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 구독자 28명 | 와쟝와쟝🎗

[소재]No. 84 - 210

"드미트리 대공, 자네도 앉게나."


카레닌 궁전의 연회장에서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여왕은, 드미트리 대공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식탁의 맞은편 자리를 가리켰다. 방금 전에 차려진 따뜻한 음식과, 왕궁에도 몇 병 되지 않는 귀한 와인. 바로 전 날까지만 해도 반란을 일으키고 수도 앞까지 진격하다가 실패하고 잡혀온 사람에게 하는 대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폐하께서... 저를 부르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드미트리는 경계의 움직임을 보였지만, 여왕은 드미트리에게 어떤 악감정도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네는 그동안 짐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 그 어떤 더러운 일도 마다하지 않고 무엇이든 했고, 전쟁터에서도 몸을 던져가며 짐을 위해 일했지."


시종은 여왕과 드미트리에게 와인을 한 잔씩 따랐다.


"비록 어제는 자네가 감정을 못 이기고 실수를 벌였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네."


드미트리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식탁에 놓인 음식은 여왕이 가져가서 먹은 것만 조심스럽게 가져가고, 혹시라도 문이나 창문 너머에 숨어 있는 사람이 있을까 봐 가끔 주변을 살피기도 했다.


"폐하, 저는..."


"이야기는 그만두게. 지난 날은 잊고, 한 잔 나누지."


여왕이 와인을 마시는 것을 보고 나서야, 드미트리는 안심하고 따라 마실 수 있었다. 이렇게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시간이 흐른 뒤, 드미트리는 몸 어딘가가 이상해진 것을 느꼈다. 머리가 어지러워지더니, 코 주변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와인에는 독이 없었지만, 드미트리가 들고 있던 잔에 독이 있었던 것이다.


"폐하... 이게 무슨..."


내장을 누군가가 안에서 가위로 찢어 발기는 듯한 고통과 몸이 뒤틀릴 듯한 느낌에, 드미트리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졌다. 여왕은 아무렇지 않은 듯 입을 열었다.


"드미트리 대공, 뭔가 오해가 있었던 모양인데..."


여왕은 드미트리의 귀 가까이에 얼굴을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난 자네를 용서한다고 말한 적이 없네."


드미트리의 숨이 끊어지는 사이, 여왕은 미친 듯이 웃으며 연회장을 나갔다.

로그인하고 댓글 작성하기
루리웹 오른쪽
루리웹 유머
루리웹 뉴스 베스트
PC/온라인
비디오/콘솔
모바일

루리웹 유저정보 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