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Bohème 1막의 다락방처럼 옛되지만 왠지 모르게 아늑한 첫 인상을 시작으로,
자연스레 풍겨오는 향과 조화롭게 어우러진 배경음악을 곁들이며 주문한 커피를 한 모금 머금자
뿜어져 나오는 2막 성탄 전야의 파리 어느 카페에서 펼쳐지는 보헤미안들의 활기,
바닥을 보이는 잔 속의 상황은 진즉에 입술로 알아차렸는지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보려는 아무개의 청승 맞은 모습은
웃프게도 가난한 글쟁이 로돌포가 3막에서 보여줬던 애틋함과 견줄만한 것이었다.
잔 속의 온기 가득했던 커피를 아쉬움으로 잔뜩 채워낸 아무개는
추가로 한 잔 더 주문한 커피가 담긴 종이컵을 손에 쥐고 나서야 조심스레 계단을 내려갔다.
이곳에서는 3막의 마지막까지만 떠올리기로 마음먹은 아무개는
다시 일상을 표류할 용기를 얻고선 떠나간다.
# 카페인에 취해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부족한 글을 감히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