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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기동전사 건담00P FILE No.7 IAN VASHTI


전편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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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은 이노베이터를 위해서……"



 건담 마이스터 874는 마음 속으로 속삭였다.



 미숙한 인류도, 이노베이드도 아닌 존재. 그들을 위해 세상 모든 것이 존재한다. 자신이라는 존재도, 임무도, 사명도 그걸 위한 것.



 그녀는 생각했다.



 "이노베이터가 아닌 자……인간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그녀가 만들어 졌을 때 주어진, 숙명적인 명제였다.



 그녀가 이 세상을 인식하고, 기능하기 시작한 다음부터 상당한 시간이 지났다. 마이스터 874는 인간이 아니다. 그렇기에 인간을 아득히 뛰어넘은 수명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불사라 해도 좋을 정도의 길이이다. 사고 또한 인간을 뛰어넘는 속도이다.



 생물의 사고 속도는 그 수명의 길이에 따라 변화한다. 일반적으로 수명이 긴 존재는 느리며, 짧을 수록 빠르다.



 그녀는 이 법칙에서 일탈하여 인간을 뛰어넘는 수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인간을 뛰어넘는 사고속도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인간이 아니야. ……그래서 나는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



 실제로 그녀는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인간을 본떠 만들어진 존재였다. 



 하지만 똑같지는 않았다. '본떠서'라는 말은 '완전히 같지는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슨 '다른 것'이다.



 그녀를 만들어낸 존재ㅡ베다ㅡ도 지금은 그것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주어진 역할은 그녀와는 다른, 그녀보다 훨씬 인간에 가까운 자매들에게 이어졌다.



 그들은 이노베이드.



 인간과 닮은 몸을 가지고 인간사회에 더욱 깊숙히 녹아들 수가 있다.



 개중에는 자신들이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는 자들까지 있다. 그들이 인간사회 속에서 스스로 체험한 모든 것이 베다에 의해 데이터로 바뀌는 것도 모른 채……



 그런 존재 중 하나였던 그라베 비오렌트는 인간을 더욱 깊게 이해하고 있었으며, 베다의 미션에 따라 루이도를, 샬을, 마레네를 스카우트 하였다.



 "현재 나의 임무는 인간이라는 종의, 건담 마이스터로서의 적성을 확인하는 것."



 오랜 시간동안 베다가 그녀에게 주었던 역할이 변화했다. 그러나 현재의 역할을 이뤄내기 위해서도 '인간을 아는 것'은 불가결했다.



 건담의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적절하게 운용할 수 없어서는 이오리아 계획은 진척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마이스터의 역할은 크다.



 현재 건담 마이스터에 대해서는 두 가지의 플랜이 준비되어 있다.



 하나는 인간이 마이스터를 맡는다는 안.



 다른 하나는 인간이 아닌 존재인 이노베이드를 마이스터로 삼는 안이다.



 아직 어느 쪽을 채용할지 베다는 정하지 않았다.



 "아마 인간 쪽을 고를 일은 없겠지."



 마이스터 874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확신도 예감도 추리도 아닌, 순수한 계산의 결과였다.



 하지만, 어찌됐건 그녀에게 결정권은 없다.



 그저 인간이 채용되든, 인간 이외가 채용되든, 이미 건담 마이스터로서 활동하고 있는 그녀의 행동과 관찰이 큰 지침이 되고 있을것이다.



 더욱 많은 데이터가 필요해진다.



 현재 멤버가 된 마이스터들 이외의 인간과 접촉하여 관찰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번에 일어난 사건도 용인되는 범위……"



 그녀의 안에서 한가지 결론이 도출되었다.



 도출된 답에 대한 새로운 확증을 얻기 위해, 마이스터 874는 지난 날의 사건에 대해 더 자세히 돌이켜 보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AEU.



 세 궤도 엘리베이터 건설과 함께 세상에 태어난 세 개의 초대형 국가군 중 하나.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있다. 궤도 엘리베이터 건설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가장 뒤쳐지고 있다. 원인에는 몇가지가 있다. 건설지가 아프리카 대륙이며, 이곳은 간접적 지배지역이라곤 해도 타국의 영토이다. 또한 유럽이라는 지역에 중심적 국가가 존재하지 않고, 각국의 합의에 의한 채결을 필요로 한다는 점도 있었다.(AEU에서는 지금도 국가군으로서의 이익보다도 각각의 나라가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려 하는 풍조가 뿌리깊게 남아있다.)



