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와인앤모어에서 (용진이가 사고치고 다니는건 밉지만...) 구한 몽키숄더 입니다. 음.. 700밖에 없더군요.
그런데 군자역 능동시장쪽 와인앤모어는.. 의외로 작았고 제가 사는 성북구는 오히려 성북동 와인앤모어 데일리가 더 가짓수가 많고 넓다는 이야기에 충격.. (그래, 부촌을 가야 하는 거였어)
제가 니트 시음을 하면서 놀랐던 것은... 이 몽키숄더는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고, 키 몰트가 발베니(그리고 약간의 글렌피딕)라서 뭔가 레그가 풍부할줄 알았는데... 레그가 탁 떨어집니다. 그런데 알콜도수는 40%고요.
그래도... 키 몰트가 발베니라니, 발베니 찍먹합니다.... 라는 느낌으로 먹어봤는데, 몽키숄더가 왜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의 근본이라는지 알겠어요. 맛있습니다. 아니 다른 말을 못하겠고, 그냥 맛있습니다.
발베니, 글렌피딕, 키닌뷰 (그랜츠 같은 WGS 사 블렌디드에는 들어가는 싱글몰트, 추가: 외국에선 키닌뷰 17,23이 따로 있더군요.) 가 마치 슈퍼밴드 (영국거니까 에릭클랩튼의 크림 정도로 해두죠) 가 되어 락페스티벌 나가서 "야! 우린 한놈만 제끼면 돼!!!" 라고 말하는 느낌(?) 이 들었습니다.
몽키숄더는 하이볼, 정확히는 몽키 스플래시가 좋다길래 스프라이트와 섞었는데... 조니워커 하이볼과는 정 반대로. 서로 타협따윈 모르겠고 그냥 섞이자!!! 라고 월오브데스를 하는 느낌이 강할정도로 몽키숄더의 그 살구잼과 사과잼 사이의 향과 레몬향이 그냥 한 세트로 굴러가 과일펀치 같은 느낌을 주는데, 이게 실키합니다. 기분이 나쁘지 않게 부드럽게 섞입니다. 진짜 레모네이드에 복숭아 아이스티 넣고 거기에 알콜기가 붙으면 딱 정확할거에요. 보리와 효모만으로도 이게 가능하다는게 신기하네요.
원래는 티아시아 치킨커리에 식빵으로 페어링을 해볼까 했지만 계란말이, 햄 등이 남은게 있고 호기심에 침착하게 사온 침착맨 튀김건빵을 곁들여보는데, 계란말이와는 무조건 드셔보세요. 정말 달고 고소합니다. 햄과도 무난하고... 튀김건빵마저도 설탕시럽과 하이볼 맛이 그냥 또 같이 슬램을 해버립니다. 이쯤되면 무상성인듯합니다.
하지만 아쉬운점이 있다면 "너무 깔끔하다" 라는 건데, 저는 깔끔한걸 좋아해서 깔끔한게 좋다! 하면 추천할만합니다. 저는 최근에 먹어본 위스키 기준 조니워커 블랙은 논외에 가깝고 몽키숄더는 오히려 잭다니엘과 짐빔 사이에 무언가의 느낌을 줍니다. 옥수수가 하나도 안섞였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오히려 더 "발베니와 글렌피딕을 궁금하게 한다"는게 더 아쉬운 점으로 남습니다. 이렇게 찍먹해봤으니 발베니나 글렌피딕으로 들어와봐 라고 말하는 초대장의 느낌이 들어, 몽키숄더.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