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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 친했던 형을 보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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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밋는 이야기는 아니니

넘어가셔도 괜찮습니다


게다가 정말 많이 길어요


좀 무거운 이야기인데

얘기할 곳이 필요했어요...





저에게는 정말 친하게 지냈던

학교 선배가 있었습니다

과는 다른 두살 위의 형이었는데

도움도 많이받고

철없던 저와 항상 같이 놀던 형이었죠.

25살에 만났으니 올해로 10년째네요.


과거형인 이유는 작년에 돌아가셨습니다.

갑작스런 급사였어요.

심지어 불운이 겹쳐져 발견도 늦었고

이 형의 핸드폰 잠금장치때문에

주변지인들에게 연락도 돌리지못해

장례식이 끝날때까지

연락도 받지 못했습니다


뭔가 갑작스럽고 정신없이 흘러가서

연락할 겨를이 없었대요

다행히 형의 친구중 경찰이 있어서

동창생들은 가셨다고합니다.


저는 장례식이 다 끝난뒤에야

형의 누님께 연락을 받았는데

형의 마지막 통화기록에

제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근데 그 시간에 저는 일이 바쁘다고

나중에 전화해도 되겠지하며

전화를 받지않았고

사망추정시간을 볼때

저에게 마지막 전화를 하고

돌아가신 거 같다고 하더군요


뭐가 그리 급해서 가신걸까요

저는 왜 바쁘다고 전화를 받지 않았을까요

항상 제 걱정해주시고

친형같이 응원해주시던 형인데

저는 왜 제 생각만 한것일까요


이 생각이 머리속에 꽉 차며

말 그대로 한동안 일상생활이 힘들정도로

정신이 나간채 일도 안됐습니다.


누님의 전화를 끊고

주말에 바로 가보겠다고하고

작년 어린이날 연휴에 막히는 길을 뚫고

세종까지 4시간을 넘게 운전해

형이 묻힌 자리 앞에 섰습니다.

막상 오면 펑펑 울거같았는데

눈물 한방울 나지 않았습니다


이때 누님을 처음만나고

형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하고

이제 집에가려고 돌아서는데

그때서야 눈물이 흘렀습니다


마음이 앞에서는 울면안된다고 느꼈는지

최대한 참고 누님을 보내고

차에 탄 뒤에야 펑펑 흘렸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났고

오늘 오랜만에 형을 만나러왔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기도합니다.


제가 올해 대전을 총 3번째 가는데

원래는 고속도로로 대전까지 쭉 가면서

도착을 합니다.

근데 티맵도 현대네비도

올해는 유독 세종으로 가서 이 납골당을

자꾸 지나가게 하더라구요

하지만 아쉽게도 일이 바빠서 다 지나쳐만 갔어요

그래서 오늘 날잡고 가게되었습니다


영의 존재를 믿지는 않지만

뭔가 믿고싶어졌습니다.


형이 보고싶다고 오라고 한거같아서요.





저는 항상 사사 고모나 미루 이모에게

항상 웃게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작년 피폐해지고 자전거 사고로 입원하고

두분을 보며 웃기 전까지

뭔가를 해도 제대로 웃지 못했어요

대단한 게 아니라고 하실 수 있지만

저에겐 그런 은혜였습니다.


저때 일만으로 마음이 무너졌던 게 아닙니다


5년동안 제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하늘로 갑자기 떠나보내고

마지막으로 이 형마저 떠나보냈을때

왜 다 내 주변을 떠나게되는건지

하늘을 원망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괜찮아요

잊었다거나 다 울었다가 아니라

잘 살고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걱정하지않고 웃어주지않겠어요?


남겨진 사람은 그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추억을 하기 위해서요


기왕 추억을 하려면

행복한 모습으로 떠올리고싶네요

웃는 얼굴로 추억해야

바라보는 사람도 같은 추억을 떠올려줄테니까요


글이 길어졌네요


글이 슬퍼서 죄송합니다

어디가서 말하기는 그래서

저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익명의 힘을 빌려

얘기하고싶었어요


끝까지 읽어주셨다면

감사하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토끼풀 여러분들도

앞으로 더 행복하세요, 행복해지세요

그리고 또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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