀며 아직 탑승하지 않으시는 고객들을 독려하는 동안
그래도 나타나지 않는 승객들이 있다...!
그래서 방패병은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되는데
아... 아까 두 고객님들한테 한 마디 쏘고 지나간 게 이제 와서 영 껄끄럽다...
...그리고 지금 안 타고 있는 분들이 아마 그분들인거 같은데...
국적이랑 성별이랑 연령대가 어떻게 됩니까?
아... 알아보니 대충 알겠다...
나가서 찾는 말씀이라도 소리지르고 올게요.
탑승 마감합니다-! 방콕 가시는 데피아즈단 고객님-!
수하물 탑재 상황실이시죠?
데피아즈단 고객님들 수하물 전부 다 빼겠습니다.
그나마 저녁 마지막 비행기쯤 되니까 좀 편하려고 했더니 으이그.
네 짐 빼느라 출발시간도 넘겼고 그 분들 빼고 가야죠 뭐...
허수아비야 돌아와라. 탑승 마감하자.
서류들 다 새걸로 뽑아놨으니 가서 항공기 문 닫아버려.
(후다닥)
(무전기로) KE659편 도어 클로즈 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짐싸서 퇴근해야지 으이그 삭신이야 으이그
저녁먹고 반주좀 걸치다보니 원 꺼억
기다리셨겠네 허허 죄송합니다
그런데 탑승구의 상태가?
항공기 출발했습니다.
직원분 저 비행기좀 세워줘요 우리 안 탔다니까??
고객님들 수하물 빼내고 남은 수하물 다 탑재할 때까지 안 오시더라고요.
그래서 고객님들은 두고 비행기는 출발했습니다.
사람이 멀쩡히 안타고 있으면 찾아서 태워야지!
저희가 면세점 식당 등 전부 뒤지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핸드폰 번호 예약상에 남아있는 것도 고객님 핸드폰이 아니더군요.
제가 출발시간 전까지 계속 바깥에서 소리지르고 다녔는데 안 들리셨나요?
저희도 어쩔 수 없이 빠른 출발을 위해 그런 거니까 양해하시고요
여기 직원이 밖으로 모시겠습니다.
근데 댁은 뉘슈??
누구신지는 다음 편에 다루도록 하자구 ㅎㅎ
읽어줘서 고마워!
안녕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