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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기동전사 건담00P FILE No.14 SEFER RASIEL[2]




 "스텔스."


 그라베 비오렌트는 건담 라지엘의 콕핏 안에서 차븐한 목소리로 커맨드를 입력했다.


 라지엘이 있는 곳은 폐허가 된 마을. 다 쓰러져가는 빌딩의 그림자에 몸을 숨기듯이 서있었다. 하지만 그라베의 음성 커맨드로 인해 기체 표면에 GN스텔스 피막이 발생, 거대한 라지엘의 모습이 마치 환영이었던 것처럼 늘어선 빌딩 속으로 사라져간다.


 이걸로 적에게 발견될 가능성은 낮아졌다. GN스텔스를 전개중에는 라지엘을 움직일 수 없지만…….




 휘유우우우우웅




 마치 라지엘이 사라지는 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하늘을 유니온 군의 VMS-15 리아르도 부대가 날아간다. 그 수는 16, 4개 소대. 플라즈마 제트의 분사음이 한 순간 빌딩 벽에 메아리쳤지만 곧바로 정숙을 되찾는다.


 "역시……함정이었던 건가……"


 그라베는 라지엘의 콕핏 안에서 현재 상황에 대해서 분석하고 있었다.


 그라베가 이곳에 찾아온 이유는 제3세대 건담 마이스터 후보중 한 사람, '피험체 E-57'의 새로운 정보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인혁련에 의해 만들어진 특수 병사가 탈주, 그 후 유니온에 포획되었다."


 정보는 그렇게 전해져 왔다.


 뒷사회에서 사용되는 전용 넷 회선으로 흐르고 있던 것을 베다가 캐치한 것이다. 베다는 항상 전세계의 정보망에 액세스 하여 감시하고 있다.


 곧바로 그라베에 대한 행동지시가 내려졌다. 하지만 그라베가 움직인 것은 그를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마이스터 후보는 귀한 존재이긴 하지만 스카우트 전에 모종의 사정으로 신변에 위험이 닥쳐도, 설령 생사에 관련된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조직은 적극적으로 관여하지는 않는다. 그 경우, 조직은 다른 마이스터 후보를 찾으면 된다.


 그라베가 이 정보를 받고 행동을 개시한 것은 이 정보의 진의를 확인하기 위함에 불과하다.


 그리고 지금은 정보가 가짜라는 것을 비롯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적은 인혁련…그리고 목적은 건담인가."


 그라베는 손에 넣은 단편적인 정보로부터 그렇게 결론지었다.


 첫번째로, 전개해있는 리아르도 부대.


 '포획된 초병' 하나 때문에 이만한 숫자의 리아르도가 전개해 있다는 것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 명백히 '하이 레벨의 전력'과의 전투를 상정한 것이다. 즉 대규모 부대 혹은 건담이다. 유니온 군도 가짜 정보에 속아 '대규모 부대'를 상정한 것인지 모르지만 이것을 유도한 자는 건담을 타겟으로 삼았다 보아도 될 것이다. 동시에 정보를 흘린 자는 초병의 존재에 대해서는 진실을 말하고 있다. 초병의 존재, 나아가서는 그 탈주에 대해서는 인혁련 안에서도 일부에게 밖에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다. 이로써 적이 인혁련 이라고 단정할 수 있다.


 '피험체 E-57'와 관련된 그라베의 활동은 지금까지 수차례 이루어졌다. 인혁련에서도 '피험체 E-57'를 쫓고있었다. 그라베는 미션에 따라 그런 인혁련 군대를 괴멸시킨 적도 있었다. 아무래도 그것 때문에 누군가 건담의 존재를 인식해버린 모양이다.


 인혁련과 유니온 군이 협력하고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목적이 건담이라면 그것을 타국에 넘기지 않고 독점하려 할 터이다.


 인혁련이면서도 이 상황에 유니온 군을 이용했다는 것은 현재 움직이고 있는 인혁련 부대는 소규모이며, 본국에 보고는 하지 않고 독자적 판단으로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만일 건담을 손에 넣는다면 그 가치는 헤아릴 수 없다. 그것을 가지고 타 진영으로 파격적인 특별대우를 받으며 망명하는 것도 가능하다. 혹은, 상대가 기술자라면 건담에 사용된 기술을 자신이 개발한 것처럼 꾸며 본국에서 평가를 받으려는 가능성도 있다. 어느쪽이 되었든 건담을 자신의 것으로 하기 전에 굳이 본국에 보고하여 굴러들어온 기회를 차버릴 리는 없다.


 "그렇다면……"


 그라베의 행동은 정해졌다. 선택한 행동은 '계속 기다린다'였다.