 분쟁 근절을 내건 솔레스탈 빙으로서는 AEU에서도 궤도 엘리베이터를 원활하게 완성시켜 줄 필요가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완성되지 않고 유럽 지역 국가들이 다시금 분열되어 버린다면 계획에 크나큰 지장이 생긴다.



 "AEU 궤도 엘리베이터의 데이터를 수집하겠습니다."



 건담 마이스터 874가 그렇게 발언했을 때, 마이스터중 누구도 의문을 갖지 않았던 것은 그 이유를 모두가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의문을 가진다 해도 모니터 넘어 무표정으로 말을 거는 마이스터 874를 상대로는 반론하려는 마음 자체가 사라져 버린다.



 "지금까지와 같은 우주에서의 감시에서는 확인이 어려웠던 바닷속 송전 케이블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겠습니다."



 AEU의 궤도 엘리베이터는 아프리카 대륙에 건설되어 있다. 그렇기에 육지뿐만 아니라 바닷속까지 송전 케이블이 뻗어있어 멀리 떨어진 유럽 대륙까지 전기를 보낸다.



 마이스터 874가 미션의 세부에 대해 설명했다.



 "제가 GNY-002 사달수드를 사용하여 수집 작업에 들어가겠습니다. 루이도, GNY-001 아스트레아로 서포트를 부탁드립디다."



 "알았어."



 평소보다 큰 목소리로 루이도가 대답했다. 그 목소리로부터 마이스터 874는 그가 가벼운 흥분상탸 라는 것을 알았다. '기운차다'라고 인간들이 부르는 상태인 것이다.



 "정말이지, 진정 좀 하라고."



 마레네도 즉각 입을 열었다.



 루이도가 발언한지 2~3초 정도. 요즘 마레네의 루이도에 대한 반응이 빨라지고 있었다. 한편 또 한 사람의 마이스터, 샬도 발언하기 위한 예비동작이 있었던 것을 마이스터 874는 놓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는 마레네의 발언 탓에 중지되어 버린 모양이지만……



 어째서 마레네의 루이도에 대한 발언 타이밍이 빨라진 것인가?



 그리고 샬은 어째서 마레네의 발언을 듣고 말하기를 멈춘 것인가?



 양쪽 모두 마이스터 874는 이유를 추측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그러한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만은 기억했다.



 "그건 그렇고 아스트레아한테 수중전용 무기는 없는데? 수중전이라면 사달수드 쪽이 더 강하잖아?"



 루이도는 메카닉으로 서의 재능을 가진 마이스터였다. 그것은 그 다운 질문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번에 임무를 수행하는 지역에는 AEU의 신형 모빌슈트 배치가 확인되어 있습니다."



 한 순간, 루이도의 심박수가 상승한 것이 확인되었다. 신형에 대한 흥미와 전투에 대한 두려움이 섞인, 일종의 혼란 상태가 유발된 상태라고 마이스터 874는 생각했다.



 "AEU-05 헬리온이라 불리는 기체입니다. AEU-04와 같이 공중전 대응형 기체이지만 더욱 완성도가 높아졌습니다. 만약 그 기체와의 교전이 발생했을 경우, 저의 사달수드가 아닌 당신의 아스트레아로 대응하게 될 것입니다."



 "공중전이라……GN입자를 통한 기체제어가 있으니까 불가능할건 없지만……"



 "내 건담……아블홀은 아직 내보낼 수 없는건가?"



 마레네가 물었다.



 그녀의 전용 건담, GNY-003 아블홀은 공중전을 위한 변형기능을 내장한 특수한 건담이었다. 확실히 이번 임무에 가장 적합한 기체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최종 조정중 입니다."



 마레네의 표정에 변화가 나타났다.



 아무래도 실망한 모양이다.



 하지만 어째서 실망한 것인가? 마이스터 874는 생각했다. 루이도를 대신해 마레네가 출격하고 싶어했던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한거지?



 전투 경험을 얻고 싶어서?



 루이도의 전투 능력이 불안하기 때문에?



 그것도 아니라면……



 "괜찮아, 아스트레아라면 공중전도 잘 할거야. 게다가 아직 전투가 일어난다는게 확정된 것도 아니고. 뭐, 나랑 아스트레아라면 괜찮을거야."



 루이도는 그렇게 이야기하며 웃는 얼굴을 마레네에게 향했다.



