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너무 잘 부르셔서 술이 쭉쭉 넘어갔고, 그렇게 취기가 살짝 돌 즈음.
나름 추억이 서린 곡이 나와서 흥에 겨운 나머지 한 줄의 썰을 적었죠.
별 생각 없이 던진 말이었는데 꼬모가 빵 터지시더니
나중에 썰 좀 풀어달라고 하셔서 이렇게 썰을 풉니다.
솔직히 좀 놀라면서도 혼자 속으로
'히히 킹시보기 올라오면 바로 썰 풀어야지~'했습니다.
One Shot 부른 토끼풀 분껜 어그로 가져와서 죄송하단 말씀 올립니다.
그럼, 썰을 빌드업부터 천천히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언제 했던 콘서트였는지 완전히 잊고 있었는데, 이게 벌써 13년이나 지났네요.
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많이 날까 했는데, 당시 사진을 보니 또 기억이 납니다.
이때는 주제가 락이었고, 드레스코드도 있었습니다.
바로 락하면 떠오르는 그것. 가죽입니다.
이 드레스코드에 맞게 입고 와서 포토존(좌측 이미지)에서
사진을 찍으면 추첨 후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있었죠.
저는 가죽 옷을 하나도 안 입었지만,
그냥 기념으로 사진을 한 장 찍었었습니다.
아, 지금은 그때 찍은 사진이 없습니다.
중2력 뿜뿜해서 옛날에 지워버렸거든요.
암튼 입장 전에는 정말 여유로웠습니다.
하지만 이 콘서트의 주제는 뭐다?
시작부터 파워풀한 노래로 시작한 콘서트!
윤하님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한 피아노 연주를 곁들인 순서 빼고는
팬들도, 윤하님도 방방 뛰면서 즐기는 분위기였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토크 시간이 중간중간 들어가서 항상 그랬던 건 아닙니다.
하지만 노래가 시작됐다 하면 방방 뛰어대니 다들 땀에 흠뻑 젖었죠.
그렇게 돌아온 몇 번째인지 모를 토크 타임,
윤하님이 물을 마시고 있는데 누군가 큰 소리로 이렇게 외쳤습니다.
"저희도 주세요!!"
'주세요'였는지, '뿌려주세요'였는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아무튼 물을 뿌려 달라는 요구였고, 이를 들은 윤하님은
"다들 옷 괜찮아요?"
라고 하셨습니다.
드레스코드가 가죽이었고,
가죽은 물에 닿으면 안 좋으니까요.
그런데 그게 뭐 중요합니까?
당연히 "네~!!"와 "괜찮아요~!"가 터져 나왔고,
윤하님은 잠시 후에 물통 하나를 따서 멋지게 뿌렸습니다.
이얏후~
다들 신나서 또 팔을 높이 든 채로 환호했는데,
여기에 심취한 윤하님은 물을 뿌릴 때보다 더 힘차게 물병을 던졌습니다.
그때 들린 소리가 딱 두 개였습니다.
딱!!
어우
하나는 제 마빡에서 난 거였구요.
하나는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낸 소리였습니다.
어... 희미하게 윤하님이 "괜찮아요?"라고 했던 것도 같네요.
그런데 왜 물병에 맞았는데 딱 소리가 나느냐.
그거야 뭐... 입구 부분이 마빡에 꽂혔으니까요 ㅎㅎ
그때는 이게 뭔 상황인가 정신이 없고
아픈 와중에 튀어 오른 물병은 보이고
그 물병을 잡는 손도 보이고
아무리 그래도 걱정하는 분한테 아프다 하나요?
괜찮다 하고 남은 콘서트 신나게 즐겼죠.
그런데 중간에 확인해보니 이마에 혹이 나있더군요.
아니... 몸집은 작으면서 왜 이렇게 힘이 센 거야...
그래도 황당할 뿐, 화가 나거나 그러진 않았습니다.
위로 던지려고 하셨겠죠.
그러다 야구 초보들이 공 패대기 치듯이 약간 삐끗한 거고요.
그렇죠 윤하씨?
전생에 원수 진 게 갑자기 떠오른 거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