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TEA) | 구독자 56명 | 방구석 키신저

운남전홍의 탄생 일화


운남전홍이라는 홍차를 들어보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운남전홍이라는 말을 일반적으로 쓰긴 하는데 정확하게 따지고 보면 같은 말을 반복한 거긴 합니다. 전 자가 운남성을 뜻하는 한자거든요.


그래서 운남홍차 혹은 전홍이라 쓰는 게 동의어 반복을 피하기 위해선 맞는 표현이긴 한데, 운남전홍이 워낙 잘 쓰이는 단어라 좀 양해를 바랍니다.



각설하고, 운남전홍은 중국산 홍차인데, 중국에서도 저기 인도차이나 반도 방면에 위치한 윈난성(의 한국식 한자 발음이 운남입니다)에서 생산되는 홍차입니다.


윈난성은 대엽종 차나무의 원산지 중 한 곳으로도 추정되며 보이차로도 유명한 곳인데, 그럼 거기서 홍차를 당연히 생산하는 것 아니냐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근데 홍차의 기원과 역사를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당연히 생산된 홍차는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운남전홍도 그렇습니다. 이게 엄청 장대한 스케일의 탄생기는 아닐지 몰라도, 중국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건 분명하니까요.


이제 현재로부터 시간을 거슬러 중일전쟁이 한창이던 중국으로 돌아가 봅니다.


중일전쟁 당시, 철도가 연결되어 있던 중국의 해안항구도시들이 거의 대부분 일본의 수중으로 넘어가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당시 중화민국 국민당정부의 주 수입원 중 하나였던 차(Tea) 수출이 막혀버리면서 장제스는 큰 위기에 봉착합니다.


그래서 떠올린 생각이 육로로 (당시) 대부분이 영국/프랑스 식민지였던 인도차이나 반도로 연결된 윈난성에서 홍차를 만들어 유럽에 팔아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국민당 정부의 감독 하에 철저히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홍차가 바로 운남전홍이 된 것입니다.


유럽에 수출된 운남전홍 물량들은 꽤나 호평을 받았다고 하며, 지금도 윈난성은 중국의 주요 홍차산지 중 하나로 남아있습니다.


추가로 운남전홍의 특징이라면 대엽종의 원산지 중 한 곳 답게 대엽종 찻잎을 써서 다른 중국 차들과는 달리 스리랑카의 홍차와 어느 정도 유사한 맛과 향이 있다는 점인데, 이 부분은 시음기 올릴 때 올리는 것이 적합해 보여서 여기서는 이 정도로만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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