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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항서 일하는 사람이 여객썰 푼단다 - 공항 가요, 일하러 (2) -

안녕안녕!!

전 글들 보다 보면 어느 시간대에 업로드를 하는게 좋을지 괜히 고민이 되더라.

그나마 다른 분들이 다른 유저게시판을 안 쓰시는 새벽대에 쓱싹 올려서 틈새시장을 노려야 하나?ㅎㅎㅎ


오늘 다룰 팀은 여전히 공항의 꽃, 탑승수속팀.

부제는 실수의 소용돌이.





노루는 말하지. 실수할 수도 있지 하고.

그러나 그건 노루나 하는 말이고, 노루는 그 다음 달려드는 왕 크루쉬한테 명치를 깨물리거나

일기노스랑 모아그 기술병들이 자아내는 원턴킬의 하모니를 감상해야 한다. 

이와 같이 카운터 스탭은 실수를 하게 되면 한 사람의 여행을 퍼펙틀리하게 족쳐놓을 수도 있어!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았을까요 하고 슬며시 덮어씌워 볼래도

공항 천지 누구를 붙들고 물어봐도 실수에 당한 고객을 제일 먼저 만나

제일 확실하게 족쳐놓은 건 카운터 직원이 맞을 수밖에 없어!


그럼 실수를 왜 하느냐? 변명을 좀 해보자.



여행서류. 이 사람이 여행을 해도 좋다는 걸 각국에서 인정하는 물건인데

잘 정리된 혼돈같은 물건이지.

승객의 수만큼 사연의 숫자도 많다고 했지?

만약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이민, 유학, 군인 전근(특히 미군!) 등등의 사유가 있다면?

여권이 멀쩡한지부터 일단 확인해야 되고

유효한 비자가 필요한 건지 확인해야 되며

군인은 무브레터MOVE LETTER가 있는지도 확인해야 되는데

문서의 전자화가 점점 진행되어가는 이 와중에도

결국 여권은 아직까지 종이 여권을 유지하고 있어야 돼.

전자화가 된다고 해도 바로바로 도입할 수 없는 나라들이 있을 수도 있다고.

각설하고 여권의 상태는 일단 눈으로 보아 멀쩡한지부터 확인을 해야 하는게

바로 탑승수속 업무의 제1과 제1장.




요런거 없는지도 확인해야 돼!!!

그래도 가시겠노라고 하면 일단 직원용 면책서류 작성해주십시오 하고.


그런데 여권 확인하고, 수속 완료한 다음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저 사람 비자를 봤던가!? 하는 생각이 들자마자

다음 고객님! 하고 모셔오기 엄청나게 찝찝해지지.

그럼 제일 최선의 방법은 무엇이냐?

수속팀 상황실에 이실직고하고 탑승구에서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는 거지.




방패병 네이노오옴 네이노옴




아이구 살려줏메

잘못했습니다 주의하겠습니다




탑승구 상황실이지요? 안녕하셔요 카운터 상황실입니다 

수속직원이 미처 비자를 못봤다네요 어쩌죠

죄송합니다만 게이트에서 비자가 유효한지

확인만 한번 더 해주시면 안될까요?




네 알겠습니다 어렵지는 않은데요

여행 불가하면 탑승 취소하고 면세구역 밖으로 모실 겁니다 아셨죠?



아이구야 신세 망했네 어쩔꼬




네 못가시게 됐네요. 밖으로 모십니다.

맡기신 짐도 전부 밖으로 뺍니다.




여기 수하물 탑재 상황실올시다.

나가는 수하물들 감독하느라 안그래도 바빠죽겠는데

탑재취소까지 걸어줘서 고맙수다 아주그냥



잘못했습니다 살려주십쇼 죄송합니다

이거 말고 다른 사과 말씀 또 없을까요? 있으면 해야 되는데...


그리하여 못 가시게 된 고객님은 상당히 당혹스럽게 되지.

왜냐? 이미 면세구역에 들어가신 다음

면세점서 산 모든 것들을 환불하셔야 하고

법무부, 경찰대, 세관 모두 직원이 이끄는 대로 뺑뺑이를 도셔야 하니까.

물론 여행서류 미비는 고객님 본인의 잘못이지만

솔직히 카운터에서 수속 직원이 확인만 잘 했으면

애당초 시간 안 버리고 안 불편할 수 있었다 이거지.



아까 그 직원 어딨어!!!

나 이거 가만히 안 넘어간다!!!

느네 회사에다 낱낱이 적어 신고할거야!!!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살려주십쇼

하아... 죽을까...


그렇게 실수를 한 방패병 직원은 반쯤 나간 멘탈을 부여잡고

퇴근만이 살길이다를 부르짖으며 수속에 집중하려 하지만



여보쇼 카운터 상황실이지요?

여기 수하물탑재 상황실인데요




아유 네 말씀하셔요




여기 우리 사무실로 탑재하시는 분들이

백택BAG TAG 없는 가방을 하나 보내주셨는데

탑재 상황을 보나 가방 외견을 보나

수속 직원이 택을 안 맨거 같으다 말씀이지요.



가방이 어떻게 생겼는데요??




검은 이민가방에다가 캌카오톡 캐릭터 인형 매달아놨는데

알다시피 이민가방 오지게 무겁죠?

그 와중에 바퀴 없는걸 사셔가지고 나르기도 힘들어 죽겠구만 아주?

그래도 미니 택(백택 프린트 시 따로 떼어 붙일 수 있는 바코드 스티커)은 붙여놨네?

조회했더니 나온다니까? 카운터 거라고?

수속직원 이름도 나오네요, 방씨네 방씨.



네 잘 알겠습니다. 새 택 내려보내겠습니다.

(카운터 전체에 울리는 인터컴으로)

캌카오톡 캐릭터 인형 매단 이민가방 택 안 달고 내려보낸 직원

누군지 다 알지만 상황실 앞으로 당장 뛰어와요



아... 아까 가방 무거워서 오버차지 받은...

내가 백택을 맸을 텐데...

...이 백택이 왜 땅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걸까...






차라리 죽여 줍쇼




방패병! 또 너야?




......






그리하여 방패병 직원은 그날 멘탈이 오목해져서

경위서까지 쓰느라 완벽히 정신이 나가버렸으나

업계는 그다지 녹녹하지 아니했으니. 

며칠 후




방패병 직원

고객의 말씀 날아왔으니까 내부보고용 경위서 작성하세욧





저 그냥 죽으면 안될까요




저지른 사람이 매듭은 져야죠?


참고로 이거 나 아니야 아무튼 아니야 아... 경위서... 으윽 머리가...

다음 편은 또 다른 이야기 들고 올께!


읽어줘서 고마워!

안녕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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