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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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공간에 떠오른 거대한 우주선.
그것은 화성궤도 근처의 아스테로이드를 이어 만들어졌으며 표면에는 암석이 노출되어있다. 전체의 실루엣은 거대한 버섯같은 형태이다. 바위같은 외벽부는 유해한 우주 방사선이나 성간물질을 막아준다. 그런 것들은 평범한 우주선에서는 보통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배는 긴 거리를 오랜 시간을 걸쳐 항해하는 것이 목적인 배이다.
엔진은 함선의 중앙에서 뻗어나온 5개의 타워에 5기가 탑재된다. 하지만 지금은 하나도 장착돼있지 않다.
사용되는 엔진은 GN드라이브. 광자의 일종인 GN입자를 끝없이 생산할 수 있다.
이 배는 GN입자로 인해 진화한 인류를 외우주로 진출시키기 위한 콜로니 함.
그 이름은 솔레스탈 빙.
이오리아 계획의 최종단계에서 사용될 예정이었던 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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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거의 완성되어 지구권으로 운반되었다. 내부는 아직 건설중이다. 최종적으론 거대한 팩토리도 건조되어 모든 것이 이 배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게 된다.
그중 한 구역, 배의 중심 부근에 회전하는 거주구역이 있으며 그곳에선 지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중력(정확히는 원심력)이 유지되고 있었다.
거주구역 내부는 매우 살풍경하며 '합리적'인 장식만이 펼쳐져 있었다.
거기에 한 명의 청년이 있었다.
병약한 것처럼 보이는 하얀 피부.
화사하다는 인상을 주는 외견.
그 얼굴은 여성이라 착각할 정도로 미려했다.
장소가 우주선 안이 아닌 도심 번화가라면 남창이라는 착각마저 당할 것 같다.
"이래서 베다는, 뭘 모른다니까……."
청년은 홀로 중얼거렸다.
인간에 한하지 않고 마음을 가진 자라면 이런 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는 이 배가 언젠가 자신의 것이 되리라 알고 있었다. 그 때는 내부를 크게 리폼할 필요가 있을것이다.
호화로운 장식으로 가득한 방, 가급적이면 시크한 쪽이 좋다. 금색에는 살짝 질렸다. 지금은 금색을 좋아하는 녀석과 함께 행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원 같은 것도 갖고 싶지만, 역시 그것을 구현하는 건 힘들 것이다. 유지할 수가 없다. 가급적이면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라도 지상에 가까운 영상으로 해둬야지.
방을 어떻게 바꿀 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무언가를 자신의 색깔로 바꾼다.
그것은 어떤 일이라도 즐거운 법이다.
"이상한걸. 이 세상까지 자신의 색으로 물들이려 하고 있는데. 이런 방 하나의 구조를 바꾸는 것도 똑같이 즐겁게 느껴 버리다니."
생물은 모순되어있다.
자신도 살아있다는 실감이 느껴진다.
살아있기에 진화할 수도 있다.
이노베이드의 한계를 넘어 이노베이터로.
눈을 감는다.
그는 베다와 링크했다. 그러자 순차적으로 수많은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솔레스탈 빙의 무력개입에 사용될 건담 마이스터중 한 사람으로서 이 세상에 탄생했다. 인간의 유전자를 사용해 만들어진 인조인간 이노베이드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입장에 만족하고 있지 않았다.
이오리아 계획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과 접하면서 그 어리석음에 질려버렸다.
"이런 녀석들을 위해 내가 마이스터로서 싸우고, 또 멸망해야만 하는 건가."
참을 수가 없다.
자신이 그것을 위해 만들어진 존재라고 이해하고는 있다. 하지만 더욱 좋은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면, 오류는 정정되어야 한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증명하기 위해 행동을 개시했다. 그것은 지금도 신중히 오랜 시간을 들여 진행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베다를 장악하여 세계를 손에 넣고, 이오리아 계획을 자신의 계획으로 바꿔 미래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베다의 위치는 아직 알지 못한다.
하지만 우주선 솔레스탈 빙 호는 손에 넣었다. 그 내부에는 베다의 예비 터미널까지 존재한다. 베다를 장악하여 이 예비 터미널로 기능을 옮겨버리면 그 누구도 계획을 방해할 수는 없다.
그 날은 머지않았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진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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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드 건담 마이스터를 대신하여 멸망해줄 인간 마이스터들.
그 선정도 진행중인 모양이다.
우수한 이노베이드를 대신하여 인간을 채용하는 대에는 꽤나 고생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베다는 의외로 간단히 승인했다. 아무래도 인간 마이스터 후보들과 강한 관계를 가진 녀석들의 의견을 베다가 존중한 모양이다.
실제로 플루토네를 이용한 테러저지 때 사고가 일어났을 때는 그도 놀라 계획의 큰 지연마저 각오했을 정도이다.
하지만 모든 것은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인간 마이스터들이 몰 건담들을 매장시킬 기체도 이미 부품 개발을 개시했다.
"분명 앞으로도……잘 될거야."
청년은 이미 세상이 자신의 것이라 느끼고, 자연스레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