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설록의 일로향이나 월출향 같은 브랜드 내 자체적인 분류가 아닌, 일반적인 녹차 채엽시기에 따른 분류 중에서는 가장 고급으로 꼽히는 우전입니다.
곡우(양력 4월 20일) 전 15일 정도 내의 기간에 딴 어린 찻잎을 이용해 만들어내는 녹차를 우전이라고 부릅니다. 곡우 이전에 채엽한 잎을 사용해서 우전이라고 하는 거죠.
오설록 공식몰의 우전 잎차 60g이 7만원이니 한국에서 생산되는 일반적인 차 중에선 가장 비싼 축에 속한다고 봐도 무방한 등급입니다(사진의 차는 오설록 제품은 아닙니다).
사진의 해당 차는 보성 지역의 다원에서 채엽하여 제다한 우전 제품입니다. 해당 차를 구매할 당시에 자금 사정이 좀 좋지 않아 오설록 우전은 구매하지 못했습니다.
수색은 적정량을 적절히 우렸을 때(찻잎 3~5g, 우리는 시간 2~4분, 수온 60~80도) 연두색과 옅은 레몬색 사이를 보여줍니다.
차의 맛과 향은 단 맛과 감칠맛이 있고, 녹차 특유의 찻잎 향과 꽃 향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한 등급 아래로 평가받는 세작의 맛과 향을 가는 사포로 열심히 연마하고 깎아내서 더 섬세하고 고운 맛과 향으로 만든 느낌입니다.
사실 우전의 맛과 향은 상당히 섬세하고 약한 편이라 세작을 더 맛있게 느끼실 분들도 수가 꽤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세작의 맛과 향이 좀 더 명확해서 세작이 끌릴 때도 있고, 때때로 섬세한 자극이 필요할 때는 우전이 끌릴 때도 있으니까요.
p.s. 오설록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면, 그래도 대기업 산하 브랜드라 퀄리티 컨트롤이라는 측면에서는 중소다원들에 비해 확실히 우위에 있다고 보기도 하고 다양한 제품군을 시도한다는 점에서는 상당한 점수를 줄 수 있지만, 제품군의 가성비 문제가 좀 심해서 개인적으로 구매를 권하는 브랜드는 아닙니다. 그래도 자금적으로 여유가 있으시다면 제품의 질 자체는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으니 안전한 선택을 원하신다면 오설록으로 가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