 주변의 리아르도 부대를 공격하는 것은 라지엘에겐 간단한 일이다. 하지만 그래선 본질적인 적을 남겨놓는 것이 된다. 모든 것을 기획한 자가 움직이는 것을 기다린다. 그 자가 어디까지 알고있는지 알고있는 지도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시간이 경과한다면 베다가 새로운 미션플랜을 지시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녀석이 나설 차례인가……"


 그라베는 아주 조금 얼굴을 풀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



 "푸에취!!!"


 솔레스탈 빙의 격납고 안에 큰 소리가 울려퍼졌다.


 "누가 내 얘기 하나."


 힉서 펠미는 기침 때문에 간지러워진 코를 비볐다.


 "왜그래, 감기냐? 베다에서 출격준비 지령이 나왔잖아. 괜찮냐? 모레노한테 약이라도 받아와야 하지 않을까."


 이안이 말을 걸어왔다. 말한 내용 치고는 그닥 걱정하는 것 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럴 필요는 없어. 아마 예전에 말 걸었던 여자들 중 하나가 날 생각하고 있는 걸거야. 모레노가 아무리 명의라도 '사랑에 듣는 약' 같은건 없겠지."


 "그렇구만. 모레노한테 갈 필요는 없겠는데. '바보를 고치는 약'은 없으니까 말이야."


 "무슨 뜻이야?"


 "바보는 못 알아듣는 어려운 이야기."


 "이안, 말은 그렇게 해놓고 실은 내가 인기쟁이인 걸 마음 속으론 인정하고 있는거지. 그 증거로 딸인 밀레이나랑 날 만나지 못하게 하고 있잖아."


 "그건……"


 "제가 말린거에요."


 여성의 똑부러진 목소리가 이안의 말을 이어받았다. 젊고 힘찬 목소리였다.


 "밀레이나는 아직 어리다고요. 조직 사람으로 살아갈지도 아직 몰라요. 그런 상황에서 많은 멤버와 접촉하는건 좋지 않죠?"


 "린다의 말대로야."


 이안이 크게 끄덕였다.


 나타난 여성은 린다 바스티. 이안이 조직 안에서 만나 결혼한 여성이다. 나이차가 큰 두 사람이 결혼했을 때 주위의 멤버들은 모두 놀랐다.


 "린다, 언제 지구로 내려온거야."


 힉서가 기쁜듯이 말을 건다. 그는 상대가 여성이라면 유부녀라도 상관 없는 것이다. 거기다 린다는 평소에 우주, 라그랑주3의 팩토리 콜로니 크룽테프에 있기 때문에 평소에는 만날 기회가 없다. 지인과의 간만의 재회는 누구에게 있든 기쁜 일이다.


 "힉서를 위해서 온거에요. 선물을 잔뜩 가지고 왔답니다."


 "선물?"


 "네가 기대하고 있던 그거라고."


 "GN세퍼!"


 그것은 힉서가 선임 파일럿으로 지명받은 지원 전투 머신이었다. 외견은 전투기에 가깝지만 건담의 미션을 서포트 하기위한 특수기구를 장착 하였다. 현재 힉서의 앞에는 먼저 완성된 한 대가 주어졌지만, GN세퍼의 진정한 능력은 여러대가 모여야만 비로소 발휘된다. 린다는 크룽테프에서 양산된 GN세퍼를 전해준 것이다.


 삐, 삐, 삐.


 그 때 힉서의 단말기가 울렸다.


 "린다, 이안, 아무래도 바로 내 차례가 왔나봐. 정비는?"


 "세 대라면 바로 내보낼 수 있어."


 이안이 자신스럽게 대답했다.


 "역시 이안이야, 메카도 여자도 손이 빠르다니까!"


 린다의 얼굴이 붉어졌다.


 "바보야! 한 마디가 많잖아!"


 "그럼, 힉서 펠미, GN세퍼 부대, 화려하게 출격하겠습니다!"


 V사인을 날린 후 힉서가 기체 쪽으로 달려갔다.


 그것을 바라보는 린다는 불안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이안은 아내의 마음을 읽어내곤 가볍게 어깨를 껴안았다.


 "괜찮을거야. 파일럿이 불안하긴 하지만 내가 설계하고 린다가 만든 GN세퍼의 완성도는 높다고."


 그리고 자신의 단말을 열어 갱신된 미션 플랜을 보고 덧붙였다.


 "그리고 베다 쪽에서도 제대로 보조하고 있는 모양이야. 일이야, 서두르자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얏호-!"