 "참나, 바보같은 남자네. 대체 저런 자신은 어디서 나오는건지……"



 "하지만 루이도 씨에게 맡길 수 밖에 없잖아요."



 샬은 필요 이상으로 힘을 주고 대답하고 있었다.



 "뭐, 이번에는 한 번 믿어보기로 할까."



 결국 마레네도 샬도 루이도에게 동의한다고 답했다.



 어째서 그런 동의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인가. 반대하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그것은 마이스터 874에게 있어서 지금까지 몇번이나 목격해온 현상이기도 했다. 



 그러나 마이스터 874는 그 이유를 잘 알지 못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결국 이렇게 되는거냐고!"



 루이도가 조종하고있는 아스트레아가 GN입자를 훝뿌리며 바닷속에서 부상, 그대로 감속없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그곳에서 아스트레아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마이스터 874가 말했던 AEU의 최신형기 헬리온 1개 소대였다. 얼핏 보면 전투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녀석은 확실한 모빌슈트였다.



 적의 움직임은 그 외견과 같이 전투기와 같은 기동성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편 아스트레아는 GN입자의 능력 덕분에 공중에 '서는'것은 가능했지만 전투기와 같은 기동성은 없었다.



 재빠른 적과의 격투전은 무리다.



 빔 라이플을 사용한 사격전에 임한다.



 "맞아라!"



 역시 적이 빔보다 빨리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루이도의 조준보다는 확실히 빠르다.



 몇 발의 빔이 화려하게 창공으로 빨려들어갔다.



 "아직이다!"



 몇 분 뒤.



 전기격파는 성공했지만, 적의 숫자보다 세 배는 많이 쐈다.



 시간도 너무 오래걸렸다. GN입자에 의한 방해가 있었기에 헬리온 부대로부터 건담의 정보가 새어나갈 일은 없지만……



 "그렇다 쳐도……"



 루이도는 기분이 나빴다. 형편없는 전투를 벌였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과는 다른 이유였다.



 또 전투로 사람을 죽여버리고 말았다.



 이것이 두번째 이유. 그 이상으로 기분이 나쁜 원인은……사람을 죽여버리고 말았는데도 자신이 지난번보다 쇼크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나도 훌륭한 살인자인가……"



 분쟁근절을 내세운 살인.



 웃어넘길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 때였다, 마이스터 874의 사달수드로부터 긴급통신이 들어온 것은.



 "접근해오는 함선이 있습니다. 즉시 사달수드로 공격하겠습니다."



 "잠깐!!!!"



 그 말을 들은 순간 외치고 있었다. 더이상 살인을 저지르고 싶지는 않았다.



 "조금만 기다려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마이스터 874는 공격을 중지했다.



 공격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되었다. 하지만 루이도의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반응이 그녀의 '인간을 알고싶다'는 마음을 강하게 자극하여, 공격을 멈추게 한 것이다.



 상대측 함선은 AEU의 소형정이었다. 타고 있던 사람은 둘.



 AEU의 기술자 이안 바스티.



 국경없는 의사회의 조이스 모레노.



 루이도 일행은 남아프리카의 작은 항구까지 그들을 쫓았다.



 건담을 목격당했기 때문에 원래는 죽이는 선택지 밖에 없었다. 하지만 루이도는 그것을 거절했고, 마레네와 샬도 이에 동의했다. 베다는 기밀유지를 우선사항으로 지시하였지만 거절의사를 표하자 제2의 선택지를 보내왔다.



 그것은……



 "분쟁을 근절하기 위해, 당신들도 솔레스탈 빙에 들어오지 않겠습니까?"



 말을 한 루이도 본인이 웃어버릴 것만 같은 대사였다. 혹시 자신이 생판 남한테 이 말을 들었다면 절대 따라가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을 스카우트 한 사람은 더 능숙했었다는 것이 기억났다.



 "뭐야, 너희들은?'



 모레노의 그것은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다른 한 먕, 이안의 반응은 달랐다.



 "이쪽은 이제서야 겨우 비행이 가능한 모빌슈트를 만들었는데, 당신내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 엄청난걸 만들어 냈구만……아까 그 모빌슈트, 그건 대체 뭐지?"



 대답하려 했던 루이도가 주저했다. 그것은 탑 클래스의 기밀이었다. 하지만 이미 들킨 이상 이름을 숨기는 것에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여 대답하였다.



 "건담."



 "건……담?"



 순간, 이안의 눈동자가 빛난 것 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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