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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기동전사 건담00P FILE No.10 CHALL ACUSTICA 上




전편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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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샬, 너한테 할 말이 있어."



 어느날 갑자기 루아도가 샬애게 말을 걸었다.



 정식으로 제2세대 건담의 개발이 종료되고 벌써 몇주가 경과했다. 현재 개발계획은 실제로 무력개입에 사용할 제3세대 건담의 설계에 접어들고 있었다. 메카닉인 이안은 전보다 더 바빠졌지만 반대로 루이도를 비롯한 건담 마이스터들은 시간이 남아돌고 있었다.



 메카닉 능력을 가진 루이도도 이안이 온 다음부터는 완전히 그에게 맡겨버렸다. 이안을 동료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어쩌면 베다가 이안과 접촉할 수 있도록 판을 짠 건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이다.



 "건담 개발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정했으니까. 그것도 끝났고. 그러니까……슬슬 그~ 그거라고."



 루이도는 좀처럼 본론으로 둘어거지 않았다. 본론에 들어가지 않고 계속해서 겉돌고, 겉돌고만 있었다.



 샬은 이야기를 들으며 미소지었다. 더 나이 많은 남자지만, 루이도가 정말 '귀여운' 존재로 보였다. 샐은 스스로 구원의 손길을 건네기로 했다.



 "슬슬 마레네 씨하고 결혼하려는 거죠. 루이도 씨, 축하드려요."



 "엇……으응."



 루이도는 놀라고, 그러면서도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루이도는 샬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루이도는 인간관계, 특히 여성이 얽힌 것은 정말 서툰 분야였다. 하지만 자신이 마래네와 결혼하게 되면 지금까지 쌓아온 마이스터 끼리의 인간관계에 큰 변화를 가져오리라는 것은 이해하고 있었다.



 (당신은 그걸 이해할 수 있는 상냥함을 가지고 있어요……그러니까 나는……)



 샬은 두 사람의 결혼을 마음 깊숙이서 축복하고 싶었다. 그 마음에 거짓은 없다. 슬픈 마음이 전혀 없냐면 그것도 아니었지만……실제로 두 사람의 관계를 알았을 때는 침울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두 사람의 결혼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행복하게 느낄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샬은 무의식적으로 루이도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뭐야 '감사합니다'라니, 나한테 감사를 받을만한 일을 한 것 같지는 않은데."



 "확실히 그렇네요."



 샬은 스스로도 어째서 그런 말을 한 것인지 몰랐다.



 그저, 기뻤다.



 루이도와 마래네가 결혼해서, 행복해진다는 것이.



 그리고 그 보고를 루이도가 자신에게 해 주는 것이……. 행복해하는 루이도의 얼굴을 보는 것이.



 "그래서, 결혼식은?"



 샬의 물음에 루이도는 진심으로 놀라며 표정을 바꿨다.



 "겨, 결혼식?"



 "네, 저도 초대해 주실거죠."



 "잠깐만, 우리는 온 세상에 싸움을 걸려고 하는 극비 무장조직의 멤버라고. 결혼식 같은 그런걸 해도 좋을 입장이 아니잖아. 분명 마레네도 '필요없어' 라고 할걸."



 "안돼요!"라 샬이 외쳤다. "절대 안돼요!"



 여성에게 있어 결혼식은 정말로 중요한 것이다. 물론 마레네에게 물으면 당연히 '필요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마레네의 성격으로 비춰보면 그것은 진심일 것이다. 사양하는 것이 아니겠지.



 하지만, 해주면 반드시 기뻐할 것이다.



 "반드시 하세요. 맞다, 제가 좋은 곳을 알고 있으니까 거기서 하죠. 친한 사람들을 모두 모아서. 물론 친척이나 친구같은 조직 바깥의 사람들은 초대하지 못하겠지만……."



 샬은 이미 결혼식 일로 머릿속이 꽉 차있었다. 정말 좋아하는 두 사람을 위해 뭔가를 해줄 수 있다. 그것이 정말 기뻤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곳은 샬이 어느 임무 도중에 우연히 발견한 장소였다. 지상, 인혁련 령에서 벗어난 사람이 거의 찾아오지 않는 숲 속.



 시야 가득히 벚나무가 늘어서 있었다.



 딱 좋은 날, 벚꽃이 흐드러지게 만개해 기분좋은 바람이 불 때마다 꽃잎이 흩날리며 모든 공간을 덮고있었다. 자연이, 인간들과는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도 아닌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있었다.



 분쟁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는 공간. 분쟁 속에서 살아가는 건담 마이스터애게 있어 가장 관계없는 장소, 그렇기에 그들의 결혼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였다.



 그곳에 샬, 루이도, 마레네 셋이 와 있었다. 다른 친한 멤버들, 이안과 모레노는 일 때문에 오지 않았다.



 또 한 사람의 마이스터, 건담 마이스터 874는 애초에 초대해도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 말을 걸자 생각과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제가 그곳까지 여러분들을 모셔다 드리죠. 소형 비행정을 준비하겠습니다."



 여전히 모니터 너머였지만,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조직의 소형 비행정 서용허가는 마이스터 874가 베다에게서 받아냈다.



 도착하자 마이스터 874는 모니터 너머로 기내에 남겠다고 말했다.