 라지엘이 몸을 숨긴 마을의 상공을 한 대의 전투머신이 통과한다. 힉서가 조종하는 GN세퍼였다.


 나타나는 것과 동시에 리아르도 한 대를 격추. 그것도 공중제비 곡예와도 같이 말이다.


 그 뒤를 이어 GN세퍼 두 대가 나타났다.


 "기다렸지, GN세퍼 부대, 부대장 힉서와 부하 하로, 여기에 등장!"


 "오야붕, 오야붕."


 "리더, 리더."


 힉서 이외의 GN세퍼에는 조직이 개발한 독립단말 하로가 탑재되어 있었다. 하로에게 고도의 전투판단을 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명령에 따른 조종이라면 간단하게 해낼 수 있다.


 세 대는 각자 GN입자를 산포하며 고속이동, 적 부대의 통신을 차단했다.


 "미션 플랜에 따라 합체한다."


 그라베는 그렇게 말하자마자 GN스텔스를 해제했다. 모습을 드러낸 라지엘이 상공으로 튀어올랐다. GN세퍼 세 대는 공중에서 분해. 일부 파츠가 라지엘과 합체했다.


 "세퍼 라지엘……제3형태."


 등에 GN프로토 비트가 앞뒤 방향으로 두 대씩 장비되었다. 그리고 양 발 끝에도 비트가 장착되었다.


 GN세퍼 한 대가 등에 합체한 '라지엘 제2형태'를 건너뛰고 한번에 제3형태를 선택. 거기에는 숨어있는 적을 향한 강한 경계가 나타나 있었다. 제3형태는 전신에 장비된 GN프로토 비트를 포(砲)로서 사용하는 것으로 높은 전방위 공격능력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비트를 기체에서 방출하지 않는 것으로 연속된 빔 사용이 가능해진다.


 "멋지다~, 역시 내 서포트가 만들어낸 세퍼 라지엘이야!"


 "오야붕, 굉장해. 오야붕, 굉장해."


 "리더, 해냈다. 리더, 해냈다."


 GN세퍼로부터 분리된 GN포드 세 대는 전장에서 너무 떨어지지 않도록 넓게 전개한다. 그들은 GN입자 산포를 계속하는 것으로 적의 통신을 차단한다는 역할을 가지고있다.


 라지엘 한 대가 교란시킬 수 있는 범위는 좁으며, 적이 이번처럼 비행대응형일 경우 통신을 완전히 차단시키기는 어렵다. 하지만 GN포드가 있가면 광범위한 방해가 가능하다. 한순간이라도 적을 방해 구역에서 내보내 건담의 존재를 들켜서는 안된다.


 "공격을 개시한다."


 세퍼 라지엘의 비트에서 차례차례 빔이 발사된다. 리아르도 부대는 갑작스레 나타난 미지의 적에게 손도 못쓰고 격추되었다.


 공중전을 이어나가며 그라베는 지상에 대한 주의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인혁련. 이 함정을 파놓은 자가 숨어있다면 아마도 지상. 그리고 리아르도 부대가 전멸에 가까워져 건담 파일럿이 방심한 순간……


 그 때, 세퍼 라지엘의 바로 옆에서 충격파가 날아들었다. 실체탄에 의한 포격이다.


 "저건가……빌딩에 숨어있었군."


 포격이 날아든 방향에 이상한 기체가 있었다. 인혁련의 티에렌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양 어깨가 매우 비대화되어 있었으며 겨드랑이에는 거대한 포를 끼고있었다.


 그라베는 곧바로 라지엘과 합체하고 있던 비트를 분리시켜, 날렸다.


 놀랍게도 복수의 비트에 의한 지근거리 공격을 적은 모두 피했다. 둔중한 티에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움직임이다. 동시에 이쪽을 향해 다시 포격을 시작한다.


 "차세대기……"


 인혁련의 티에렌 후계기 개발은 베다의 보고로 알고있었다. 우주와 지상에서 장비교환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전영역 대응기……눈앞의 적은 우주에도 대응하는 대출력 추진으로 지상을 활공하듯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높은 기동력으로 비트를 피하면서 적은 동체에 장착된 기총을 소사하기 시작했다. 단속적으로 가해지는 포격이 비트를 차례차례 격추시킨다.


 "뭐 하고 있는거야 그라베!"


 힉서가 불만을 피로한 순간, 포탄이 힉서의 GN포드에 명중했다.


 "그럴수가~~!"


 "오야붕, 바보. 오야붕, 바보."


 "리더, 허접. 리더, 허접."


 힉서는 아슬아슬하게 치명상이 되지 않도록 피하긴 했지만 기체는 더이상 비행할 수 없을 정도의 피해를 입고 말았다.


