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작품 속에서 주인공이 성공을 하거나, 적들을 처치했을 때 흔히 '카타르시스' 라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 마치 사이다처럼 통쾌하다는 의미로 쓰이는 이 단어는, 사실 원래의 의미와는 다릅니다.
카타르시스의 정의는 비극을 봄으로써 마음 속의 긴장감, 불안감 등을 해소하여 마음을 정화하는 것을 뜻합니다. 즉 감정을 고조시켜 쾌감을 느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마음을 진정시켜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이 얘기를 왜 하냐고요?
제 취미 중 하나는 게임인데, 남들과 조금 다른 점은 도전과제를 전부 달성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점입니다
도전과제를 전부 달성한다는 건 아무리 좋은 게임이라도 힘든 게 반드시 있기 마련이라, 과정이 언제나 즐겁진 않습니다
특히 게임이 버틸 수 없을 정도로 힘들거나, 게임 자체는 괜찮아도 도전과제 난이도가 끔찍한 경우가 있습니다
게임을 시작한 것 자체가 마치 스스로에게 내린 시련과도 같죠
하지만 제가 도전과제를 전부 완료하는 게임들은 100% 완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이른바 '각이 보인다'는 느낌이죠. 그래서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결국 어느 게임이든 기어코 달성에 성공하곤 합니다. 마치 비극을 보는 관객이 된 것처럼, 괴로움을 겪으며 온갖 부정적인 감정을 쏟아낸 후 모든 걸 완료한 순간 마음이 개운해진 기분은 그야말로 카타르시스였습니다.
앞에서 말했듯 카타르시스는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므로, 이것도 어쩌면 힐링이 아닐까요?
그래서 요즘은 스스로에게 비극을 부여하곤 합니다
그리고 성공한 후에 사람들 반응보는 게 제일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