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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사기를 읽고 느낀 신라/고구려/백제의 특성을 정리해봄


1. 신라


.* 박석김 세 성씨가 돌아가면서 왕을 하는데도 기이할 정도로 왕권찬탈이나 쿠데타 반란이 적음. 심지어 유리와 석탈해가 둘이 누가 왕이 될건지 정하는데, 석탈해가 어진 사람은 이빨이 많다는데 당신이 많으니 당신이 왕하시오 하고 양보할 정도. 그리고 그 유리왕은 자기 죽을때, 석탈해가 어진 사람이니 다음 왕 하시오 하고 자기 아들들 제치고 석탈해한테 왕을 넘김. 또 석탈해는 죽으면서 자기 아들들한테 왕 안맡기고 전왕인 유리왕의 아들에게 왕을 물려줌. 그리고 이후 유리왕 자손들이 왕을 하다가 결국 대가 끊기니까 석탈해의 후손을 왕을 시킴. 이 와중에 왕권 찬탈을 위한 골육상쟁이나 쿠데타가 단 한번도 없음. 중국 왕조의 지상낙원이던 요순시대의 왕위 선양이 연상될 정도임. 김부식이 신라를 미화한건지 진짜 저랬는지 궁금함


* 김씨는 미추왕때 처음 왕이 되고 내물왕때부터 김씨만 왕을 계승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약간 왕위찬탈이나 쿠데타가 약간 나타나기 시작함. 눌지왕이 실성왕을 죽이고 왕이 된게 대표적인 사례. 그래도 일반적인 왕조 생각하면 굉장히 적은 수준.


* 내해왕은 자기 여동생과 결혼하고 딸을 낳아서 그 딸은 자기 동생인 조분왕과 결혼시킴. 미친 수준의 근친상간인데 신라 왕 중에 이런 혼인관계는 매우 흔하고, 김씨가 왕을 세습하게 된 이후엔 왕비는 거의 항상 김씨로 맞음. 왕비가 거의 최소 왕의 사촌오촌 정도라는 얘기인데  이러고도 유전병이 안생겼는지 의심스러울 정도. 


* 진흥왕때 화랑이 탄생하고 원광이 세속 5계를 준 이후엔, 나라 전체가 스파르타 못지않은 미친 상무정신으로 돌아감. 전쟁을 하면 귀족이 자기 아들보고 아군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적군 안으로 뛰어들어 싸우다 죽어라 하는 경우가 수두룩함.


* 책 내용 대로라면 김유신이 신라 역사에서 그렇게 추앙받을만한 이유는 충분함. 백제의 침략에서 신라 입장에선 이순신 정도로 헌신해 나라를 구했고, 침략을 막고 서라벌로 돌아오니 다시 침략한다고 하자 자기 집도 방문하지 않고 전장으로 바로 돌아간 경우도 수두룩함. 노년에 은퇴하고자 하는것도 왕이 반려시키고 일을 시킴.


* 김유신의 아들 원술의 경우를 보면, 테르모필레 전투에서 눈병 때문에 싸우지 못했다가 온나라 사람들의 경멸을 받은  스파르타의 아리스토데무스가 생각나는데, 김유신의 입장에선 당연해보임. 김유신 자신이 관창을 비롯해 다른 귀족들의 자제를 전쟁터에서 죽으라고 밀어붙였는데, 자기 아들만 패전한 전쟁터에서 살아오면 다른 귀족들에게 면목이 없기 때문. 가야 출신이라는 컴플렉스도 있고 .


* 삼국 통일 전후인 진덕여왕, 신문왕때 쿠데타가 일어나나 실패하고, 이후 그럭저럭 안정적이다가 후반기 혜공왕, 애장왕 때부터 왕위찬탈과 쿠데타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그 이후는 아예 난장판이 됨. 혜공왕때는 반란수괴를 죽인 자가 죽은 왕을 대신해 왕이 되었지만, 애장왕때는 왕을 죽인 찬탈자가 그대로 왕이 되었는데, 후반기가 더 왕의 정통성이나 권위, 국가윤리가 약해진거 아닌가 생각됨.


