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출레시피
원두량 24g
물온도 80도
분쇄도 코만단테 기준 20클릭. 약 900마이크론.
최초 물 40ml 투입후 30초 블루밍 - 이후 100까지 투입후 1분10초까지 대기 - 240까지 투입후 스월링 - 최종 270으로 투입 종료.
2분20초에 추출 종료.
최종 220ml의 결과물 확보. 가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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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용할 수 있는 방법 중 클린컵 훼손없이 가장 진하게 내릴 수 있는 도구가 저 케맥스입니다.
좀 진하게 내려보라는 루니님의 조언에 따라 원두량을 많이 늘려 보았습니다.
결과물은 대략,
아~~~주 품질이 뛰어난 중배전 케냐를 연상시키는 그런 맛이 나왔네요.
매우 중후하고, 기분좋은 산미를 가진 그런.
제가 컵노트식의 맛 표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제 식대로 말해 보자면...
한 모금 입에 머금고 눈을 감자마자,
두께가 한뼘쯤 되는 아주 넓직한 호두나무탁자와
단단하고 두툼한 가죽의, 제법 세월의 흔적까지 느껴지는 쿠션 좋은 의자와
부드럽고 우아한 무늬를 드리우는 황금색 샹들리에와
순금 상감으로 멋을 낸 만년필과
다른 이들은 잘 모르지만 나만은 가치를 아는 오토매틱 시계와
꽤 근사하지만 결코 불편하지는 않은 정장까지,
이 모든 것이 다 내 것이 되는 듯한 기분이랄까, 아니면 그러한 공간 속에 잠깐 들어간 것 같을까 하는
아무튼 내 스스로가 근사해지는 기분을 주는 커피입니다.
케냐 커피 중에서도 이 정도로 기분좋은 커피는 한 두어번 밖에 없었네요.
뭐, 그럴 거면 케냐를 먹지 왜 강배전 게이샤냐,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았지만...
중요한 건, 요즘 그런 케냐 못 구해요. ㅋㅋㅋㅋㅋㅋㅋ
재미있습니다.
좀 더 마셔봐야겠어요.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