 "알았어. 네가 조종해줘서 다행이야. 고마워."



 루이도가 감사를 전하자, 모니터 속의 마이스터 874가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침착하게 말했다.



 "아니요, 마이스터 중 한사람으로, 그 인간관계가 원할해지는 것은 저에게 있어 권장되는 것이니까요."



 그러한 비 인간성이야 말로 마이스터 874다움이다. 평소라면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말이라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여기서는 누구도 악의를 느끼지 못했다. 마이스터 874는 마이스터 동료로서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왔으니까.



 "루이도, 마레네……"



 마이스터 874가 말을 덧붙였다.



 "두 분 모두……결혼 축하드립니다."



 그 때, 마이스터 874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고마워."



 루이도와 마레네는 크게 미소지으며 마이스터 874에게 답했다.



 "그러면, 시작해볼까."



 마이스터 874를 기내에 남겨둔 채, 셋은 후드러지는 벚꽃의 세계에 섰다.



 결혼식이라 해도 딱히 특별한 의식을 치르는 것은 아니다. 그곳에는 교회도 없거니와 웨딩 드레스도 없었다.



 벚꽃 말고는 폐허가 된 작은 건믈 하나 뿐이다.



 극비조직에 소속된 그들은 행동 하나하나에 큰 제약을 받는다. 이번처럼 임무 이외에 외출하는 것 자체가 특례인 것이다. 결혼식 준비를 위한 쇼핑 같은 것은 전혀 할 수 없었다.



 "시작한다곤 해도, 뭘 하는건데?"



 이번 결혼식의 주역인 마레네는 이곳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사전에 아무것도 듣지 않았다. 그저 '결혼식 같은 것'을 한다는 말만 들었을 뿐이다.



 "마레네, 이런 상황이라 반지같은 세련된건 준비하지 못했어. 하지만 대신, 내 마음을 보여주고 싶어."



 루이도가 마레네에게 다가섰다.



 마레네는 다가온 루이도에게 뭐라 할 수가 없었다. 살마 반지 대신 키스를 하는,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뭔가 부끄러운 것을 하려는 것은 틀림없었다. 평소처럼 적당한 말을 하고 얼버무리려 했지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눈앞에 멈춰선 루이도의 표정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것이었다.



 (이렇게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까 의외로 멋진 남자네.)



 이것을 그대로 입에 올리려고 했을 때는 눈 앞에 서있던 루이도의 손이 자신의 목을 만지고 있었다.



 "......!"



 거기에는 마레네의 자유를 빼앗고 있던 폭발물 목걸이가 있었다. 베다가 '배신 방지'를 위해 채운 것이었다.



 루이도는 그 목걸이를 아무 말 없이 풀었다.



 "어."



 하고, 마래네의 입에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베다의 허가는 받았어. 너는 이제 자유야. 반지를 끼워줄 수는 없었지만 반대로 너를 묶어두고 있단 목걸이는 내가 빼줄게."



 베다에게는 감정이 없다. 사랑이나 연심을 위해 조직을 위험에 빠뜨리는 짓은 하지 않는다. 이번 일에는 조건이 있었다.



 마레네를 건담 마이스터로부터 배제한다. 그 뿐이었다. 그것을 조건으로 루이도는 마레네의 목걸이를 뺄 수 있도록 베다의 허가를 받았다.



 "쓸모없는 짓을……마이스터가 아닌 나에게 어떤 가치가 있다는 거야."



 마레네는 기뻤지만, 반발도 있었다. 남이 자신이 살아가는 방식을 정하는 것은 마음애 들지 않았다.



 "제멋대로라 미안해. 하지만 너는 너로서 살아 주었으면 해. 혹시 마이스터로 돌아가고 싶다면 그것도 너의 자유지만, 우선은 한 사람의 인간인 너로 돌아가 줘."



 마레네는 자신이 건담의 부품이라고 칭하고 있었다. 루이도는 우선 그것을 부정했다. 서투른 방식이었지만, 그만큼 루이도의 애정이 느껴졌다.



 "그리고 부탁이 있어. 한 사람의 인간인 너에게 부탁할게. 나와 결혼해 줘."



 마레네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것을 위해 이곳에 왔고, 이미 마음은 정해졌을 텐데……



 하지만 말로는 대답하지 못해도, 그 뺨을 흐르는 눈물이 대답 그 자체였다.



 (지금부터 나는 이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거야. 그러면 어물거리고 있어서는 안돼. 이 마음을 제대로 전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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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레네는 필사적으로, 그리고 겨우 말을 이었다.



 "네, 나의 루이도."



 그 순간, 루이도는 마레네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모든것을 축복하듯 벚꽃잎이 흩날린다. 그것은 아름답고, 아름다웠으며, 너무도 아름다웠다. 하지만 지켜보는 샬에게는 쓸쓸하고, 슬프고, 울적한 것이었다.



 "꼭……"



 샬은 자신의 마음 속에서 벚꽃처럼 무언가가 아름답게 흩날리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불쾌한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을 바꾼다 해도 이 두 사람의 행복한 모습이 자신에게 있어서도 행복한 것이라 단언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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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탓에 FILE No.10은 상하로 나누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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