* 왕이 죽으면 초기에는 박씨나 석씨 등 시조왕의 무덤 근처에 씨족묘가 있어서 묻힌듯하나, 후반에는 주로 절 근처에 묻힘. 선덕여왕의 도리천 야사처럼 절의 어느 위치가 불교의 극락과 같다고 동일시한거 아닌가 생각함. 



2. 고구려


* 신라와 달리 초반부터 쿠데타와 왕위찬탈이 수두룩하고 왕이 권신이나 왕족을 죽이는 경우도 흔함. 오히려 시간이 지나 고대국가로 기반이 닦일수록 왕권이 안정됨.


* 초반에 밀우와 유유의 고사를 비롯해서 스파르타식 충성을 강요하는 상무정신이 넘치지만, 고대국가로 기반이 닦인 후엔 그런게 적어짐.


* 왕의 시호를 왕이 묻힌 벌판의 이름으로 지음. 예를 들어 고국천왕은 고국천원이란 벌판에 묻혔다고 그런 시호가 됨.



3. 백제


* 기록 자체가 제일 짧고 간단함. 그래서 특별한 사항도 찾기 힘듬,



4. 전체


* 내용중 2/3가 신라 얘기임. 정말 과하다 할정도.


* 의외로 전체적으로 폭군이 없음. 혜공왕, 진성여왕, 모본왕, 봉상왕, 의자왕 정도나 향락에 취하고 백성을 괴롭힌 폭군으로 묘사되고, 야사에서 많은 악행을 저지른걸로 나오는 백제의 아신왕이나 개로왕도 폭군이란 기록은 없음. 백제는 전반적으로 기록이 부실해서 그렇다고 하지만 다른 나라도 긴 역사에 비해 암군이나 폭군이 적은건 뭔가 미화가 들어간게 아닐까하는 의심이 듬. 


* 삼국 모두 대국인 수와 당은 그렇다 하더라도, 남북조 시대 국력도 약하고 국경도 접하지 않은 중국 여러 나라, 특히 남조의 양나라, 진나라한테도 조공하고 그들이 자기들 왕을 도독, 대장군같은 벼슬을 하사하는데 그런걸 받아들임. 당나라한테 큰 도움을 받은 신라는 인정하지만, 그 외의 경우는 지금 입장에선 기이해 보임.


* 김부식이 언급한거 보면 고려 당시에 꽤 많은 사서가 있었고 삼국사기는 그걸 압축해 정리한 책이라고 함. 그리고 고구려 백제도 당대에 충실히 역사를 기록했다고 한다. 유실된게 안타까울 따름.


* 선덕여왕과 진덕여왕이 왕이 된걸 보고 김부식은, 어찌 여자를 왕을 시켰냐고 각주를 달아 비판함. 유학자인게 티가 남.


* 그래도 보면 한가지 내용을 적은 뒤 다른 사서를 인용해서 다른 이런 의견도 있다고 기술하기도 함. 역사가의 자세.


* 고구려 유화부인이 알을 낳은거나 박혁거세 석탈해 김알지의 난생설화는 기록해 놓았지만, 삼국유사와 달리 만파식적 얘기나 선덕여왕의 여근곡, 도솔천 얘기나 백제 망하면서 온갖 기이한 일들이 벌어졌다는 얘기같은건 없음. 열전에서 효자, 효녀 얘기를 하면서도 자기 몸을 종으로 팔은 효녀 지은 얘기는 하면서도,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아들을 파묻어 죽이려고 땅을 파다가 돌종이 나왔다는 손순 얘기는 없음. 역시 역사가의 입장에서 기이하고 비현실적인 야담은 최대한 배제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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