 적긴 하지만 리아르도도 몇 대 남아있다. GN입자의 광범위 산포는 계속할 필요가 있다.


 "하로, 산포 속행. 고도를 120 올리고 방어를 우선하며 전투 구역을 선회."


 격추당한 힉서를 대신해 그라베가 힉서에게 명령을 내린다.


 "라저. 뉴 오야붕."


 "라저. 뉴 리더."


 입자에 의한 교란은 속행. 두 대가 커버 가능한 범위에는 한계가 있다. 적이 도망치기 전에 결판을 내야만 한다. 하지만 그 때 라지엘은 이미 모든 비트를 상실했다.


 "나만 멀쩡했다면 새 비트를 가지러 갔을텐데~!"


 격추당한 GN세퍼 안에서 힉서가 외쳤다. 불가능한 일을 후회해도 바뀌는건 없다. 그라베는 접근전으로 티에렌을 격파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때였다. 전장에 남아있던 리아르도를 격추시키며 새로운 기체가 나타났다.


 "GN세퍼!"


 다섯대의 GN세퍼였다. 베다는 이런 사태까지 예상하고 준비한 것이다.


 "부대를 지휘하고 있는건 누구야? GN세퍼는 내 머신인데!"


 "그라베, 저는 건담 마이스터 874입니다. 비트를 보내겠습니다. 제4형태를 사용해 주세요."


 그녀는 곧바로 모든 기체의 비트를 분리했다. 그것이 라지엘의 등에 달려있던 코어블록 좌우에 차례차례 합체된다. 좌우로 다섯 대의 비트. 마치 책을 펼친 것과 같은 모습이다. 제4형태야말로 '천사의 서'를 의미하는 '세퍼 라지엘'의 진정한 모습이었다.


 "어택!"


 그라베가 명령하자 열 대의 비트중 네 대가 적에게 달려든다.


 비트는 입자를 잃으면 세퍼 라지엘과 합체, 그 때까지 합체하고 있던 비트가 공격을 나서는 것으로 끝없는 공세가 가능하다.


 차례차례 쏘아진 비트의 빔을 적이 계속해서 피한다. 확실히 이만한 공격을 받으니 고기동으로 피하고 있던 티에렌도 피하면서 공격하기는 힘들었다.


 "해냈다, 적을 밀어붙이고 있어."


 힉서는 단순하게 기뻐하고 있다.


 하지만 그라베, 그리고 마이스터 874는 타임 리미트가 다가온 것을 이해했다.


 그라베는 비트 공격을 중지했다.


 곧바로 이형의 티에렌이 도주했다.


 "놔줘도 되는거야?"


 힉서의 질문은 당연했다. 하지만 적은 이미 건담의 존재를 알고있다. 지금까지의 대응으로 보아 다시 공격해오는 한이 있더라도 정보를 퍼뜨리는 일은 없을것이다. 한편, 이대로 전투를 계속했을 경우 연락이 두절된 리아르도 부대에 대해 유니온은 정찰, 나아가 증원부대를 보낼 것이다. 그라베는 그 전에 건담의 전투흔적을 없애둘 필요가 있었다.


 "언젠가 녀석들 쪽이 찾아올 거다. 문제없어."


 그라베는 이미 다음 미션으로 주의를 돌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이형의 기체-티에렌 치츠에서 내린 레너드는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밖에선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분명 추워서 그럴거야."


 그렇게 자신에게 말한다. 하지만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자신이 가장 잘 알고있었다. 싸움을 위해 만들어진 초병인 레너드는 지금까지 몇번이고 시뮬레이션 전투를 클리어 해왔다. 인간을 뛰어넘은 반사신경을 가진 그는 그 모든 것에서 높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그럼에도 실전은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반짝거리는 빛을 내뿜는 모빌슈츠는 두려운 어금니를 숨기고 있었다.


 아직 어린 레너드는 자신을 평범한 아이라 여기고 있었다. 무력한 짐덩이. 그리고 레너드와 함께 치츠에 탑승해있던 여병사 델피느는 마찬가지로 레너드가 아이라는 것을 재인식했다.


 (떨고있어……무리도 아닌가.)


 사실, 델피느 조차도 싸우는 동안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레너드가 떠는 것은 당연하다. 반대로 레너드는 전장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였다. 자신 혼자였다면 분명 격파당했을 것이다. 


 델피느는 레너드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레너드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델피느는 그 놀람에 멈칫했다.


 "......응."


 레너드가 기분 좋은듯 끄덕인다. 델피느는 다음에야 말로 이 아이를 위해 승리를 손에 넣고 싶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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