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소 자극적(?)인 제목과 달리, 평범한 에어로프레스 사용 후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관심 있으셨던 분들에게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1] 프롤로그
지난번 블루보틀 슬럼프(?)를 겪고 있을 때, 에어로프레스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결국 에어로프레스를 주문해서 며칠 동안 사용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굉장히 훌륭하고 재미있고 만족스러운 커피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2] Aeropress Go 구성품
사진에는 부품별로 나누었지만, 실제로 조립하면 하나의 통 안에 에어로프레스(고) 구성품들을 담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드립 커피를 위해서, 에어로프레스 구성품 이외에 추가로 필요한 것은 커피 원두, 그라인더, 뜨거운 물 정도입니다. 저울의 경우 필수는 아닌 것이 제품에 숫자(①②③) 표시가 적혀있어서 거기에 대략 맞추거나, 초기 측정치만 기억해 두고 사용하시면, 저점이 낮아서 그런지 정확한 계량 없이도 그럭저럭 맛난 커피가 추출됩니다. 여기에 Made in USA 각인이 있고 환경 호르몬이 나오지 않는 인증인 BPA Free 제품인 점도 특징입니다.
[3] 사용상의 장단점 (블루보틀과의 비교)
(1) 장점
-. 기대 이상으로 맛있음
-. 저점이 낮음(쉽게 입문)
-. 휴대성 높음(외출+여행)
-. 고품질 플라스틱(Made in USA)
(2) 단점
-. 번거로움
-. 적은 용량
-. 안전 유의
-. 소량 미분
(3) 총평
오리지널 에어로프레스와 비교했을 때, 에어로프레스(고)의 첫인상은 아담하고 귀엽다는 것이었습니다. 글로벌 제품의 경우, 아마존 평점도 같이 확인하는 편인데요, 에어로프레스(고)가 오리지날 에어로프레스보다 후속 제품이기도 하고 평점도 살짝 더 높았습니다. 오리지날과의 고민 끝에, 휴대성이 강조된 에어로프레스(고)를 선택했습니다만, 실험 차원에서는 오리지널이 더 좋아 보입니다. 그 이유는 오리지널이 크기와 용량이 더 크기에, 좀 더 다양한 레시피와 실험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오리지날 에어로프레스와 달리 에어로프레스의 경우, 휴대성이 강조된 것이 특징이지만, 어차피 커피 추출 후 씻고 구성품들을 분리해서 말려야 하므로, 실질적인 휴대성은 다소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세척 후 건조를 완료한 다음에 한 번에 조립하여 장식하면, 공간 효율성은 오리지널 버전보다 더 좋습니다.
블루보틀 드리퍼와 비교했을 때, 실질적인 차이는 맛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맛에 대한 감상은 [5] 에필로그에서 언급하겠습니다. 여기서는 위에서 언급한 사용상의 장단점을 블루보틀과의 비교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에어로프레스의 경우 휴대성과 간편성이 특징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휴대성과 간편성은 블루보틀보다 다소 번거로운 점이 있었습니다. 블루보틀 드리퍼의 경우 커피 드립 완료 후 여과지(필터지)를 꺼내서 바로 처리하면 되지만, 에어로프레스의 경우 커피 찌꺼기를 털고 씻는 작업을 수작업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블루보틀 드리퍼와 달리, 소량의 커피 미분(가루)가 드립 과정에서 일부 통과(여과)되어서 추출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용량도 이론상 커피 서버만큼 계속 추출할 수 있는 블루보틀 드리퍼와 달리, 에어로프레스는 길이 제한이 있어 소량으로만 커피 추출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1인용에 적합하며, 노동력도 꽤 소모됩니다. 안전 관련해서는, 블루보틀(도자기)과 에어로프레스(플라스틱)의 재질 차이에 따른 안전성이 아니라, 에어로프레스의 순방향 및 역방향 추출이라는 레시피에 따라 절차에 있어서 안전에 유의하는 것이 블루보틀보다 더 요구된다는 의미입니다. 역방향 추출의 경우, 고정이 애매하기 때문에 뜨거운 물이 흘러내리거나 넘치는 것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압력으로 내리는 것이라 받침이 되는 컵이 깨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오리지널과 달리, 휴대성이 강조된 버전인 에어로프레스(고)의 경우에는 튼튼한 전용 플라스틱 컵이 제공된 것은 좋았습니다.
