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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저스름 보고 떠오른 썰

18년도던가 19년도 초던가... 곰돌이 푸 영화가 나왔을 때였음.

실친 팟에서 그 영화를 감명 깊게 보고 뽕찬 마스터가 꺼내온게 저스름이었다.



시놉시스 자체는 굉장히 평범했음. 공돌이 푸 영화처럼 어릴 때 변신동물들과 놀던 어린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고, 즐거웠던 어린 시절을 잊고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어른으로 찌들어가고, 그 NPC를 찾아가서 도시에서 좌충우돌 사건들도 겪고, 어린 시절 추억들을 되살리는 대충 그런 내용이었음.



그러다가 뭔가 플레이어도 마스터도 살짝 미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틀어짐. 원래는 그냥 찌들은 어른이 되버려서 어릴 적 동물 친구들을 깡그리 잊어버린 NPC였을 뿐인데, PC 한명이 "정말로 잊어버린거야? 그 날의 일을..."하면서 뒤틀림.

NPC는 사회에 찌들어서 추억들을 잊은게 아니라 스스로가 잊고 싶어서, 쇼크로 기억상실에 빠진거라는 방향이 되어버리고, PC들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만 수상한 웃음만을 띄우면서 "잊어도 좋지. 그건 네 선택이니까."하고 악마새끼들처럼 굴기 시작함.



결국 세션 방향은 스릴러가 되가면서, NPC의 불안감과 초조함, 그런 것들을 최대한 부추기면서 NPC가 직접 어릴 적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찾아보도록 유도하는 방향이 됨.

세션이 진행될 수록 밝혀지는 사실은, 어릴 적 같이 놀던 친구 중 인간이 하나 더 있었다. 그 아이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서, 찾지도 못했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갔고...



마지막에 들어가서 밝혀진 진실은, PC들이 어린 아이의 질투나 짜증, 잔학심을 부추겨서 기억 속에서 사라진 아이를 살해한 거였음.

그리고 진상이 밝혀질 때쯤, 완전히 돌아버린 PL 한명이 이런 RP를 해버렸다.

이 악마들! 살인마들!! 거리는 NPC에 대고 웃으면서 말했지.



"무슨 소리야. 죽인건 너잖아? 그 시체를 묻은 것도 너고. 끝내는 그 사실조차 기억 속에서 지워버린 것도 너라고?"



ㅋㅋㅋㅋ 아주 시발...

그걸 또 GM이 무릎을 치면서 채용해버렸음.

최종적으로 엔딩은, 모든 진실을 깨닫고 절망하며 울부짖는 NPC 주위를 헨게들이 손잡고 빙글빙글 돌면서 카고메카고메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끝남.



이 첫 저스름 뒤로 나는 저스름을 '목가적이며 따스한 이야기'라는 말을 안 믿는다.





PS. 최근 저스름 붐을 보고 그 GM왈, 그때 마지막 대사를 이걸로 했었어야 했다고 함.

"헨게란, 동물도 인간도 아닌 무언가... 그렇다면, 우리는 대체 어떻게 만들어진걸까?"
"한 때 인간이였으나, 인간성을 잃고 짐승으로 전락한, 허나 완전히 짐승이 되지 않은 존재."

"축생도에 떨어진 이들의 말로, 그것이 우리다."

그러면서 NPC마저 점점 헨게로 변하면서 엔딩을 냈어야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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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rpg&no=136694&exception_mode=recommend&page=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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