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구나 일본에서 세계관 순수창작을 정립하면서, 설정놀음으로 비춰질 수 있는 것을 고상한 취미로 만들어서 하나의 서브컬쳐 분야로 만들고 활성화시킨 게 부럽습니다. 물론 그게 사대주의는 아니었고, 우리나라의 세계관 순수창작자들의 꼴을 곁에서 지켜본 저로써는 그러한 이들을 밀어낼 한국에서의 세계관 순수창작의 새로운 헤게모니는 그들의 것을 들여옴에 있다고 믿었을 정도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의 구세주같은 그 자체라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정도만 되어도 건설적인 발전 대신 혐오적, 정떡섞기에 혈안이 된 한국 내 세계관 순수창작의 현 주도자들을 밀어내고 세계관 순수창작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근데... 현지화를 통해서 현지 사정에 맞게 좀 녹여내서... 세계관이라는 전체의 창작보단, 이야기와 캐릭터(가공의 인물 혹은 개인)에 중점을 두는 우리나라의 특성을 감안해서 현지화를 하는 것을 무시하고 있었네요. 한국식 세계관 순수창작을 정립하면서 세계관 순수창작의 기본 개념을 지키면서도, SCP 재단 프로젝트 수준으로라도 내부 이야기의 창작을 같이 활성화시키거나, 세계관 차용 작품을 환영하고 그래야 했었는데... 그러지 않고 서구 및 일본에서 정립된 세계관 순수창작의 정통(正統)만을 들여올 생각을 했네요.
어떻게 해야 그런 걸 잘 녹여내서, 경계두기를 하지 않으면서도 존속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