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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 TWG, L'HIVER AU RITZ(리츠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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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G는 비록 회사 창립시기는 타 유명 차브랜드들에 비해 많이 늦은 편이나, 공격적인 마케팅과 적극적인 고급화 전략으로 어느새 세계 차 시장에서 나름 선도하는 입장에 서게 된 차 회사죠.


개인적으로 가향차를 아주 선호하는 편은 아니라 이전에는 TWG 제품군에는 특별히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는데요, 이번 글의 주인공은 작년 여름에 친구와 함께 싱가포르를 가게 되어 마리나 베이의 TWG 티룸에서 랍상소우총을 마신 후 추가로 구매한 제품 2개 중 하나에요.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TWG 티룸 겸 매장에 가면 시향할 수 있게 샘플들을 틴채로 개봉해 두고 있어요. 저는 제품 여러 개를 시향해본 결과 이 제품과 싱가포르 브렉퍼스트라는 제품을 골라서 결제했습니다.


하지만 시향과 시음은 다른 법이죠. 시향할 때는 괜찮은 것 같았던 향이 우려낸 찻물의 맛과 합쳐보니 개인적으론 좀 언밸런스하다고 느낀 차 중 하나에요. 싱가포르 브렉퍼스트는 다음에 시음기를 적겠지만 이것보다는 그래도 좀 향과 맛의 밸런스가 어느 정도 맞는 편이라 구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긴 했네요.


어찌되었건 간에 한 3주 전인가 1달 전쯤에 틴에 들어있던 찻잎들을 다 우려서 마시긴 했습니다. 그래도 마시다 보니 정이 든 건지 종종 이 정도면 나쁘진 않나 싶을 때도 있긴 했어요.


이 차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베리류라고 통칭할 수 있는 상큼하고 달달한 향이 찻잎에서 강하게 난다는 점입니다. 이게 찻잎에서 나는 것만 맡았을 때는 몰티함에서 나오는 약간의 단 맛과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었는데, 정작 우리고 보니 향에서 추측할 수 있는 단맛과 몰티함의 단 맛과는 방향성이 다르더군요. 하지만 떫은 맛은 없습니다.


거기에 우려낸 찻물에서 나는 베리류 향은 잎에서 나는 향과 좀 결이 다르더라고요. 향이 연해지긴 했는데 향 자체는 좀 탁해진 느낌? 어휘력이 별로라 정확히 형용하기는 어렵긴 한데 좀 모순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베리류 이외에도 바닐라 향이 살짝 첨가된 듯하던데 그 영향력은 상당히 작습니다. 그냥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도로만 났으니까요.


어찌되었건 맛에서의 불균형과 향에서의 불균형, 그리고 그 둘 사이에서의 불균형이 마실 때마다 자꾸만 떠올라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선택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맛과 향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실거고, TWG의 연구진들 중에서도 꽤 많은 수가 그랬기 때문에 출시된 것이었겠죠.


수색은 상당히 예뻤습니다. 맑은 주황빛의 수색은 적절한 시간동안 잘 우린 실론의 홍차를 연상시키는 색이었으니까요.


찻잎은 건엽이나 우린 후 불어난 찻잎을 보아도 산지를 짐작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떫은 맛이 거의 없다는 점과 찻잎이 루즈임에도 자잘한 걸 보면 소엽종을 쓰지 않았을까 추측은 해봤지만, 찻잎으로 산지나 품종을 구별하는 식견은 아직 못갖추어 근거없는 추측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것과 싱가포를 브렉퍼스트를 마시며 든 생각은 TWG의 단 향 계열 가향차와 저는 그다지 맞지 않을 확률이 높겠구나 였습니다. 즉 1837블랙티도 우려서 마셔보면 제 취향과는 안맞을 가능성이 꽤 클 것 같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물론 달콤한 베리류 향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니 제 취향이 그렇구나 정도로만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뭐든지 시향에 시음까지 해 봐야 자기의 취향과 맞는 지 확인이 가능하니까요.


이번 시음기도 여기까지입니다. 읽어주신 분들 모두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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