정리하면, 오리지널 에어로프레스과 휴대성이 강조된 에어로프레스(고)의 같은 제품 라인 내에서의 차이는 다양성과 휴대성 사이에 있습니다. 블루보틀과의 차이는 사용상의 차이보다는 맛의 측면에서 더 크게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참고로 드립 포트, 커피 서버, 커피 저울 등의 커피용품들이 이미 있으신 분들에게는, 에어로프레스가 블루보틀보다 사용상의 번거로움 자체는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그렇다고 어느 한쪽이 귀찮아서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번거로움의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유가 되신다면, 블루보틀과 함께 에어로프레스도 경험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4] 에어로프레스 레시피
(1) 정착한 레시피
에어로프레스는 다양한 레시피가 있지만, 제가 만족하며 사용중인 레시피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역방향 추출을 사용합니다. Aeropress 문구와 숫자(①②③)가 표시되어 있는 체임버를 거꾸로(역방향 장착) 돌린, 다음 고무가 달린 플런저를 숫자③에 닿기 직전까지 끼웁니다. 90도의 뜨거운 물을 대략 140ml 먼저 붓고, 동봉된 막대로 10초 정도 젓습니다. 이후에 약 17~19g 원두를 넣고, 대략 20초 정도 휘젓습니다. 이후 뚜껑을 닫고 고무가 달린 눌러주며, 커피 뚜껑에 커피가 살짝 보일 때까지 내부 공기를 빼줍니다. 이후 돌려서, 커피 받침대에 올리고 약 30초 동안 압력을 가하며 천천히 커피를 추출합니다. 제작자, 브랜드, 유명인들이 사용하는 에어로프레스 레시피는 다음의 동영상들 참고하시면 좋을듯 싶습니다.
(2) 참고한 레시피
-. 제작자 Brewing with Inventor Alan Adler (Single Cup)
-. 스타벅스
-. 블루보틀
-. 제임스 호프만
[5] 에필로그 (커피맛 후기 포함)
블루보틀(Made in Japan)과 에어로프레스(Made in USA)의 조합으로 요즘 재미있게 드립 커피를 즐기고 있습니다. 평소에 커피를 2잔 정도 마시는데요. 한 잔은 블루보틀, 다른 한 잔은 에어로프레스를 사용합니다. 혼자 조용히 빠르게 마실 때는, 에어로프레스가 좋았습니다. 지인에게 보여주며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은 블루보틀 드리퍼가 추천됩니다. 아무래도 에어로프레스로 내리면, 상대방이 보기에는 진지 모드 보다는 장난감 같다는 인상인가 봅니다. 하지만 에어로프레스로 내린 커피 맛을 보면, 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변하는 모습 또한 흥미로운 감상 포인트입니다. 커피 맛과 관련해서, 우유에 비유하자면 에어로프레스는 유지방 우유, 블루보틀은 저지방 우유 같은 느낌입니다. 동일 원두를 사용해도, 개인적인 감상에 있어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서로 다른 범주의 맛이었습니다. 결론은 맛과 관련해서, 양쪽 모두 만족스럽습니다. 에어로프레스가 변수가 많다고는 하지만, 저점이 낮아 웬만한 레시피도 그럭저럭 맛이 있었습니다. 블루보틀의 경우, 잘 내린 커피랑 그렇지 않은 것이랑 차이가 좀 있어서, 시행착오를 에어로프레스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반복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원두마다 본인에게 맞는 레시피를 찾아내면, 블루보틀이 좀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낼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커피 라이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