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멘탈이 털렸다.
다른 작가 피드백을 해줬는데, 수정해야할 사항이 무진장 많았다.
나름 자신있게쓴것 같던데, 호불호나 상업적인 측면에서의 문제가 아닌 글 완성도와 얼개에 관한 문제여서 감히 좋게 넘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하나하나 일일이 다 지적했다.
그랬더니 절망하더라.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니까 내 가슴이 너무 아팠다.
뭐 어떻게 도와주고 싶은데 해줄 수 있는게 없더라.
이 친구는 앞으로 이걸 몇십번을 반복해야 하고, 나또한 몇번을 더 이 친구가 절망하는 모습을 봐야한다는 걸 생각하니 멘탈이 갈렸다.
차라리 내글에 그렇게 지적사항이 많았으면 덤덤히 받아들였을텐데.
피드백하면서 화나기보다 연민이 드는 것은 참 오랜만이었다.
웹소설은 아니었지만 다른 글을 썼을 때 이 친구가 겪었던 일과 비슷한 일을 겪은적이 있었다.
그때의 난 내 글을 지적해준 그 사람이 미웠던거 보다 이렇게나 수정사항이 많은 글을 쓴 자신이 미웠다.
인생 헛살았던 기분이기도 했고 무능감이 자아를 아그작아그작 파먹는다.
그 친구도 내가 느꼈던 것과 똑같은 것을 느꼈기에 절망했던 것이겠지.
아마 한동안 나한테 피드백 부탁하지 않을것 같다.
잘 극복하길 바라는 수 밖에.
그러다보니 저녁시간에 도저히 글쓸 엄두가 안나서 집안일을 했다. 그리고 이렇게 밤 늦게 글을 쓰고 있었고.
이제 자야지.
하....
안타깝다.
성장에는 고통이 수반된다지만, 그 고통을 내가 주어야한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
그 친구에게 언제나 행운이 함께하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